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중독, 정신건강은 물론 각종 질환의 원인
디지털중독, 정신건강은 물론 각종 질환의 원인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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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중독성 행위로 인한 장애’에 ‘게임사용장애’와 기타 ‘행동중독성장애’를 포함시켜 과도한 디지털기기 사용을 지양해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중독성 행위로 인한 장애’에 ‘게임사용장애’와 기타 ‘행동중독성장애’를 포함시켜 과도한 디지털기기 사용을 지양해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대중문화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2018년 가상세계를 소재로 ‘레디 플레이어 원’이란 영화를 제작했다. 영화에는 많은 이가 가상세계 속에서 일상생활을 이어간다. 그중 일부는 가상세계를 통해 자존감 회복, 스트레스 해소 등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지만 반대로 심각한 중독으로 삶이 피폐해지는 인물도 등장한다.

영화는 어쩌면 가상세계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우리에게 ‘중독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유는 영화는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사용하고 있는 전자기기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기기와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에 노출돼 살고 있다.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4차 산업혁명. 우리는 지금부터 자신도 모르게 빠져드는 중독에 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디지털중독, 정신건강뿐 아니라 근골격계, 비만 등 여러 질환의 원인

중독은 금단현상과 내성으로 인해 그 경험을 반드시 해야한다는 강박을 느끼는 상태를 뜻하며 금단현상은 중독된 경험을 못하게 했을 때 발생하는 불안, 초조 등의 증상을 말한다.

중독에는 마약, 도박, 담배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디지털콘텐츠’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중독성 행위로 인한 장애’에 ‘게임사용장애’와 기타 ‘행동중독성장애’를 포함시켜 과도한 사용을 지양해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디지털콘텐츠의 과도한 사용에 대해서는 ‘정신행동건강’에 국한돼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의료정책연구소연구팀은 디지털콘텐츠의 과도한 사용은 정신행동건강뿐 아니라 수면장애, 안과 및 근골격문제, 비만 등 여러 질병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국내 청소년 1740명을 대상으로 2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디지털기기 사용량 증가할수록 청소년의 ▲우울 ▲불안 ▲수면장애 ▲자존감하락 등이 증가했으며 성인 4163명을 대상으로 1년간 진행한 연구결과에서는 디지털기기 과사용은 수면장애, 번아웃증후군 등 삶의 만족도가 하락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디지털기기 사용은 허리통증, 근력감소, 긴엄지폄근파열 등 근골계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과도한 디지털기기 사용은 신체활동과 식사 등 생활리듬에 영향을 줘 비만을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정책연구소 이해국 연구책임자는 “현대사회는 일상생활 전반에서 다양한 형태와 기능의 디지털기기의 사용이 일상화돼 적절한 수준을 넘어 과도한 사용을 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지나친 디지털기기의 사용은 뇌가 성장하는 아동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등에서 다양한 건강문제가 유발하는 만큼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미디어 과사용 시 발생하는 건강문제
디지털미디어 과사용 시 발생하는 건강문제

■전 세계의 난제, 아동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청소년기는 높은 강도의 자극적인 활동을 선호하는 시기다. 따라서 이러한 청소년기의 특성과 스마트폰의 즉시성, 휴대성, 범용성 등의 특성이 맞물리면서 과도한 사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스마트폰의 발달로 아동기 때부터 디지털기기를 자주 접한다는 것이다.

이에 WHO, 미국소아과학회, 캐나다소아학협회, 호주, 홍콩, 우리나라 등 여러 국가에서는 2세 미만 스크린 미디어 금지, 4, 5세는 스크린 시간을 1시간 이내로 허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사용지침을 발표하고 있다.

이중 대표적인 사례로는 홍콩의 ‘e-report’와 한국 대한신경정신의학회·한국중독정신의학회·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중독포럼에서 개발한 ‘스마트디지털미디어 이용에 대한 권고안’이 있다.

홍콩의 e-report는 아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2세 미만의 아동은 가능한 미디어를 피하고 학습 같은 이용은 부모의 동행 및 가이드 하에 이뤄져야 하며 2~5세는 일일 누적시간 1시간 이내 등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과한 디지털기기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권고안을 살펴보면 디지털 미디어 과사용으로 인한 신체, 정신건강, 발달 및 인지, 사회적 폐해 등 8가지 권고안이 포함돼 있다.

이해국 연구책임자는 “과도한 디지털기기 사용은 거북목, 수근관증후군, 안구건조, 비만, 대사증후군, ADHD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학업성적, 가족관계는 사회전반적으로도 문제가 되는만큼 적극적으로 예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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