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영원할 것 같은 치아에도 노화가 찾아온다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영원할 것 같은 치아에도 노화가 찾아온다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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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병원에 모처럼 반가운 환자가 방문했다. 25년 전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환자였다. 생각해 보니 당시에는 임플란트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환자는 ‘쇠가 어떻게 뼈랑 붙을 수 있냐’고 의심했고 일부 치과의사들은 ‘임플란트 장기간 사용 증례가 적다’고 수술을 반대했다. 다행히 검진 결과 환자분은 오랜 시간 동안 관리를 잘해서인지 별문제가 없었다.

임플란트와 치아관리의 중요성은 칼럼을 통해 여러 번 설명했다. 하지만 관리를 열심히 하더라도 치아와 임플란트는 나빠질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세균과 무리한 씹는 힘이 원인이다. 하지만 장시간 치아건강을 추적관찰한 결과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건강한 치아의 조건은 아래턱과 위턱의 치아가 서로 기대면서 씹는 힘을 분산시킬 수 있어야 한다.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진 돌다리를 예로 들겠다. 아치형태인 돌다리는 아래로 누르는 힘을 서로 지탱해 무거운 수레에도 무너지지 않고 오랜 시간 잘 유지된다. 치아 역시 이런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움직이는 힘을 계속 만들어낸다. 이런 이유로 처음에는 치아가 바른 모양이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앞니들이 서로 겹쳐지거나 아니면 돌출입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부위든지 치아가 하나 빠지면 방치할 것이 아니라 힘을 지탱할 수 있는 브릿지나 임플란트로 공간을 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의 치아는 쓰러지고 위, 아래 치아는 빈 공간으로 솟아올라 수직으로 씹는 힘을 옆면이 받게 돼 치아가 약해진다. 또 한쪽의 치아가 없는 경우는 한쪽 턱으로만 음식을 먹게 되면서 씹는 쪽의 치아가 빨리 망가지고 턱의 좌우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임플란트와 치아는 시간이 지나면 공간이 생겨 음식물이 더 많이 끼게 된다.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치아나 임플란트를 제거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치아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닳아 없어지고 턱의 갸름한 각도가 서서히 90도에 가까운 각도로 변화되면서 씹는 효율을 떨어뜨린다. 이런 변화는 청년기 갸름했던 턱의 모습이 중년을 지나면서 턱의 근육이 발달해 사각턱으로 변하는 것과 연관이 깊다. 이 역시 치아나 임플란트에 많은 씹는 힘이 전달되게 만들어 주의하지 않으면 치아가 금이 가거나 임플란트 보철 역시 깨질 수 있다.

또 다른 변화는 구강기능 저하다. 이때 침을 분비하는 타액선의 기능이 줄어들어 침의 양이 줄어들거나 혀를 움직이는 근육이나 구강 내의 연구개부의 근육이 퇴화되면서 구강 내의 기능저하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목젖 부위가 늘어나는데 자는 동안 코를 더 많이 골게 되는 것과 연관이 있다.

치아나 임플란트 주위 잇몸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잇몸뼈의 양이 줄어들어 치아나 임플란트의 길이가 길어지고 치아 사이가 넓어진다. 이때 줄어드는 양과 속도는 평소 잇몸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질병 1위가 ‘잇몸병’인 것을 보면 치과의사로서 암울하다.

과거 필자는 남들이 하기 어려운 치료를 잘하는 것을 명의라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생각은 다르다. 나에게 오는 모든 환자가 100% 좋은 결과를 보이고 행복한 구강건강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명의라 생각한다.

그 누구도 시간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즉 치아도 임플란트도 나이를 먹는다. 다만 온 힘을 다해 문제가 있다면 치료와 스케일링 혹은 정기적인 구강검진으로 노화를 조금이라도 늦춰야 한다. 광고 문구처럼 모든 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한 치아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길 바란다.

*서울탑치과병원에서 제공하는 칼럼은 이번 주까지만 연재합니다. 그동안 유익하고 건강한 정보를 소개해 주신 서울탑치과병원 김현종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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