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괴로운 ‘다한증’…치료법도 각양각색
사시사철 괴로운 ‘다한증’…치료법도 각양각색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8.1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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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땀이 날 상황이 아닌데 손이나 발, 겨드랑이 등 유독 한 군데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난다면 다한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장마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시작됐다. 이제는 땀과의 전쟁이다. 그런데 땀이 많이 날 상황이 아닌데도 특정부위에 계속 땀이 많이 난다면 건강이상을 의심해야한다. 땀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흘리는 ‘다한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손발, 겨드랑이 등 발생부위 다양

체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의 체온조절중추인 시상하부는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자율신경계 중 하나인 교감신경에 열 손실신호를 보낸다. 신호를 받은 교감신경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고 이에 자극받은 땀샘이 땀을 분비하는 것이다.

이렇게 땀을 배출해 체온이 어느 정도 떨어지면 땀이 멈춰야 정상. 하지만 다한증환자는 땀이 배출되고 멈추는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못해 계속 땀이 나면서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받는다.

다한증은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국소다한증과 전신다한증으로 구분되며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나뉜다.

일차성다한증은 특별한 원인질환 없이 34도 이상의 온도나 긴장 등의 감정변화, 교감신경의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다한증을 말한다. 주로 손바닥이나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 등 국소적으로 어느 한 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정진용 교수는 “▲땀이 많이 나는 부위가 손, 발, 겨드랑이, 얼굴 등 국소부위 한 군데를 포함하거나 ▲가족력 ▲젊은 나이(25세 미만) ▲양측성(좌우 대칭적) ▲1주일에 1회 이상 지나친 땀 분비 ▲밤에 잘 때는 정상 등 이 6가지 증상 중 2개 이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다한증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차성다한증은 어떤 특정질환 때문에 발생하는 다한증으로 원인질환을 잘 관리하면서 다한증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분비질환(갑상선기능항진증, 당뇨, 뇌하수체항진증, 폐경), 신경계질환(파킨슨병, 뇌혈관질환, 척수손상), 암(신장암, 림프종 등), 결핵 등이 대표적이다.

다한증은 원인이 다양하고 증상 정도에도 차이가 있어 원인과 상태에 맞는 치료계획을 세워야 좋은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바르거나 먹는 약으로 치료, 심하면 수술도 고려

일차성다한증처럼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다한증은 바르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먹는 약은 전신다한증에 효과적인데 입마름, 안구건조, 변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녹내장 및 전립선비대증 약과 함께 복용해선 안 된다.

바르고 먹는 약보다 좀 더 적극적인 치료방법도 있다. 이온영동치료와 보톡스시술이다. 이온영동치료는 수돗물에 전기를 살짝 흘려줘 손발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보통 7회 이상 치료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보톡스시술은 땀샘부위에 보톡스를 주사해 땀 분비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하는 치료로 겨드랑이 다한증에 효과가 좋다. 시술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지만 효과 지속기간이 6개월 정도로 반복적인 시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법을 시도해도 증상 개선이 없거나 다한증이 심하면 아예 수술적치료인 교감신경절제술을 고려한다. 교감신경절제술은 시상하부에 열 손실신호를 보내는 교감신경 일부를 절제해 땀 배출을 줄이는 것. 다한증 부위에 따라 절제하는 교감신경위치는 다르다.

교감신경절제술은 특히 손 다한증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수술 후 오히려 땀이 안 나 손이 너무 건조해지는 무한증이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손발 대신 가슴, 배, 엉덩이 등 엉뚱한 부위에 땀이 나는 보상성다한증이다. 보상성다한증은 70~80% 환자에게 경미하게 나타나지만 20~30% 정도에서는 심하게 나타나 수술을 후회하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수술은 의료진과 상의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예측시술을 통해 보상성다한증을 일시적으로 경험해본 후 수술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부작용 부담이 한결 줄었다.

정진용 교수는 “보상성다한증 예측시술은 흉강경을 통해 약물주사로 다한증 유발신경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것으로 수술했을 때와 거의 같은 효과가 1~7일간 지속된다”며 “이 기간 동안 보상성다한증의 발병여부, 부위 및 정도 등을 미리 경험해보고 수술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만일 수술 후 보상성다한증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실망하거나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조절이 가능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한증은 원인과 증상에 따른 알맞은 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등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방에선 침·한약으로 호흡기능 강화

한편 한방에서는 우리 몸이 폐와 피부호흡을 통해 열을 발산하면서 체온을 조절한다고 본다. 따라서 호흡기능이 약해지면 몸의 체열 발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땀이 많이 난다고 설명한다.

경희대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정희재 교수는 “한방에서는 다한증의 원인을 호흡기능에서 찾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과 체질 등을 파악해 침과 한약치료를 병행함으로써 호흡기능을 강화한다”며 “평소 생활에서는 걷기, 조깅 등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해서 호흡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또 체온이 1도 낮아지면 신진대사와 백혈구활동이 저해돼 면역력이 30% 이상 낮아지기 때문에 에어컨, 선풍기 등 찬바람에 너무 오래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지나친 음주와 카페인음료 섭취 등 몸에 열을 만드는 식습관도 주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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