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원표기’ 갑론을박...소비자 ‘알권리’ 우선돼야
화장품 ‘제조원표기’ 갑론을박...소비자 ‘알권리’ 우선돼야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2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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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화장품제조원 표기문제가 화장품업계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판매원(브랜드사) 측은 “제조원표기를 없애야한다”, 제조원(OEM·ODM사) 측은 “현행대로 제조원표기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2011년 화장품법 개정을 단행했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호하고 소비자안전을 강화하며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공표된 개정안은 화장품 뒷면에 의무적으로 제조업자와 책임판매업자를 기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화장품용기 및 포장재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판매브랜드와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제조사까지 공동 기재해야한다는 것이다.

뷰티제품의 ‘제조원(제조업체)’ 표기 의무 규정이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업계 간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판매업자...제조원표기 없애야

화장품제조업자 표기논란의 시작은 2014년이다. 2014년 대한화장품협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화장품포장의 기재, 표시사항과 관련해 제조업자를 빼고 제조판매업자만 표기하자며 관련법개정을 건의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화장품포장에 제조업체 삭제’를 골자로 하는 화장품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책임판매업자들은 국내에만 존재하는 제조원표기 의무화로 인해 손해가 크다는 입장이다. 책임판매업자들은 ▲선진국에서는 제조원표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 ▲제조사표기가 해외브랜드사에 정보를 제공해 비슷한 제품을 양산한다는 점 ▲극소수의 제조업자 수탁생산업체가 지배하는 한국화장품시장 등을 근거로 제조원표기 의무화를 철회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제조원 의무표기는 중소기업성장은 물론 K-뷰티 브랜드의 문제”라며 “실제로 외국에서 ‘제조사표기’를 보고 직접 연락해 주문하는 일이 빈번한 만큼 제조원표기는 한국화장품기업의 브랜드인지도를 훼손시킨다”고 주장했다.

■제조업자...외국과 한국은 달라

제조업자가 ‘제조원표기 현행유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외국과 우리나라는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제조업자, 책임판매업자 등 업체등록이 없기 때문에 제조원을 표기할 수 없다지만 FDA의 온라인등록을 통해 제조업자, 유통업자, 포장업자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EU는 ‘화장품신고(CPNP)제도’를 갖추고 있어 제품정보를 일괄적으로 관리한다. 일본 역시 화장품은 약사법에 의거해 관리되고 있으며 캐나다는 내부라벨을 통해 제조업자를 표기한다는 것이다.

둘째, 해외수출은 브랜드회사의 수출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즉 해외브랜드회사가 국내 제조사에 의뢰해 ‘메이드 인 코리아’로 수출되는 것도 수출이라는 것이다. 결국 수출주체의 차이일 뿐 전체 수출규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끝으로 현행법상 식약처에서 함께 관리감독을 받는 의약품·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제조업체를 분명히 표기하는데 화장품만 굳이 제조원정보를 삭제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판매업자와 제조업자는 각자의 입장에서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제조업자 표기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소비자...알권리 심각한 침해

제조원표기논란으로 업계관계자들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도, 업계도 아닌 소비자다. 그런데 이들이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정작 소비자의 의견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정부와 업계는 소비자의견을 듣겠다는 생각조차 없는 것처럼 보여 안타깝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소비자입장은 어떨까. 최근 한국에프디시법제학회가 19세 이상 60세 미만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5%는 화장품선택 시 제조업자정보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화장품에 표기된 제조원정보 삭제요청을 막아주십시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제조업자표기는 소비자의 알권리와 안전을 보장하는 수단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제조원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판매책임업자라는 표기만으로 신뢰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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