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문제 있다면…물 ‘벌컥벌컥’ 안 돼요
콩팥 문제 있다면…물 ‘벌컥벌컥’ 안 돼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8.0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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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환자, 여름철 건강관리법은?
만성콩팥병환자는 수분조절능력이 떨어져 물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온음료 역시 칼륨이 많이 들어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시원하게 보관했다 먹는 과일과 채소는 여름철 무더위를 날리는 데 한몫하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하지만 콩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만성콩팥병환자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일 뿐이다. 콩팥기능이 정상이라면 칼륨을 소변으로 내보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이 기능을 하지 못하는 만성콩팥병환자들은 칼륨이 체내에 쌓여(고칼륨혈증) 치명적인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과일을 피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나나, 참외, 키위, 오렌지 등 칼륨이 특히 많은 과일은 주의가 필요하다. 칼륨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과, 체리, 포도, 파인애플, 딸기, 수박 등은 만성콩팥병환자라도 하루에 1~3쪽 정도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수분섭취도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에는 한번에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데 만성콩팥병환자라면 수분조절능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부종이나 저나트륨혈증(지나친 수분 섭취로 우리 몸에 필요한 나트륨까지 희석돼 건강에 여러 악영향을 줌)으로 어지럼증, 두통, 현기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만성콩팥병환자들은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 적절한 수분량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조영일 교수는 “또 수분과 전해질 조절능력이 떨어지는 만성콩팥병환자들은 여름철 식중독에 걸려 설사와 구토를 심하게 하면 일반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더 고생하게 된다”며 “탈수로 신장기능이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생선회 등 조리하지 않은 음식은 가능하면 아예 먹지 말 것”을 권장했다.

만성콩팥병환자들은 칼륨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콩팥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칼륨이 체내에 쌓여 여러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과일에는 칼륨이 많아 섭취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러한 몇 가지 사항들을 조심하면 만성콩팥병환자도 얼마든지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만성콩팥병을 조금이라도 일찍 발견해 빨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만성콩팥병은 3개월 이상 콩팥기능이 감소돼 결국 회복되지 못하는 것으로 콩팥 손상정도와 기능감소에 따라 총 5단계로 나뉜다. 즉 진행될수록 콩팥이 기능을 잃는다는 의미로 조기 발견이 중요한데 문제는 콩팥기능이 정상의 30~40% 이하로 떨어져도 약간 피곤하거나 소변에 거품이 조금 나는 등 아주 막연한 증상밖에 없다는 것이다.  간 못지않은 침묵의 장기로 쉽사리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조영일 교수는 “콩팥은 손상돼도 쉽사리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스스로 알아채기 어렵다”며 “콩팥병의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콩팥병 여부는 간단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조영일 교수는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은 콩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만성질환자는 원래 갖고 있던 질환 관리와 더불어 정기적으로 신장내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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