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肝)질환도 코로나19환자 예후에 빨간불 켠다”
“간(肝)질환도 코로나19환자 예후에 빨간불 켠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8.14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간경변증환자, 코로나19감염 시 중증진행·사망위험↑
간수치상승 및 코로나19치료제도 환자 예후에 영향
일부 간질환도 코로나19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간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코로나19 감염에 더욱 주의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감염을 특히 더 경계해야하는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한 연구보고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된 국제 간 관련 온라인 학회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에서 일부 간질환도 코로나19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간질환이 코로나19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 이번 연구결과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간경변증환자,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

간질환과 코로나19 간의 연관성에 대한 그 첫 번째 연구결과는 간경변증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예후가 더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경북의대 및 대구 경북지역 5개 의료기관 연구팀이 입원한 1005명의 코로나19환자를 대상으로 만성간질환자의 임상경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05명의 환자 가운데 47명은 만성간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이 중 14명에서 간경변증이 확인됐다.

유독 안 좋은 예후를 보인 군은 간경변증환자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간경변증환자는 중증폐렴 발생률이 4.5%로 그렇지 않은 경우(0.9%)보다 무려 5배 더 많았고 패혈성쇼크, 호흡부전, 신장부전 발생률이 더 높았다. 또 간경변증이 동반된 경우 중증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이 4.5배, 사망위험은 2.9배 더 증가했으며 결국 간경변증환자는 산소치료, 중환자실 입원, 급성 호흡부전 및 사망이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

연구팀은 “반면 만성B형·C형간염 등 만성간질환자는 코로나19 감염 시 예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점을 볼 때 이번 연구결과는 간경변증이 고령, 당뇨와 함께 코로나19의 중증도 및 사망률과 연관성이 있는 독립적인 위험인자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환자 중 간경변증을 동반한 경우 더 높은 중증도와 사망률에 이르는 만큼 간경변증환자는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특별히 주의해야하며 감염된 경우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생능력이 뛰어난 간도 반복적인 염증이 발생하면 결국 딱딱해지고 쪼그라든다. 이것이 바로 간경변증이다. 간경변증 역시 초기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대비하는 거싱 최선이다. 특히 만성B형C형간염환자 등 간경변증 고위험군은 정기검진이 필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간수치 상승환자, 발열·호흡곤란 더 흔히 나타나

이번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에서는 코로나19와 간수치 상승과의 연관성도 보고됐다. 즉 혈액검사에서 간수치 상승을 보이는 코로나19환자는 발열, 호흡곤란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더 흔하게 나타난 데다 예후도 더 좋지 않았다.

대구가톨릭의대 손정은·김병석 교수팀은 대구 시내 5개 대학병원에서 874명의 코로나19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입원 중 간수치 상승을 보이는 환자와 정상 간수치를 보이는 환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 간수치 상승을 보인 환자는 총 362명이었으며 이러한 증상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흔했고 특히 간수치 상승을 보이는 환자는 ▲발열(52.2% vs 39.9%) ▲호흡곤란(34.3% vs 19.6%) 등의 코로나19 증상이 더 흔하게 동반됐다고 밝혔다.

또 연구팀에 따르면 간수치 상승을 보이는 환자는 폐렴도 더 심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입원기간 역시 더 길었으며(26일 vs 22일) 사망률도 더 높았다(12.4% vs 2.9%).

한편 입원 중 복용한 약제도 간수치 상승과 관련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간수치 상승을 보인 환자 중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등 항생제를 복용한 코로나19 환자군은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격리해제까지 걸리는 기간이 더 길었고 사망률도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19에서 간수치 상승은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임상적 특징이며 이는 남성, 코로나19 중증도, 더 나아가 환자의 예후와도 연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는 약제들 또한 간수치 상승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확인한 바, 약제 사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한간학회 심재준 홍보이사(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에 알려진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더해 간질환자에게도 경각심을 심어줄 것”이라며 “앞으로 학회는 현재 최대 사안인 코로나19뿐 아니라 비만, 고콜레스테롤혈증 같은 대사질환 등 국민이 많이 앓는 질환과 간질환 간의 연관성을 꾸준히 연구하고 올바른 간 건강관리지침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질환으로의 이환 또는 사망에 관련된 위험요소를 고령자, 만성질환(▲당뇨병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만성호흡기질환 ▲만성신장질환 ▲면역억제 ▲암 포함), 흡연으로 규정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