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찬의 건강 피부비책] 완벽한 등산 방해하는 ‘진드기’ 이것만은 알아두자
[전혜찬의 건강 피부비책] 완벽한 등산 방해하는 ‘진드기’ 이것만은 알아두자
  • 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8.2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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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
전혜찬 더서울피부과의원 원장

등산은 묘한 매력이 있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무수히 많지만 결국 우리의 힘으로 정상에 다다르게 하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많은 사람이 휴가로 등산을 택한다.

정상을 보기 위한 등산.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바로 곤충이나 절지동물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염이다. 가을철 열성질환으로 언급되는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출혈열) ▲쯔쯔가무시가 대표적인 예다. 쯔쯔가무시는 진드기 매개질환이며 렘토스피라증과 신증후군출혈열은 설치류 매개질환이다.

이밖에도 ‘살인진드기’를 조심해야한다. 살인진드기라고 통칭되는 질환의 정확한 명칭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으로 SFTS 바이러스에 속한다. 유행성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탄바이러스 및 단일사슬RNA 바이러스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SFTS는 SFTS바이러스를 가진 진드기가 사람을 흡혈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해 발생한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SFTS 환자 322명 중 진드기 교상흔적을 가진 환자는 85명, 진드기 교상을 인지한 환자는 48명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 진드기에 물려서 온 환자 중에서 SFTS가 발현되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다.

우리가 진드기라 부르는 것은 크게 참진드기(mite)과와 응애(mite)로 나뉜다. 몇 mm였다가 흡혈 시 1cm까지 커지는 진드기는 참진드기과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집먼지진드기나 모낭진드기 등은 몇 ㎛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참진드기 중 작은소피(개피, 뭉뚝, 일본)참진드기 등이 질환을 옮길 수 있는데 이 참진드기들이 바이러스를 갖고 있을 가능성은 0.5% 정도다. 바이러스에 감염된다고 해서 모두가 병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다. 간혹 걱정돼 보건소나 병원에 오는 환자가 많은데 증상발현까지 1~2주 잠복기 이후에 생기기 때문에 추적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참진드기 물리면 무엇을 걱정해야 할까? 진드기로 생기는 피부질환은 ▲기생 ▲물림 ▲알레르기 ▲독성반응 ▲전염질환매개 ▲심리적반응 등이 있다.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진드기를 잘 제거하고 상처부위를 소독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참진드기가 장시간 흡혈을 위해 박혀있는 턱이 다 제거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가려움증과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완전한 제거가 필요하다. 교과서적으로는 불로 지지거나, 클로로포름, 에테르 등으로 스스로 떨어지게 하라고 나와 있으나 상처가 더 악화되거나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진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반응이나 감염 등이 발생할 때는 증상에 맞춰 치료하면 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참진드기에 물리지 않게끔 예방하는 것이다. 수풀에서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 노출부위를 최소화하는 긴팔, 바지, 양말 등을 입고 진드기기피제를 사용해야한다. 또 직접적으로 풀숲에 닿지 않게 돗자리 사용 등을 하고 수풀이 우거진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보다는 사람들이 갔던 길로 이동해야한다.

귀가 시 행동도 중요하다. 귀가 후 즉시 옷을 털어 혹시나 붙어있을 진드기를 제거하고 옷은 즉시 세탁해야한다. 또 몸에 붙어있는 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 바로 목욕하는 것이 좋다.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진드기가 물어서 생기는 가피(검은 딱지)가 있는지 확인하고 의심증상 발생 시 보건소 등에 문의해야한다.

휴가(休暇)의 앞글자인 ‘휴’는 ‘쉬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쉴 휴는 ‘사람인’과 ‘나무목’의 합성어다. 아마 긴 여정에 지쳐 잠시 나무 밑의 그늘을 벗 삼아 쉬는 사람을 형상화했을 것이다. 이렇듯 휴가는 다시 긴 여정을 떠나기 위한 일종의 디딤돌인 셈이다.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이 말짱 도루묵이다. 모두가 안전한 휴가를 통해 지친 마음을 달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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