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술 잦은 사람 누구든 ‘두경부암’ 안심 못한다
담배·술 잦은 사람 누구든 ‘두경부암’ 안심 못한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7.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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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변화·입속궤양 등 오래 지속되면 의심
확실한 예방법은 금연·금주…흡연·음주 잦은 중장년층 주의

암은 우리 몸 어느 곳에나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두경부암은 도통 어디에 발생하는 암인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세계 두경부암의 날(7월 27일)’을 맞아 두경부암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증상이 있어도 가벼운 감기로 생각하기 쉽다. 목소리변화나 입속 궤양이 쉽게 낫지 않고 오래 가면 빨리 진료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두경부암, 어디에 발생하는 암일까

두경부는 눈, 뇌, 귀, 식도를 제외한 혀, 입, 후두, 인두, 침샘 등의 기관을 말한다. 말 그대로 음식을 먹고 냄새를 맡고 목소리를 내는 등 삶의 핵심기능을 하는 기관들의 총집합체다. 두경부암은 바로 이러한 기관들에 생기는 암을 말하며 구강암, 후두암, 인두암, 침샘암 등이 대표적이다.

■두경부암, 어떨 때 의심해야할까

이 중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은 후두암이다. 후두암의 가장 큰 특징은 목소리 변화인데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또 감기에 걸려도 목소리변화가 흔히 나타나서 처음에는 가벼운 감기로 생각하기 쉽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영찬 교수는 “하지만 6주 이상 목소리 변화가 계속되거나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면 후두암을 의심하고 빨리 진료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구강암 역시 피곤해서 생기는 입병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3주 이상 입속 궤양이 낫지 않고 ▲구강점막에 적백색 반점이 생기거나 ▲3주 이상 음식을 삼키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암을 의심해봐야한다.

인두암은 위치에 따라 비인두암, 구인두암, 하인두암으로 구분된다. 구인두암과 하인두암은 목구멍에 통증이나 뭔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고 음식물을 삼킬 때 잘 넘어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비인두암은 목에 혹이 만져지고 종양이 진행되면서 코막힘과 출혈, 귀의 먹먹함과 난청,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두경부암, 어느 과에서 진료받아야할까

두경부암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영찬 교수는 “이비인후과에서 간단한 코 내시경으로 두경부암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며 “두경부암 의심부위가 발견되면 CT나 MRI, PET-CT 등 영상의학검사와 조직 생검 등을 통해 최종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HPV(인유두종바이러스)도 두경부암의 주원인으로 부각되고 있어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며 “하인두암의 경우 식도 침범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위식도 내시경을 함께 시행한다”고 덧붙였다.

두경부암의 치료는 까다롭지만 코를 통한 내시경검사로 간단하게 암 병변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강동경희대병원).

■두경부암, 어떻게 치료할까

두경부암은 종류와 위치, 병기에 따라 수술, 방사선, 항암치료를 단독 또는 적절히 병용해 치료한다.

보통 말하거나 삼키는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가 많고 수술한 뒤 결과에 따라 항암 또는 방사선치료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 반대로 항암 및 방사선치료 후 남은 종양에 대한 수술을 추가로 시행할 수도 있다.

특히 두경부암수술은 고난이도의 수술이 많다. 중요한 혈관과 신경이 밀집해있고 먹고 말하는 등의 기능적인 측면을 고려해 신중하게 수술범위를 정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최근에는 피부절개를 최소화하고 환자의 기능적 측면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수술방법이 대두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구강 내시경수술과 로봇수술이다.

이영찬 교수는 “경구강 내시경수술은 입안으로 레이저나 내시경기구를 넣어 병변을 절제하는 방법으로 전통적인 개방형수술이나 방사선치료에 비해 치료기간이 짧고 의료비용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경구강 로봇수술 역시 로봇의 정밀한 손놀림과 확대된 시야로 중요한 정상기관을 보존하고 병변만 절제할 수 있다. 이영찬 교수는 “기존 내시경수술의 장점에 더해 로봇 팔이 360도 회전함으로써 좁은 공간에서도 수술이 가능하고 목으로 보이는 흉터를 없애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두경부암의 가장 주된 위험요인은 담배와 술로 특히 흡연과 음주가 잦은 중장년층은 이비인후과 정기검진을 통해 두경부암 발병위험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두경부암, 생활 속 예방법은?

두경부암은 생소해도 예방법이 뚜렷하다. 가장 피해야 할 두 가지는 담배와 술. 특히 담배는 두경부암환자의 85%에서 발병원인으로 꼽히며 여기에 음주가 더해지면 두경부암 발병위험이 수십 배 이상 올라간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음주와 관련된 유전자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도 출시돼 두경부암의 발병위험도를 미리 예측하고 건강관리 계획을 세울 수 있다.

GC녹십자지놈 설창안 전문의는 “이 검사는 ‘캔서 리스크 스크린 플러스 알코올(Cancer Risk Screen Plus Alcohol)’ 검사로 알코올 분해에 연관된 유전자를 검사해 알코올 분해능력과 분해능력에 따른 특정 암종 발병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나아가 이 검사를 통해 음주 및 흡연 등의 나쁜 생활습관을 지속했을 때 두경부암 발병위험도가 얼마나 높아지는지 정확한 수치까지 알 수 있다”며 “두경부암은 음주와 연관성이 높은 만큼 본 검사를 통해 알코올 분해능력에 연관된 유전자를 확인하고 더 적극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강 내 세균도 두경부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구강청결에도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틀니 등의 보철물을 치아와 맞게 조정하고 청결하게 관리해야한다. 최근에는 HPV감염에 의한 두경부암 발병도 늘고 있다. 건강한 성생활을 유지하고 HPV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이영찬 교수는 “특히 흡연과 음주가 잦은 40~50대 이상 성인은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비인후과에서 두경부암 정기검진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TIP. 한눈에 보는 두경부암 예방수칙

1. 반드시 금연한다.

2. 과음을 피한다.

3. 안전한 성생활을 한다.

4. 술‧담배 잦은 경우 정기검진 통해 구강과 인후두를 점검한다.

5. 틀니를 비롯한 구강관리를 청결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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