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수급 위기…“헌혈과 거리좁히기를”
혈액수급 위기…“헌혈과 거리좁히기를”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8.2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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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량 3일분 이하’는 처음
5일 이하인 날이 80%
우리나라는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대량출혈이나 수술 등 환자에게 직접 혈액ㅇ르 투여하는 수혈용 혈액은 100% 국내헌혈로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혈액재고단계가 떨어지면서 다수의 수술이 연기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는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대량출혈이나 수술 등 환자에게 직접 혈액을 투여하는 수혈용 혈액은 100% 국내헌혈로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혈액재고단계가 떨어지면서 다수의 수술이 연기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로 국내 혈액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의 강한 전파력으로 헌혈자가 줄면서 혈액보유량이 처음으로 3일분 이하까지 하락했다. 2002년 사스, 2015년 메르스 때도 혈액보유량이 3일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상황이다.

혈액재고단계는 1일 평균 혈액소요예상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1일분 미만은 ‘심각’ ▲2일분 미만은 ‘경계’ ▲3일분 미만은 ‘주의’ ▲5일분 미만은 ‘관심’단계로 분류된다.

혈액재고량이 3일분 미만이면 수술이나 출혈을 동반하는 시술은 연기된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의료기관에서 생명이 위태롭지 않은 모든 환자가 수혈받기 어려워진다. 특히 재난, 대형사고 발생 시 심각한 위기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수혈용 혈액, 100% 국내 헌혈로 수급

혈액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혈액보유량을 위기단계로 격상했다. 다행히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 덕에 이달에는 적정보유량을 회복했지만 헌혈에 대한 지속적 참여와 관심이 절실하다. 혈액적정보유일수 5일 미만인 날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혈액적정보유일수 5일 미만은 194일로 80%에 달했다. 이는 2015년 45%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더 큰 문제는 혈장지급률도 절반수준에 머물면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봉민 의원(미래통합당)이 혈액관리본부에서 제출받은 헌혈량실적현황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헌혈량은 96만7000명 수준으로 지난해 대비 11만8000명 감소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정유석 안전관리팀장은 “교통사고, 수술 등 환자에게 직접 투여하는 수혈용 혈액은 100% 국내헌혈로 충당한다”며 “혈액관리본부가 근무자 개인위생관리 및 채혈장비, 헌혈장소 소독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만큼 긴급수혈환자들을 위해 헌혈에 적극 동참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깅조했다.

■갈수록 헌혈인구 감소, 관심 가져야

국내는 대부분 단체헌혈에 의존한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1월 21일~3월 22일까지 군 장병 6만2801명이 헌혈에 참여했다. 이는 전체단체헌혈 11만5041명 중 54.6%로 2018년 약 36%였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우려로 고등학교, 대학교, 일반단체 등 주요단체헌혈이 급감하면서 군부대 의존도가 심각해진 것이다.

군부대 등 많은 단체헌혈로 위기는 넘겼지만 특정단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다시 혈액부족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시민의 헌혈참여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30~50대 중장년층 헌혈자는 평균 30% 정도로 10~20대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개학연기 등의 여파로 학교단체헌혈이 감소하고 있어 30~50대 중장년층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인구고령화로 헌혈에 가장 적극적인 젊은층이 줄면서 혈액부족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의사협회는 헌혈 등 현재의 공급위주 혈액관리정책에서 혈액낭비억제정책과 함께 무수혈치료 유도 및 수혈감소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돼야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정부는 7월 혈액적정사용을 도모하고 수혈환자의 안전성향상을 위한 '수혈적정성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전봉민 의원은 “혈액보유량적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코로나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더욱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부가 발표한 수혈적정성평가를 조속히 정착시켜 선진국에 비해 과도한 국내 혈액사용량을 반드시 개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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