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의 뒷다리가 이상하다면 ‘슬개골탈구’ 확인해보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의 뒷다리가 이상하다면 ‘슬개골탈구’ 확인해보세요!
  • 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8.2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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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동물병원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종류의 질환을 경험할 수 있다. 그중에 하루에도 몇 번이나 진료를 보게 되는 대표적인 증상이 뒷다리를 들고 다님, 뒷다리 파행, 뒷다리를 못 씀, 뒷다리 통증 등이다. 국내에는 소형견의 비중이 높다 보니 뒷다리 관절과 관련된 질환들이 정말 많다. 그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질환은 대표적인 뒷다리 파행을 유발하는 질환인 슬개골탈구이다.

슬개골탈구는 말 그대로 무릎뼈가 무릎고랑 안에서 빠질 수 있는 질환을 의미한다. 무릎고랑이 충분히 깊은 상태라고 하면 무릎이 빠질 일이 없으나 선천적으로 무릎고랑이 얕은 경우에는 높은 곳에서 점프하거나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거나 보호자한테 안아달라고 점프를 하는 등의 과정 중에 무릎뼈가 일시적으로 빠졌다가 들어갔다를 반복할 수 있다.

슬개골탈구가 발생하는 원인은 유전적인 요소라 여겨지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국내에서 많이 발생하는 종은 주로 포메라니안, 치와와, 푸들, 몰티즈, 요크셔테리어 등이 있다. 무릎뼈는 외측으로 빠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안쪽으로 빠지는 편이다.

슬개골탈구질환은 심하기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기는 억지로 힘을 줘야지만 무릎고랑 밖으로 빠지는 상태이며, 슬개골을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면 무릎뼈는 다시 무릎고랑 안으로 스스로 환납된다. ▲2기는 자기 스스로 무릎을 굽히고 피는 과정 중에 자연스럽게 들어갔다가 나갔다를 반복하는 단계다. ▲3기는 주로 내측과(medial femoral condyle)로 무릎이 빠져있는 상태이며 억지로 힘을 주면 다시 무릎고랑 안으로 환납은 가능하나 슬개골을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면 다시 밖으로 빠지는 상태다. ▲4기는 골변형 소견이 심하고 다리가 많이 뒤틀리다 보니 무릎뼈가 무릎고랑 밖으로 빠진 상태에서 다시 안으로 환납이 불가능한 상태다.

1기의 슬개골탈구는 일반적으로 수술적인 과정이 필요 없는 단계다. 간혹 아무리 1기라 하더라도 과도한 운동을 하는 과정 중에 한 번이라도 빠졌다 들어가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지 않는 한 대부분은 근육량을 늘려주고, 환경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병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는 단계다.

요새는 대부분 강아지가 실내 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미끄러운 바닥에 노출되고 운동량이 감소하다 보니 무릎 주변의 근육이 약해져 슬개골 자체가 빠지는 빈도수가 더 많아졌다. 다시 말하면 바닥에 미끄럼방지 패드를 깔고 소파나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빈도수를 줄여주고 충분한 산책을 통해 근육량을 형성한다고 하면 다음 단계로 진행되는 빈도수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비만으로 인해 하중이 증가하게 되면 그만큼 관절에 부담을 주고 슬개골탈구의 진행을 가속할 수 있다. 그러니 적절한 체중 관리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슬개골탈구 1기를 넘어 2기의 슬개골탈구가 발생했다면 대부분 수술적인 교정을 추천한다. 수술적인 교정은 슬개골이 고랑 안에서 빠지지 않게 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사용된다. 자세한 수술 방법은 반려견마다 다를 수 있어 동물병원에 내원해 상담받을 것을 권장한다. 1기와 2기 때 수술을 받으면 무릎뼈가 재탈구되는 재발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슬개골탈구가 3기~4기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슬개골탈구 교정술을 받는다고 하면 재발률이 11~36%까지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려견이 뒷다리를 간헐적으로 들고 다니거나 절뚝거린다고 하면 동물병원에 내원해 슬개골탈구 질환은 없는지 체크받아 볼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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