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도시, 잠 못 드는 사람들
잠들지 않는 도시, 잠 못 드는 사람들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0.08.28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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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 빛공해 발암물질 지정
빛공해, 멜라토닌 분비 중단시켜 수면장애 유발
빛공해로 생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수면장애다. 이 상태가 장시간 축적되면 심혈관계질환, 대사성질환위험뿐 아니라 암 유병률 또한 높아진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빛공해로 생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수면장애다. 이 상태가 장시간 축적되면 심혈관계질환, 대사성질환위험뿐 아니라 암 유병률 또한 높아진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는 24시간 네온사인과 가로등 속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인공조명은 소음처럼 공해를 만들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7년 빛공해를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전국의 빛공해 민원현황은 7000건에 달했다. 또 우리나라의 ‘빛공해에 노출된 국토면적비율’은 이탈리아(90.3%)에 이어 2위(89.4%)다. 좁은 국토와 대도시에 집중된 인구, 인공조명의 오남용이 원인으로 꼽힌다. 

야간유동인구 증가로 인공조명은 계속 늘고 있다. 이에 빛공해가 우리 몸에 일으키는 문제와 그 해결책에 대해 알아봤다.   

■빛공해, 정체가 뭐니?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에 따르면 빛공해는 ‘인공조명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해 과도한 빛 또는 비추고자 하는 조명영역 밖에 누출되는 빛이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거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상태’를 뜻한다. 

빛공해로 생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수면장애’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빛공해 민원 중 수면방해로 인한 피해건수는 55.5%(3865건)이었다. 뇌송과선(이하 솔방울샘)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생체호르몬으로 생체리듬을 조절해 자연적인 수면을 유도한다. 특히 멜라토닌은 나이 들수록 줄어드는데 빛에 예민하다. 낮에는 영향을 받지 않지만 밤에는 멜라토닌 분비를 멈추게 만들어 수면장애를 일으킨다. 

전문가에 따르면 수면장애는 모든 병의 근원이다. 빛공해로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불안 ▲우울 ▲소화장애 ▲집중력·기억력저하 ▲비만 ▲심혈관계질환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대사성질환위험까지 높인다. 더욱이 영국에서는 빛공해에 장시간 노출 시 유방암·전립선암·대장암의 유병률이 73%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취침 전 스마트폰사용과 늦은 시간 헬스장 운동은 빛공해에 직접 노출되는 행동으로 불면증과 만성피로를 일으킨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취침 전 스마트폰사용과 늦은 시간 헬스장 운동은 빛공해에 직접 노출되는 행동으로 불면증과 만성피로를 일으킨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빛공해에 노출되는 습관 

가로등, 네온사인 등 외부조명만 위험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빛은 눈에 도달하는 거리가 짧아 더욱 위험하다. 특히 자기 직전의 스마트폰 사용은 빛공해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만성피로와 불면증까지 일으킨다. 

24시간 헬스장에서 밤11시 이후 또는 새벽에 운동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헬스클럽 조명은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하다. 특히 멜라토닌이 생성되는 밤에 운동할 경우 생체리듬교란으로 수면장애뿐 아니라 또 다른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는 “자다가 화장실에 자주 가는 습관과 야뇨증도 위험하다”며 “화장실 불을 켜는 순간 멜라토닌 분비가 끊겨 수면장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두운 적색등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빛공해에서 벗어나는 방법

빛공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인공조명에 대한 법적규제도 중요하지만 생활 속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빛공해로 인한 건강문제는 당장 나타나지 않아도 장시간 축척되면 치명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관리가 필요하다.

먼저 빛제한시간을 지켜야한다. 개인차가 있지만 멜라토닌은 보통 취침시간 3시간 전부터 생성된다. 따라서 이때부터 빛차단에 신경써야한다. 최소한 글씨가 흐릿하게 보일 정도의 50럭스(조명도 단위)를 유지하고 스마트폰사용은 자제한다. 또 암막커튼, 암막에어캡 등으로 빛을 차단하고 안대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주은연 교수는 “수면장애치료가 선행돼야 다른 질환을 막을 수 있다”며 “연령별, 성별로 발병질환은 다르기 때문에 수면장애라고 해서 무조건 수면제를 복용할 것이 아니라 증상에 맞는 치료를 진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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