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선천적 혈관기형질환 ‘간문맥전신단락’을 아시나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선천적 혈관기형질환 ‘간문맥전신단락’을 아시나요?
  • 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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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오늘은 선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혈관기형 중 간에서 발생하는 간문맥전신단락(Portosystemic shunt) 질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간문맥전신단락 질환은 무엇일까?

간문맥전신단락 질환은 위, 장, 췌장, 그리고 비장에서 시작된 간문맥이 간을 통과하지 않고 정맥에 바로 연결되는 것으로 정의한다. 정상적인 위장관에는 정말 다양한 물질들이 입을 통해 들어오게 된다. 그 다양한 물질들은 간으로 들어가 대사되고 깨끗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형혈관이 존재하면 해독되지 않은 위장관 물질들이 정맥을 통해 바로 심장으로 들어가 전신으로 퍼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간경화나 간문맥고혈압을 동반한 간문맥저형성증에 의한 후천적인 요소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전체 간문맥전신단락 질환의 20% 정도에 해당한다. 나머지 80%는 선천적으로 기형혈관이 존재해 발생한다.

정상적으로 간으로 들어가는 혈류량이 감소하다 보니, 이 자체도 간에 손상을 준다. 대사되지 않은 독성물질들에 의해 간성뇌증이라고 하는 발작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암모니아대사의 문제로 인해 암모늄유레이트라는 결석이 형성되어 비뇨기 증상을 호소할 수도 있다. 또한, 영양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여 성장 장애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 진단이 내려지는 과정은?

실질적으로 동물병원에 내원해 간문맥전신단락으로 진단이 내려지는 과정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은 발작증상으로 내원해 진단 내려지지만 ‘우리 아이가 아무리 밥을 줘도 살이 안 쪄요.’, ‘입이 짧아요.’, ‘구토, 설사 빈도수가 많은 것 같아요.’, ‘다른 동물병원에서 X-RAY를 찍었는데 간이 작아요.’ 등등 정말 너무도 다양한 상황에서 진단이 내려진다. 정말 아무 증상이 없다가, 우연히 건강검진을 하다가 진단이 내려지는 경우도 많다.

기초적인 혈액검사를 진행하면 적혈구의 크기가 정상보다 작은 소적혈구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간에서 만들어지는 알부민, 콜레스테롤, BUN 수치가 정상보다 낮은 경우가 많고 ALT, AST, ALP가 약간 올라가 있는 경우도 많다. 암모니아 검사나 담즙산 검사를 통해서도 간문맥전신단락 의심 소견을 올릴 수 있다.

복부초음파 검사를 통해 비정상 혈관을 발견하면 확진을 내릴 수 있지만, 복부초음파 검사만으로 간문맥전신단락 질환을 배제할 수는 없다. 정확한 비정상 혈관의 개수, 타입 및 크기를 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CT 촬영이 필요하다.

■치료방법은?

내과적인 치료 목적은 간성뇌증의 발작을 관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원발치료가 될 수 없어 반드시 수술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소형견에서는 간외성 간문맥전신단락이 발생하며, 이상혈관을 막아주는 것이 치료 목적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방법은 Ameroid constrictors(아메로이드 링)이나 Cellophane band(셀로판 밴드)를 이용해 이상혈관을 막아주는 것이다.

두 수술법의 장점은 서서히 기형혈관을 닫아준다는 것이다. 기형혈관이 존재함으로 인해, 간으로 들어가는 혈관이 작아져 있던 상황을 기억해야한다. 이 상황에서 기형혈관이 급격하게 닫히게 되면, 급작스럽게 간으로 들어가는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간문맥고혈압에 의한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아메로이드 링이나 셀로판 밴드를 이용해 서서히 혈관이 막히게 접근을 해야한다.

셀로판 밴드는 아메로이드 링보다 가벼워 수술적인 접근이 용이하고 아메로이드링보다 더욱 늦게 기형혈관을 닫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염증반응을 이용해 기형혈관을 닫아주는 특성상, 염증반응이 유발되지 않으면 기형혈관이 닫히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각 상황에 맞게 담당 수의사와 상담 후 수술적인 요법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간문맥전신단락은 예측하기 쉽지 않은 질환 중에 하나다. 위에 언급된 임상 증상 중에 의심되는 요소가 있다고 하면 담당 수의사와 충분한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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