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감염병, 관리·예방에 힘써야
2~3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감염병, 관리·예방에 힘써야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3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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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준용 교수는 “지금까지 코로나19는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만약 위험수준을 넘어선다면 위험하다”며 “이제 코로나19는 관리·예방에 초점을 맞춰 대응해야하는 만큼 평소 개인위생 에티켓 측면을 철저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준용 교수는 “지금까지 코로나19는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만약 위험수준을 넘어선다면 위험하다”며 “이제 코로나19는 관리·예방에 초점을 맞춰 대응해야하는 만큼 평소 개인위생 에티켓 측면을 철저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각국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전염성이 너무 강해 코로나19의 불길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코로나19는 어느 누구도 언제 퇴치될지 예상할 수 없다”며 “코로나19는 에이즈처럼 지역사회에서 절대 없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즉 코로나19는 사실상 팬데믹에서 ‘엔데믹(endemic)’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에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최준용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시끄럽다. 전문가 입장에서 하반기 코로나19의 전망은.

코로나19는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가장 염려스러운 점은 대구 경북 또는 이태원 사태 같은 대규모 집단감염이 하반기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만약 위험수준을 넘어선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따라서 지금부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이 활발하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속도는 통상적인 치료제·백신 개발 과정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환자가 아닌 건강한 국민을 대상으로 투여되기 때문에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돼야 한다. 따라서 실제 상용화되기까지 5~10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치료제 개발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치료제는 백신과 다르게 타 질환 치료목적으로 사용하던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재창출하는 방법이 먼저 시도되고 있기 때문에 개발기간이 단축된다. 대표적인 치료제가 ‘렘데시비르’다. 하지만 렘데시비르도 드라마틱한 치료효과를 입증했다기보다는 회복까지의 기간을 일부 단축했다는 정도의 성적을 보인다. 여기는 우리서 한 가지를 명심해야한다. 바로 안전이다. 개발을 서두르는 것보다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막아야 한다. 따라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안전성을 검증한 뒤 상용화가 돼야 한다.

- 최근 혈장치료제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기존의 치료제·백신과 혈장치료제의 차이점은.

현재 사용 가능한 치료제로는 렘데시비르, 스테로이드, 혈장치료제가 있다. 하지만 치료제·백신·혈장치료제 모두 개발이 완료된 상태가 아니다. 단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 사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혈장치료를 사용하고 있다. 혈장치료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환자들의 혈액 내에 형성된 중화항체를 활용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혈장치료 역시 코로나19에 있어서 완전히 증명된 치료법이 아니다. 다만 에볼란, 신종인플루엔자 등 신종 감염병에서 일부 효과가 있었다는 사례보고나 경험으로 혈장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 코로나19 외에도 에볼라, 사스 등 감염병이 2~3년의 주기를 갖고 발생하고 있다.

신종 감염병보다는 재출현 감염병이 나타나고 있으며 발생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 특히 과거와 비교해 인수공통감염병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 동물감염병은 인간에게 전달되지 않았지만 현대사화로 들어오면서 유전자 돌연변이, 자연파괴, 동물과 사람 간 접촉이 증가한 점 등 여러 이유로 인간에게 전염되고 있다. 또 지구촌 사회가 된 만큼 국제 여행 및 교류가 증가한 것도 주요인 중 하나다. 따라서 지금부터 우리는 감염병 대응에 관한 시스템을 구축해 대비해야한다.

- 사실상 엔데믹이 선언되면서 이제 코로나19는 관리·예방에 신경 써야 하는 질환으로 전환됐다.

맞다. 이제 코로나19는 관리·예방에 신경 써야 하는 질환이다. 관리·예방이 가능한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HIV/AIDS’가 있는데 HIV는 1980년대 초 처음 발견돼 대규모 팬데믹이 생겼던 질환이다. 지금까지 HIV/AIDS로 사망한 환자는 5000만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문제는 80년대 당시에는 예방법과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감염되면 1년 이내 대부분이 사망했다. 하지만 40여년이 흐른 지금은 예방·치료법에 많은 발전이 이뤄져 관리가 가능해졌다.

최근 보급되기 시작한 예방법에는 ‘프렙요법(PrEP : 노출 전 감염위험감소요법)’이 있다. 프렙요법은 HIV 감염 위험에 노출된 사람이 매일 알약을 복용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 수 있게 도와주는 화학적 백신이다. 현재 프렙요법은 HIV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미국, 대만 등에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대한에이즈학회에서 프렙요법에 대한 지침을 만들었고 지난해까지 시범사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 코로나19로 예방에 관한 중요성이 대두됐다. 예방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가장 효율적인 예방법은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이다. 하지만 감염병은 공기전파, 혈액, 성관계, 진드기, 비말, 모기전파 등 전염경로에 따라 예방법이 다르다. 따라서 국가에서 권장하는 필수 예방접종을 모두 접종해야 감염병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밖에도 개인위생 에티켓 측면을 철저히 해야한다. 기침 에티켓은 호흡기 감염병 예방에 효과적이며 안전한 성생활은 성매개 감염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 감염병이 유행 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만성질환자다. 그렇다면 만성질환자들은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각 병원에서는 원내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고 이에 따라 선별진료소를 운영했다. 방역당국과 의료진은 만성질환자들이 병원 외에 다른 곳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가령 국가에서 지정한 병원에서 만성질환자들이 진료를 받도록 하고 임시로 전화 진료 등을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만성질환자들이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국가적인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기 위해서는 인력 및 시설적으로 보완돼야 할 부분이 많다.

- 감염취약계층인 만성질환자, 고령층 등에게 감염병을 예방하거나 걸렸을 당부하고 싶은 말은.

개인위생 에티켓을 지키는 것 외에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은 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한다. 즉 취약계층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게 보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는 뜻이다. 이태원 사태와 같이 본인이 취약계층이 아니라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취약계층을 엄청난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차원에서 함께 노력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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