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찬의 건강 피부비책] 궁금한 ‘보톡스’의 세계 ② 보톡스 치료 후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전혜찬의 건강 피부비책] 궁금한 ‘보톡스’의 세계 ② 보톡스 치료 후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 전혜찬 더서울피부과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7.16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
전혜찬 더서울피부과 원장

지난주부터 야심 차게 시작한 보톡리눔 독소(이하 보톡스) 이야기. 오늘은 보톡스 치료 후 환자들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해 자세히 얘기하고자 한다.

먼저 보톡스 치료 후 하면 좋은 것은 주사 맞은 근육을 움직이는 것이다. 보통 ‘움직이지 않는 것’이 통념처럼 여겨져 이렇게 얘기하면 의아해하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보톡스 치료 후 움직여야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톡스의 흡수가 무엇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 알아야한다. 일단 보톡스는 신경근 말단에 작용하기 위해 흡수돼야하고 그 흡수는 온도와 움직임에 의존적이다.

즉 온도가 높으면 흡수가 더 많이 되고 낮으면 흡수가 적게 된다. 이 때문에 보통 주사 놓을 때 흔히 하는 얼음찜질도 하지 말라는 얘기도 있었다. 이건 해석하기 나름인데 온도가 내려가면 작용해야 할 부위에도 흡수가 덜 되지만 이것이 퍼져 다른 근육에도 흡수가 덜 될 수 있다.

보톡스 효과가 작용해야하는 근육에 고농도로 존재하고 주변 근육에 저농도로 퍼진다고 가정할 때 퍼진 부위에 작용을 적게 해서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얼음찜질을 하는 게 맞는 듯하다. 또 필자는 멍 등 혈관 부작용과 통증을 줄이기 위해 얼음찜질 후 주사를 놓고 있다.

보톡스 치료 후 움직여야하는 다음 이유로는 근육을 움직여야 흡수가 많이 되고 움직이지 않으면 흡수가 적게 돼서다.

보통 신경근 말단으로의 보톡스 흡수는 짧게는 수분 내에서 수시간 내에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사 부위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2~3일 정도 된다. 주사를 맞자마자 2~3시간 동안 해당 근육을 움직이면 흡수가 더 잘 돼서 더 빨리 효과적으로 작용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만일 환자가 미간에 보톡스 치료를 받았다면 주사를 맞자마자 미간 쪽을 2~3시간 움직이고 그 이후는 가능한 움직이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또 환자가 사각턱 해결을 위해 보톡스 치료를 받았다면 스테이크나 오징어 등 씹는 작용을 활발히 할 수 있는 음식을 드시라고 권한다. 그런데 사각턱 역시 일정 시간 씹고 나면 가능한 보톡스 치료받은 쪽으로는 씹지 말라고 하는 것이 맞을까?

여기부터는 환자에게 맞춰 치료해야한다. 광대가 크고 광대 아래가 꺼져서 나이 들어 보이기 쉬운 동양인 골격을 가진 환자의 경우 고용량을 광대 근처까지 맞은 상태에서 씹지 않으면 광대 밑 꺼짐이 생겨 오히려 주사를 맞고 나이 들어 보이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깨물근은 세 개의 층으로 이뤄진 근육으로 턱을 앞으로 밀 수도 있고 뒤로 들일 수도 있다. 헬스장에서 다른 근육은 안 움직이고 발달시키고 싶은 근육만 움직이는 것처럼 아래 뒤쪽에 독소를 맞은 후 씹으면 안쪽 근육들이 움직이면서 보상적으로 꺼진 광대 밑의 볼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는 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사각턱 보톡스 임상연구에서 CT를 찍어 깨물근의 볼륨을 봤을 때 보상적으로 위쪽 근육이 발달하는 환자군이 있었던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사실 처음 보톡스가 소개됐을 때 눕지도 못하게 하고 고개를 아래로 숙이지 못하게 하는 등 괴이한 속설들이 돌았다. 모르면 모든 게 무서워지고 이상한 민간요법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보톡스 주사를 놓을 때는 퍼지지 않았으면 하는 부위를 막고 놓는다. 이후 독소가 완전히 사라진다고 알려진 시간까지는 누르거나 비비면 분명 더 퍼져서 문제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비활성화돼 몇 분 또는 몇 시간 뒤 남아는 있어도 유의한 양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보톡스 치료 후에는 일반 주사를 맞은 것처럼 보통 하루 정도 물이 안 들어가게 조심하라는 등의 주의를 주는 정도다.

최근에는 보톡스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들도 늘고 있어 이 부분도 생각해야한다. 보톡스에 내성이 생겨 효과가 좀 적은 것 같다고 하는 환자들도 있는데 보통 내성보다는 개인별로 감수성의 차이가 2배 이상 나 약 용량이 부족해서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내성이 있으면 아예 작용을 안 하지 이렇게 조금 작용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고농도에도 아예 작용을 안 하는 환자들도 생각보다 꽤 있다. 왜 그럴까?

이는 독소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시술과 관련성이 더 크다. 즉 보톡스에 쉽게 자주 노출되게 되고 고용량으로 노출되는 시술들이 증가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물론 내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면역학적으로 항체를 만드는 작업을 생각해보자. 예방백신에는 약독화생균을 쓰기도 하지만 사균이나 단백질을 사용하기도 한다. 예방백신 접종은 단백질을 주사하면서 면역이 생기기를 바란다. 보톡스 역시 신경독성 단백질로 면역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언제든 항체가 생기고 내성이 생길 가능성은 있다.

그래도 최근에는 짧은 사슬만으로 면역이 생기는 것을 줄이려고 노력한 보톡스들이 출시됐다. 자신에게 적합한 보톡스 시술주기에 맞춰 고용량이 아닌, 내성이 잘 안 생기는 보톡스로 시술받는 것이 내성을 줄여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다음 칼럼은 보톡스 마지막 이야기로 보톡스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