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20대?… 코로나19 외 ‘수막구균’도 주의해야
건강한 20대?… 코로나19 외 ‘수막구균’도 주의해야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7.30 16: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막구균, 청소년 및 젊은 층이 49.4%로 가장 높아
미국·영국 제도화, 반면 국내는 고려대상에 그쳐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01~2019년까지 수막구균 감염증 환자 중 10~24세의 청소년 및 젊은 층이 49.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01~2019년까지 수막구균 감염증 환자 중 10~24세의 청소년 및 젊은 층이 49.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푸른 봄을 뜻하는 청춘(靑春). 한자로 청춘을 풀이하면 ‘푸를 청’에 ‘봄 춘’을 써 차가운 날씨 속에 피는 푸른빛의 봄을 이야기한다. 봄은 일 년 내 가장 화창한 만큼 인생의 황금기인 ‘젊은 층’과 비견된다. 하지만 푸른 봄을 누려야 할 젊은 층이 최근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다. 실제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연령별 현황을 살펴보면 20대 감염비율은 약 25.42% 3603명(7월 27일 기준)으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으며 연령별 발생률 역시 20대에서 10만명당 52.94명으로 전 연령을 통틀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안전한 20대? ‘NO’ 수막구균 방심해선 안 돼

지금까지 20대는 가장 건강한 세대로 질병과 동떨어진 세대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코로나19는 20대에서 감염비율이 가장 높았다. 즉 건강한 20대라 하더라도 감염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국내 2급 법정감염질환인 ‘수막구균’ 역시 20대 초반에서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01~2019년까지 수막구균 감염증환자 중 10~24세의 청소년 및 젊은 층이 49.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수막구균은 수막구균((Neisseria menigitidis)감염에 의한 급성감염질환으로 비말 또는 호흡기분비물을 통해 감염된다. 수막구균에 감염되면 대부분 2~10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급성으로 ▲발열 ▲심한 두통 ▲구역질 ▲구토 ▲목 부분 경직 등 증세가 나타난다. 과거 수막구균 사망률은 50%나 됐지만 현재는 조기진단과 항생물질로 인해 5~15%로 감소했다. 하지만 수막구균이 혈액에 침입하면 균혈증을 유발하고 이들 중 절반은 뇌수막염으로 악화되기 때문에 예방이 필수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예방백신 도입연도에 따라 영유아를 대상으로 2013년부터는 Hib백신을, 2014년부터는 폐렴구균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했다. 하지만 수막구균백신은 아직 영유아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질 않았으며 대표적 위험군인 신병훈련소 장병에게만 2012년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이진수 교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20대에서도 감염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특히 20대에서 발생비율이 높은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감염 시 24~48시간 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치사율이 10%에 달하고 생존자 20%는 ▲뇌손상 ▲청각상실 ▲사지절단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기 때문에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엄격한 해외와 달리 허술한 제도

수막구균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실제로 미국 조사에 따르면 대학 기숙사생에서 수막구균 뇌수막염 발병률은 일반적인 발병률보다 3.6배 더 높으며 영국 역시 대학생 발병률이 일반인 대비 2.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막구균이 20대에서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기숙사, 군대 등 단체생활에서 비말 또는 호흡기분비물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MIT, 스탠퍼드, 하버드 등 2020년 QS 세계대학순위 기준 상위 5위권의 모든 대학은 ‘예방접종 관리 규정’을 통해 입학 시 예방접종 기록을 반드시 제출하는 제도를 진행하고 있으며 예방접종을 거부할 경우 일부 수업에서 배제시키는 등 엄격하게 감염질환을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부 또한 2016년 학생감염병 예방·위기대응 매뉴얼을 발간, 감염병 고위험군인 기숙사 입소생을 대상으로 전파 위험성이 높거나 발생 시 치명률이 높은 감염병에 대한 예방접종 실시를 권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한소아과학회에서 발간하는 예방접종지침서에 따르면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학생을 비롯해 중·고등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도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고려해야하는 대상에 포함돼 있다.

이진수 교수는 “건강한 20대라도 감염질환으로부터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장담해서는 안된다”며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20대에서 집단생활이 높은 대학 기숙사 등에서 예방접종 유무를 확인하거나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등 감염질환 관리지침이 뚜렷하게 마련돼 있지 않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교훈삼아 교육당국 또한 20대에서 감염질환에 관해 경각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