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 건강백세] 뼈를 알면 임플란트가 보인다…‘임플란트 뼈이식’
[이상민의 건치 건강백세] 뼈를 알면 임플란트가 보인다…‘임플란트 뼈이식’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8.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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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임플란트 수술 시 치조골이식(이하 뼈이식)은 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정말인가요?”

지난주에 방문한 한 환자분이 했던 질문이다. 알고 보니 뼈이식이 두려운 나머지 여러 영상을 찾아봤던 것이 화두였다. 문제는 한 영상에서 ‘뼈이식은 체내 이물질이 들어오는 과정이기 때문에 임플란트에 악영향을 끼쳐 자가회복을 방해한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시간을 충분히 들여 환자분에게 임플란트 시 뼈이식은 뼈가 생성되기까지 공간을 유지해주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설명을 하자 그제야 납득하는 분위기였다.

어떻게 보면 의학적치료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가 이물질이다. 가령 임플란트, 금니, 신경치료 등 모든 재료가 이물질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러한 재료들은 충분한 연구를 통해 몸에 해를 끼치지 않는 ‘생체친화적’인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

뼈이식은 ▲자연치아가 있었을 때와 유사한 부피감 ▲임플란트 주변을 건강한 자기 뼈 혹은 잘 만들어진 인공뼈로 둘러쌀 것 ▲뼈의 형성을 돕고 검증된 재료를 사용할 것 등 총 3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먼저 자연치아와 유사한 부피감은 임플란트 두께와 관련이 깊다. 즉 임플란트 부위를 건강한 뼈로 잘 덮어주고 그 위에 강한 잇몸이 유지돼야 본래 치아와 유사한 모양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치아를 발치하면 그 주변 뼈가 조금씩 녹는다는 점이다. 특히 발치 후 1년 이내에 많은 뼈가 녹는데 이때는 ‘발치와보존술’이라는 뼈이식법을 고려해야한다. 발치와보존술은 뼈이식을 먼저 진행한 후 부피감을 그대로 유지시켜 자연치와 유사한 부피감을 만들어 준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치아가 빠진 지 오래되거나 염증이 심해 바깥쪽의 뼈가 많이 녹아있는 상태다. 이때 자가진단 시 임플란트를 해야하는 부분의 앞뒤를 손가락으로 만졌을 때 바깥쪽 혹은 안쪽이 움푹 들어갔다면 ‘협측(바깥쪽)뼈이식(Buccal bone graft)’을 고려해야한다.

발치 후 오랜 시간이 지나 바깥쪽의 뼈가 많이 녹아있는 상태다.
발치 후 오랜 시간이 지나 바깥쪽의 뼈가 많이 녹아있는 상태다.

임플란트를 주변을 가능하면 건강한 자기 뼈 혹은 잘 만들어진 인공뼈로 둘러싸야한다는 원칙은 임플란트 길이와 관련이 깊다.

20여 년 전 필자가 임플란트를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권장되는 임플란트 길이는 13mm정도였다. 하지만 많은 논문과 검증을 통해 최근에는 8.5mm 이상의 임플란트면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문제는 8.5mm길이의 임플란트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상악동’을 감싸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상악동은 광대뼈 안쪽에 있는 빈 공간으로 치과방선사진만으로만 그 크기가 확인된다. 문제는 상악동은 나이, 성별, 인종과는 무관하게 그 크기가 각양각색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치과용CT 혹은 파노라마방사선사진을 통해 상악어금니 부분에 임플란트를 심어야 하는 경우 남아있는 뼈가 8mm보다 작다면 ‘상악동거상술’과 ‘뼈이식’을 고려해야한다. 이때 상악동의 남은 뼈가 5~8mm 정도면 ‘치조정접근법(Crestal approach)’이라는 방식을, 4mm이하의 뼈의 경우에는 측방접근법(Lateral approach)을 고려해야한다. 하지만 뼈의 두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수술법을 선택해야한다.

상악동수술 전·후
상악동수술 전·후

뼈의 형성을 돕고 검증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뼈이식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것은 모든 수술 시 요구되는 조건이다.

뼈이식 재료 중 가장 좋은 재료는 환자의 뼈를 사용하는 ‘자가골이식’이다. 하지만 환자에게서 얻을 수 있는 뼈의 양이 너무 적다면 다른 사람뼈를 사용하는 ‘동종골이식’을 고려해야한다.

20여 년 전 임플란트에 관한 뼈이식 개념이 정립되던 초창기에는 뼈이식재료는 무조건 구강내 노출이 되면 안 됐다. 막이 노출되거나 재료가 구강내로 나오면 실패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뼈이식재료는 피가 잘 붙을 수 있도록 내부에 무수히 많은 빈공간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빈공간이 감염통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검증된 재료를 안전하게 사용해야한다.

인간이 아닌 동물의 뼈를 사용하는 ‘이종골이식’도 있다. 이종골이식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동물의 뼈는 소다. 소뼈는 가장 오랜 기간 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시중에 많은 제품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광우병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논란이 되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한다.

최근에는 말이나 다른 동물을 이용한 뼈이식도 시도되고 있다. 인공적으로 만든 ‘합성뼈이식’이 대표적인 예다. 합성뼈이식은 단가가 저렴해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뼈를 만드는 능력이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플란트는 제2의 치아라 불리는 만큼 중요한 수술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완벽한 뼈이식재료는 존재치 않는다. 하지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라 했다. 수술 전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뼈이식재료를 선택한다면 제2의 치아로 건강한 백세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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