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다발골수종, 유지요법 급여화 절실
재발 잦은 다발골수종, 유지요법 급여화 절실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8.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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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환자에서 전체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며 유용성을 입증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환자에서 전체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며 유용성을 입증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다발골수종은 림프종, 백혈병과 함께 대표 혈액암으로 꼽힌다. 다발골수종은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발병한다. 형질세포는 골수에 위치한 백혈구의 일종으로 면역단백질을 생성·분비해 외부 감염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다발골수종은 나이가 올라갈수록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각별히 조심해야한다.

실제로 2019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891명이었던 다발골수종환자는 2017년 1629명으로 82% 증가했다. 연령별로 알아보면 70대가 33.2%가 가장 많았고 60대 30.3%, 50대 17.2%가 뒤를 이었다. 다행히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돼 다발골수종을 진단받은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43%로 증가했지만 고형암과 달리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로 완치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재발이 잦은 다발골수종

다발골수종은 다른 혈액암과 달리 다양한 증상이 관찰된다. 가령 척수 주위에 덩어리를 만들어 하지마비를 유발하거나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를 자극해 골절 등의 증상이 가장 큰 예다. 문제는 마비, 골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병이 빠르게 악화되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가 요구된다.

다발골수종 진단은 먼저 형질세포의 존재와 혈청 및 소변에서 암세포와 연관된 ‘M-단백’의 존재를 확인한다. 따라서 골수검사와 혈액 및 소변검사, 전신 골방사선검사 등을 진행한 후 경우에 따라서는 핵자기공명영상검사(MRI)를 고려하기도 한다.

다발골수종은 1차 치료로 항암화학요법이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다발골수종은 다른 혈액암과 달리 항암제에 근본적으로 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하더라도 암세포가 완전히 소멸되는 ‘완전관해’가 어렵다.

화순전남대병원 혈액내과 이제중 교수(前 대한혈액학회 다발골수종연구회 위원장)는 “다발골수종 1차 치료제로는 보르테조밉과 같은 프로테아좀 억제제와 탈리도마이드 유도체인 면역조절제 등을 주로 사용하는데 완치가 잘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재발된 다발골수종은 다시 치료를 시행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재발이 반복되기 때문에 완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 국내 급여화 절실

다발골수종은 1차치료인 항암화학요법으로는 완치가 어렵다. 따라서 최근에는 다발골수종의 완치를 목적으로 고용량항화학요법 및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병용되고 있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항암화학요법만으로는 얻기 힘든 완전관해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평균생존기간을 증가시켰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빈번하게 재발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미국종함암네트워크(NCCN), 미국암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 다발골수종 치료가이드라인에서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다발골수종환자에게 레날리도마이드 성분의 치료제를 사용한 유지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환자에서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며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다. 3개의 무작위대조시험을 분석한 메타분석연구 결과에서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은 대조군 대비 무진행생존기간이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군 52.8개궐, 대조군 23.5개월로 2배 이상 연장됐으며 사망위험률은 25% 감소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레날리도마이드의 치료제의 가장 큰 장점은 집에서도 복용이 가능한 경구제라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 코로나19와 같은 기타 사회적 환경으로 환자들의 외출이나 병원 방문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환자가 투약을 위해 매번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연구에 따르면 경구제는 주사제보다 치료 시 환자의 활동 어려움이나 치료로 인한 시간 부담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레날리도마이드 성분의 다발골수종 유지요법이 아직 급여화가 되지 않았다.

이제중 교수는 “유지요법은 다발골수종의 재발을 지연시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며 “현재 해외에서는 1차치료제로 레날리도마이드, 보르테조밉, 덱사메타손 등을 사용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도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만큼 반드시 개선돼야 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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