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판막수술’도 맞춤형으로…수술 예후 사전 예측모델 국내 최초 개발
‘심장판막수술’도 맞춤형으로…수술 예후 사전 예측모델 국내 최초 개발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7.07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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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의료연구원-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공동 개발
심장판막수술환자 조기 사망률 수술 전 예측해 위험성 판단
각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전략 세울 수 있어

인구 고령화로 심장판막질환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심장판막수술 전에 미리 수술 후의 조기 사망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심장판막수술 시행 전 환자의 수술 후 조기사망률을 계산할 수 있는 위험 예측법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와 국내 최초로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심장에는 혈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밸브역할하는 4개의 판막(대동맥판막, 승모판막, 폐동맥판막, 삼천판막)이 존재한다. 판막들은 나이 들수록 기능이 떨어지고 딱딱해지거나 얇아지면서 찢어질 수 있다.

이에 판막성형술 또는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판막치환술 등 환자 상태에 걸맞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심장판막환자들이 대부분 고령이다 보니 수술 위험성과 예후 등을 신중하게 따져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에 개발된 ‘조기 사망위험 예측법’은 의료현장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조기 사망위험 예측법은 조기 사망률(수술 후 30일 이내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예측인자로 만들어진 하나의 도식을 말한다. 환자의 개별 상태를 확인해 도식에 대입하면 수술 후 사망위험 정도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어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을 사전에 수립할 수 있다.

연구진은 2017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전국 9개 상급병원(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산하 한국판막수술 레지스트리연구회에 등록된 9개 병원)에서 심장판막수술을 받은 환자 4766명을 대상으로 통계분석을 실시, 조기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예측인자 13개를 밝혀냈다.

위험지수별 예측사망률

연구결과 조기 사망률의 주요 예측인자에는 ▲연령 ▲심부전 중증도 ▲수술의 긴급성 ▲만성질환(당뇨, 뇌혈관질환 등) 여부 ▲심장수술이력 ▲관상동맥우회수술 동반 여부 등이었으며 해당 여부에 따라 위험지수가 –1~15까지 총 17단계로 나눠졌다.

연구진은 기장 낮은 단계에 해당하는 위험지수 –1 단계에서는 조기 사망률이 0.3%였으며 가장 상위단계인 위험지수 15에서는 80.6%로 매우 높게 나타나 단계가 높을수록 조기 사망위험도 함께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80세 이상 고연령일 경우 ▲신장기능이 떨어질 경우 ▲수술이 긴급할 경우 위험지수가 2단계씩 높아짐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조기 사망위험 예측법은 심장판막수술을 받은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 예후를 예측하는 국내 최초의 위험 예측 모델로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현재까지 의료현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된 해외 예측법을 사용, 한국 환자들에게 정확히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기 때문이다.

연구책임자 서울아산병원 김준범 흉부외과 교수는 “이 예측법은 임상현장에서 개별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환자에게 수술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는 데 좋은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연구책임자 보건의료연구원 김윤정 부연구위원은 “기존 해외 예측법과는 달리 심장수술의 종류를 세분화해 심장판막수술만을 위한 특성을 고려했다는 측면에서 연구의 의미가 크고 앞으로 다른 종류의 심장수술의 위험 예측법을 개발하는 데 모범적 선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예측법이 담긴 ‘심장판막수술을 시행받은 환자에서 한국형 위험예측모델의 개발’ 연구 보고서 원문은 NECA 홈페이지(www.neca.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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