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칼럼에서는 과거 한 이비인후과 의사에 의해 치아의 맞물림만이 턱관절장애의 원인으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정신적 스트레스나 안 좋은 행동습관들이 더 큰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주 칼럼은 턱관절장애 그 두 번째 이야기로 현재 학계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턱관절장애의 원인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요인들이 얽혀 있어 사실 치과의사들도 어렵게 느껴지만 쉽게 설명하면 크게 5가지의 원인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30여년간 구강내과 또는 안면통증클리닉의 의료진에게 교육이 시행됐다.
첫 번째 원인은 비록 그 중요성이 많이 떨어졌지만 명백하게 치아가 없거나 잘못 물리는 경우(교합상태) 턱관절장애가 악화될 수 있다.
특히 교합상태가 잘 안 맞는 부정교합의 경우 새로운 턱관절장애를 일으키거나 기존 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미 발생한 턱관절장애를 해결하고자 치아교정이나 치아보철 치료를 하는 것은 주의해야한다. 치료하더라도 잘 훈련되고 검증된 치과전문의의 진단과 감독하에 시행해야한다.
두 번째는 외상이다. 이로 인해 근육, 특히 관절 쪽에 대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교통사고나 폭행, 얼굴 부딪침 등의 외상은 장시간에 걸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심부통증유입이라는 다소 어려운 원인이다. 심부통증유입은 통증 자체가 하나의 질병으로 돼 버린 상태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처음에는 어떤 원인이 있어서 통증이 있었지만 이러한 통증이 잘 관리되지 않아서 원인이 사라졌는데도 우리 몸은 계속 통증이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전쟁터에서 다리를 잃은 군인이 계속 다리가 아프다고 느끼는 환상통(phantom pain)과 유사하다.
최근 통증을 바라보는 관점도 이러한 심부통증유입이라는 개념으로 많이 바뀌었다. 과거처럼 아파도 약 먹지 말고 참는 것이 아니라 통증도 질병이라는 생각으로 적극 치료해야한다는 것이다. 참으면 병이 된다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다.
네 번째로 관절 및 근육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악습관을 들 수 있다. 턱을 꽉 무는 습관, 밤에 이를 가는 습관, 입술이나 손톱을 깨무는 습관, 질긴 음식이나 껌을 좋아하는 습관, 거북목 같은 자세나 한쪽으로 치우친 자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턱을 괴는 습관이나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도 근육을 한쪽으로 치우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마지막은 가장 중요한 요인인 정서적 스트레스다. 우울증이나 불안, 스트레스가 근육통과 관절통 및 신경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다양하게 반응하는데 그중 일부가 근육을 긴장하고 뭉치게 만들며 신경통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근육통(근막통증이라고도 한다)과 신경통의 연결고리가 발견됐다. 현재는 만성근육통과 신경통 간 유사한 점이 있다고 알려졌으며 이에 만성근육통 환자들에게 항우울증약을 약하게 처방하는 경우도 많다.
치아의 맞물림, 외상, 심부통증유입, 악습관, 그리고 정서적 스트레스 등 5가지의 원인이 현재까지 밝혀진 검증된 턱관절장애의 원인이다.
치과의사로서 환자들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건 치아의 맞물림이 잘 형성돼 있는지 ‘검사(치료가 아니다)’하고 심부통증유입과 관련해 문제 될 수 있는 전신통증을 조절해주고 환자가 악습관을 갖고 있다면 이를 인지시켜 개선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환자들도 이에 따라야한다. 평소 안 다치게 조심하고 악습관이 있다면 고치고 스트레스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연습을 해야한다.
다음주 칼럼에서는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말하는 턱관절장애의 증상과 왜 치과의사들이 치아의 맞물림을 ‘검사’만 하고 치료는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더불어 미국과 대한민국의 유수 구강대학병원 구강내과에서는 턱관절장애에 대해 어떻게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지 함께 설명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