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등 퇴행성뇌질환도 조기치료로 늦출 수 있다”
“치매 등 퇴행성뇌질환도 조기치료로 늦출 수 있다”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8.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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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윤중 용인세브란스병원 퇴행성뇌질환센터 소장
김윤중 소장은 “용인세브란스병원 퇴행성뇌질환센터는 반드시 필요한 약만을 적량 사용할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가령 인지장애나 운동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복용약물을 검토하고 약물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병용금기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윤중 소장은 “용인세브란스병원 퇴행성뇌질환센터는 반드시 필요한 약만을 적량 사용할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가령 인지장애나 운동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복용약물을 검토하고 약물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병용금기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여 년간 의료기술은 놀라운 발전을 거듭해왔다. 특히 의료기술과 유전학, 분자생물학, 인공지능(AI)의 결합은 환자에게 맞춤형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즉 환자를 분류하고 각각의 특성에 맞는 예방·치료법을 제공하는 ‘정밀의료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정밀의료는 치매, 알츠하이머 같은 고령화로 인한 퇴행성뇌질환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김윤중 용인세브란스병원 퇴행성뇌질환센터 소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 퇴행성뇌질환이란 어떤 질환인가.

무언가를 기억한다는 것은 뇌가 제 기능을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노화가 시작되면 뇌에 알파시누클레인, 베타아밀로이드 등 소위 ‘나쁜 단백질’이 쌓여 뇌세포가 소실되면서 퇴행성뇌질환이 발생한다. 문제는 고령화로 인해 국내에서 퇴행성뇌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퇴행성뇌질환 중 하나인 치매는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겪고 있으며 매년 증가해 2024년에는 100만, 2039년에는 2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 퇴행성뇌질환으로 치매와 파킨슨병이 대표적인데 양자의 차이점은.

치매와 파킨슨병은 뇌 변화로 인해 인지장애와 운동장애를 유발한다는 것이 공통점이지만 임상적으로는 큰 차이가 있다. 치매는 대뇌피질과 해마에서 신경세포가 사멸, 아세틸콜린이라는 화학물질이 없어지면서 발생한다. 반면 파킨슨병은 뇌흑질에서 세포가 사멸, 도파민이 없어지는 것이 원인이다. 따라서 이 두 병의 진단 역시 다르다.

파킨슨병에서는 MRI는 정상이지만 PET에서 도파민이 사라진 것이 확인되며 치매는 MRI에서 대뇌와 해마의 뇌 위축이 관찰되고 PET에서는 대뇌피질과 해마에서 신경세포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치매의 경우 아밀로이드단백이나 타우단백 등이 뇌에 침착되는 것을 PET검사로 확인 가능하다.

- 치매와 파킨슨병은 완치가 불가능하지 않나.

맞다. 하지만 치매와 파킨슨병은 조기에 진단하고 대증치료를 한다면 증상악화를 늦출 수 있다. 최근에는 역학연구가 발달해 콜레스테롤, 뇌졸중위험인자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이를 ‘333’이라고 하는데 ▲운동, 식사, 독서권장 ▲절주, 금연, 뇌손상예방 ▲건강검진, 소통, 치매조기발견을 뜻한다.

- 퇴행성뇌질환자의 경우 복용약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현대의학에서는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에 따른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 문제는 다양하게 동반된 질환이나 이차합병증 때문에 환자의 복용약물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킨슨병환자들은 약 복용량에 대한 걱정이 많다. 약물과다복용은 인지기능과 운동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용인세브란스 퇴행성뇌질환센터에서는 꼭 필요한 약의 적정량 사용이 원칙이다. 인지장애나 운동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신중히 검토하고 약물병용금기(DUR)를 철저히 지킨다. 단 약을 무조건 적게 먹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적정량복용과 운동, 사회활동이 중요하다.

- 용인세브란스병원은 디지털혁신병원을 실천목표로 잡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적용한 시스템은 무엇인가.

용인세브란스병원은 ▲5G기반 원내통신망 구축 ▲입원환자 대상 통합반응상황실 운영 ▲의료진 및 입원환자 대상 실시간 위치추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우리 센터는 MRI 뉴로퀀트 소트프웨어(Neuroquant)와 디지털 PET/CT(DIGITAL PET/CT) 등 최신의료기기를 도입, 이를 통해 뇌의 작은 변화까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 환자에서 흔히 관찰되는 기억력장애나 보행장애, 연하장애 등 증상조절을 위해 신경과, 신경외과, 병리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이비인후과가 체계적인 협진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세밀한 조기진단을 통해 개인별맞춤치료도 진행한다.

- 환자에게 더 나은 맞춤형치료를 제공하려는 의지가 강력한데 향후 센터의 목표는.

‘디지털혁신을 통해 탁월함, 그 이상을 추구한다(Breakthrough to Excellence)’는 미션 아래 환자진료와 연구분야 모두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이 목표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임상과의 참여가 필요한데 다행히 진료협력체계가 잘 구축돼있어 이를 바탕으로 3~4년 내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퇴행성뇌질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하루라도 빨리 목표를 달성해 환자를 위한 정밀의학을 구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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