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남성청결제’ VS ‘일반세정제’, 대체 뭐가 다르지?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남성청결제’ VS ‘일반세정제’, 대체 뭐가 다르지?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20.07.10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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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최근 여성청결제의 폭풍출시에 맞서 남성청결제도 다양한 형태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여성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겼지만 어느새 남성화장품의 영역 안에 들어온 것. 위키백과사전에 따르면 남성청결제란 ‘사타구니의 끈적임과 가려움을 줄이고 사타구니습진의 악화를 막는 제품’이다.

여성청결제가 여성의 외음부청결을 위한 것이라면 남성청결제는 남성의 사타구니에서 기인하는 불편을 해소 또는 예방하기 위해 사용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타구니는 ‘샅’이라고도 불리며 두 다리사이를 가리킨다. 구체적으로는 좌우의 대퇴부 밑에 있는 하복부의 삼각형 부분으로 일명 ‘서혜부’를 말한다.

과연 여성 외음부와 남성 사타구니에 적용되는 청결제는 어떻게 다를까? 남성청결제를 홍보하는 문구를 보면 ▲Y존 딥클렌징 ▲악취제거 ▲Ph5.5 약산성 ▲보습효과 ▲쿨링효과 등을 내세우면서 제품효능을 어필한다. 남성들의 악취고민해소와 청결을 위한 필수품이라며 악취의 원인물질인 ‘스메그마(Smegma)’를 제거해준다고 한다.

또 남성의 신체조건상 음낭 때문에 사타구니주변이 습하고 통풍이 쉽지 않아 각종 유해세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결국 남성청결제의 주된 목적은 사타구니는 물론 외음부의 악취발생물질의 제거를 도와 청결하는 것이다.

이름도 생소한 스메그마는 ‘귀두지’라고도 불리며 일반적으로 귀두의 오목한 부위에 쌓이는데 이는 죽은 피부세포와 분비물 등이 섞인 것이다. 특히 소변의 암모니아나 점막분비물과 결합하면 더 심한 악취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미코박테리움 스메그마티스’라는 세균이 관여한다.

또 남성의 사타구니는 여성에 비해 아포크린샘이 더욱 발달, 땀과 냄새를 유발하는 최적의 환경이기 때문에 더욱 세정에 신경써야한다. 따라서 남성의 성기와 주변를 깨끗이 씻어야한다는 것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남성청결제의 어떤 특정성분이 스메그마까지 제거해줄 수 있다는 걸까?

남성청결제판매업체의 설명에 따르면 스메그마는 비누나 바디샤워로는 씻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자사제품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 문구만 보면 악취발생의 원인인 스메그마를 제거해준다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정작 화장품성분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반세정제와 다를 바 없어 실망을 감출 수 없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정제수를 기본으로 ‘소듐코코일애플아미노산’이나 ‘코코-글로코사이드’ 등 천연유래 계면활성제 및 거품형성성분과 각종 천연추출물, 청량감을 주는 멘톨성분, 산패방지제 등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자극 없이 세정’ ‘풍부한 거품’이라는 문구로 홍보가 가능한 것이다.

결국 천연유래 계면활성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세정제일 뿐 어디에도 남성 악취의 원인인 스메그마를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성분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스메그마의 원인 중 하나인 미코박테리움 스메그마티스에 관한 논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여성청결제와 남성청결제는 성분함량을 차치하고라도 성분 자체가 다를 바 없다.

더욱이 남성청결제판매업체에서 확보하고 있다는 자체특허성분을 자세히 보니 남성 사타구니나 외음부에 특화된 성분이 아니라 ‘민감성피부에 유용한 식물추출물 조성’ 또는 ‘피부개선용 화장수’로 단지 특허일 뿐이다. 또 하나, 남성청결제를 ‘발의 피로와 냄새제거’ ‘겨드랑이 등 연약한 피부’에 활용하라고 친절하게 설명한 것은 더 이상 일반세정제와 다를 바 없음을 스스로 확인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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