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약' 구충제? 검증된 건 없지요
'기적의 약' 구충제? 검증된 건 없지요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0.07.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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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충제는 구충치료 외 효과를 검증받은 바 없다. 다른 목적으로 알벤다졸을 복용할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삼가야한다.
구충제는 구충치료 외 효과를 검증받은 바 없다. 다른 목적으로 알벤다졸을 복용할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삼가야한다.

구충제인 ‘알벤다졸’을 먹고 비염, 아토피, 당뇨 등을 치료했다는 주장이 인터넷에 확산되고 있다. 알벤다졸은 구충을 목적으로 단기간 사용 허가된 약으로 다른 효과는 아직 검증된 바 없다. 하지만 잘못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구충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작년 8월경부터다. 미국의 한 남성이 강아지용구충제 펜벤다졸 복용 후 폐암이 완치됐다는 주장을 하자 국내수요가 급증, 품귀현상을 빚자 대체제인 알벤다졸로 관심이 옮겨졌다. 마치 모든 병의 원인이 기생충이며 구충제가 각종 질환치료에 효과가 있는 ‘기적의 약’처럼 여겨진 것. 올해 초에는 코로나19바이러스를 치료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유튜브와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면 “몇 년간 비염을 앓았는데 알벤다졸을 먹었더니 코가 뻥 뚫렸다” “잠이 안 올 정도로 하루 종일 힘이 났다” “혈당수치가 낮아졌다”는 체험후기가 줄을 잇는다. ‘알벤다졸 치료요법’은 10일 간 알벤다졸을 먹는 것이다. 하루 1알씩 3일 연속 복용 후 4일 간 중단한 뒤 다시 1알씩 3일 연속 복용한다.

하지만 허가된 알벤다졸용량은 1일 1회 400mg이다. 다른 기생충과의 중증혼합감염 시 3일까지 투여할 수 있다. 장기복용 시 인체안전성은 확보되지 않았으며 간 손상, 구역·구토, 발열,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의사협회는 1월 알벤다졸을 기생충감염치료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암 등 중증질환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의 경우 치명적인 부작용이나 기존치료의 효과를 심각하게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알벤다졸만으로는 질병의 근본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며 “검증된 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분당 밝은미소약국 배현 약사는 “혹시라도 구충제장기요법을 따르고 있다면 복부통증, 불쾌감, 두통, 어지러움, 허리통증, 소변거품 등 이상이 보이는 즉시 중단하고 혈액검사·장부검사를 병행하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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