“코로나19 위기 속에도 응급수술은 계속 된다”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응급수술은 계속 된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7.0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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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동탄성심병원, 해외 입국 중증환자 수술 성공
전 의료진 레벨D 방호복 착용 등 방역지침 철저히 준수
환자 최종 음성 판정 후 안전하게 퇴원

“코로나19만으로 인한 사망률은 1%가 채 안 됩니다. 코로나 따위에 환자 생명 살리는 일을 멈출 순 없죠.”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이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해외에서 입국한 응급환자를 무사히 수술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공백과 응급실 중증환자 치료기피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라 현 의료계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 따르면 미국에서 직장암수술을 받은 50대 서지영(여, 가명) 씨는 골반 전이가 의심됐으나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3개월 넘게 치료가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급히 귀국을 결심했다.

문제는 한국에 와서도 해외거주로 인한 2주간의 자가격리기간 때문에 바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것. 하지만 그녀는 복막염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으로 결국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음압응급실로 오게 됐다.

다행히 당시 당직의는 대장질환이 전문인 외과 김정연 교수. 김 교수는 환자를 보자마자 심각성을 인지하고 응급수술을 결정했다. 직장암 수술부위에 천공이 생겨 이미 대장 내 노폐물들이 다 빠져나오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정연 교수는 “환자는 다행히 입국 직후 실시한 코로나19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2차 검사결과에서 양성으로 바뀌는 사례도 있어 코로나19 감염여부를 장담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2차 검사결과를 기다릴 시간이 없어 응급수술을 결정, 감염예방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다음날 새벽 바로 수술에 들어갔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모든 의료진 레벨D 방호복 착용, 신속한 수술 진행 등 많은 의료진이 의기투합해 수술을 이끈 결과 다행히 코로나19 감염위험 없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환자는 다행히 2차 코로나19 검사결과에서도 음성판정을 받았다. 또 오랜시간 대장 내 노폐물 노출로 인해 우려됐던 패혈증을 잘 극복하고 일주일 만에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회복도 잘됐다. 환자는 감염관리지침에 따라 코로나19 검사결과가 나온 날로부터 14일간 격리병동에서 치료받은 후 퇴원 전 코로나검사를 다시 한 번 시행, 최종 음성판정을 받고 안전하게 퇴원했다.

김정연 교수는 “복막염을 방치하면 사망률이 48%에 이르며 하루가 지날 때마다 사망률이 5~8% 증가하기 때문에 중증도 우선 치료라는 원칙에 따라 감염위험에도 환자 치료를 결정했다”며 “대장암환자 10명을 수술하는 것보다 힘들었지만 환자 분이 건강하게 회복해 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철저한 감염예방시설과 장비를 기반으로 수많은 비코로나 중증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특히 외과는 코로나19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지난해보다 수술건수가 증가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수술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도 음압격리실과 방호복 등 충분한 감염예방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야한다. 특히 환자의 상태가 심각해 코로나19 검사결과를 확인하지 못하고 응급수술에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하면 수술 의료진 모두 레벨D방호복을 착용하는 등 코로나19환자에 준하는 감염관리지침에 따라 수술을 시행해야한다.

외과 신동우 교수(과장)은 “고열이 동반되는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수술하는 의료진은 격리까지 각오하며 보통 수술보다 몇 배는 힘든 조건에서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며 “코로나19 검사가 양성으로 나올 가능성보다 복막염 등으로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아직 단 한 건의 감염사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위기 후 호흡기 외 환자 전담병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며 감염병에 대한 철저한 매뉴얼 아래 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덕분이다.

이번 수술에서도 전 의료진이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고 감염관리지침을 철저히 지키면서 수술을 시행해 접촉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혹시 모를 감염확산을 대비해 수술이 끝난 뒤 수술이 이뤄진 수술방은 사흘간 부분폐쇄하고 인증받은 환경소독제로 수술실 전체를 소독하는 등 방역조치도 철저히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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