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묘의 구강 질환과 조기진단 - 고양이구내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묘의 구강 질환과 조기진단 - 고양이구내염
  • 하지영 24시 잠실베스트 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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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영 24시 잠실베스트 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하지영 24시 잠실베스트 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동물은 큰 틀에서의 해부학적 구성이 사람과 유사하나 반려동물에게 발생하는 질병은 사람의 질병과는 완전히 다른 부분이 많다. 따라서 반려묘를 키우는 집사라면 고양이 특수 질병들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필요성이 있다.

특히 질병이 악화하기 전 조기진단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반려묘의 말하지 못하는 고통을 초기에 발견해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것이 이 칼럼의 집필 목적인 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동물병원을 내원해야하며 평소에 어떻게 관리해줘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 얘기해보고자 한다.

고양이 질병 첫 번째 연재 주제는 ‘고양이구내염’(LPGS, Lymphocytic Plasmacytic Gingivitis Stomatitis)이다.

▲밥을 먹을 때 삼키지 못해 뱉어내었다가 다시 먹음 ▲추르나 습식캔은 먹지만 건식사료를 먹기 힘들어함 ▲씹을 때 턱을 바르르 떪 ▲이유 없이 혀를 계속 날름거리거나 침을 흘림 등의 증상 보인다면 구강 내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고양이 구강 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에는 치석 내 세균의 독소에 의한 염증, 칼리시바이러스에 의한 구강궤양 및 염증, 그리고 우리가 이 글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고양이구내염이 있다.

고양이구내염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면역과 관련된 질환으로 아직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치태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발생한다는 이론이 지지받고 있고 그 외의 다른 요인들도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양이구내염은 앞에서 나열한 다른 구내염과는 달리 목구멍염을 동반한다는 것이 특징이며 이로 인해 삼킬 때의 통증이 극심하므로 거의 밥을 먹지 못하는 수준으로 내원하게 된다.

치태에 대한 면역반응이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에 고양이 치과치료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근본적으로 치태를 없애기 위해 치아를 모두 발치하는 치료를 하는 것이 권장된다. 하지만 보호자의 여건상 발치치료를 해주기 어렵거나 병변이 경미한 경우 면역억압약물로 먼저 조절해보고 안 되는 경우 발치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면역억압약물을 사용하게 되면, 구내염증상은 호전될 수 있지만 면역저하로 다른 감염이 생길 우려가 있고, 면역억압제로 주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사용 시 당뇨, 의인성 쿠싱증후군, 고지혈증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고양이의 상태에 따라 발치치료와 약물치료 중 가장 적합한 치료를 자세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발치 이후에도 20%의 고양이에서는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약물치료를 이어가야 해 발치 역시 완벽한 치료법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치료의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발치 시 치주 주변 조직 소독, 레이저나 플라즈마 치료, 발치 전 후 일정 기간 약물복용, 면역글로불린치료 와 같은 추가 치료를 병행해 치료율을 높이는 노력을 할 수 있다.

고양이전문병원을 찾아오는 대부분의 구내염 환자들은 심각한 목구멍염증까지 진행돼 거의 밥을 먹지 못하는 수준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수의사 입장에서 이를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반려묘가 받는 고통과 그에 따른 치료 비용이 급격히 늘어난다. 그러니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면 조금이라도 빠르게 동물병원에 내원해 치료받는 것을 추천한다.

고양이는 동물병원에 오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해 강아지보다 자주 내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고양이구내염은 조직검사로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질병이다. 정기적 칫솔질은 물론 동물병원 방문을 미루지 말고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은 내원해 신체검사만이라도 받길 바란다. 또한, 가능하다면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건강 검진과 고양이 스케일링을 통한 조기진단으로 이런 끔찍한 상황에 이르지 않게 우리 반려묘들을 지켜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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