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골밀도수치 개선돼도 골절위험 여전해
골다공증, 골밀도수치 개선돼도 골절위험 여전해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8.3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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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영균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대한골대사학회 총무이사)
이영균 교수는 “골다공증은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며 “골밀도수치가 –2.5이상으로 나와도 여전히 골절위험이 있는 만큼 임의적으로 약복용을 중단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영균 교수는 “골다공증은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며 “골밀도수치가 –2.5이상으로 나와도 여전히 골절위험이 있는 만큼 임의적으로 약복용을 중단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은 ‘노화’가 주된 발병원인이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은 에스트로겐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골다공증발생위험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골다공증은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재발위험이 크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골다공증은 골밀도수치가 –2.5 이하인 경우 치료를 시작하는데 골밀도가 향상됐더라도 골절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이영균 정형외과 교수(대한골대사학회 총무이사)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 골다공증치료 시 골밀도수치(T-score) –2.5가 기준이 되는 이유는.

골밀도수치(T-score) –2.5는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정립한 기준이다. 실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의 골밀도수치는 –2.5~-3.0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골밀도수치가 –3.0보다 낮으면 매우 심각하다. 문제는 WHO가 치료기준을 정립한 1994년에는 골절발생위험률에 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이후 골절이 많이 발생하는 환자들을 보면 골밀도수치가 –2.5이상인 사례가 있어 단순 골밀도수치로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데 문제가 있다.

- 골절예방은 치료지속성이 중요한데 국내 골다공증 환자의 치료지속률은 어떤지.

매우 낮은 편이다. 실제로 2014년 대한골대사학회 연구에 따르면 골다공증환자 100명 중 66명이 약물치료 시작 후 1년 안에 치료를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중단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먼저 골다공증은 골절이 발생 전까지 체감증상이 없어 환자가 임의적으로 복약을 중단한다. 하지만 골다공증은 고혈압처럼 만성질환이다. 고혈압도 평소에 증상이 없지만 내버려 두면 뇌졸중같은 합병증이 발생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골다공증도 지속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복약편의성도 한몫한다. 과거 골다공증치료제로 주로 사용된 비스포스포네이트는 매주 또는 매일 투여해야했다. 하지만 2016년 생물학적 제제인 데노수맙(제품명 : 프롤리아)이 등장하면서 복약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

-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데노수맙의 차이는.

비스포스포네이트제재는 대부분 경구제다. 문제는 복약 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 눕지 않고 서 있어야 하고 식도역류가 심하게 나타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데노수맙은 6개월에 한 번 병원에 방문해 피하주사로 처방된다. 처음 환자들은 피하주사에 관해 거부감이 있을지 몰라도 한 번 사용하고 나면 편안함을 느낀다. 또 데노수맙은 골절 시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는 척추, 고관절 부위는 물론 비척추고관절 모든 부위에서 골절예방효과를 입증했다. 무엇보다 골밀도증가에 있어서 수치가 제자리에 맴도는 플라토현상(plateau effect)이 없어 장기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 현재 우리나라 보험급여상 골밀도수치 –2.5이하에서 최대 1년으로 약물 투여기간을 제한하고 있다.

보험급여 기준의 문제다. 현행 보험급여 기준에 따르면 골밀도수치가 –2.5이하에서 최대 1년간 보험급여가 가능하다. 즉 골밀도수치가 –2.5 이상으로 개선되면 더 이상의 지속적인 약제사용이 불가능하다. 이는 골밀도가 향상됐더라도 골절예방이라는 치료목표에 어긋난다. 우리나라도 2009년부터 WHO에 제시하는 골절위험도를 계산할 수 있게 됐고 학문적으로 이를 권고하고 있음에도 보험급여 기준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20년이나 더 된 과거의 기준으로는 최근 환자맞춤형, 정밀의료와는 거리가 멀다.

- 해외 선진국 골다공증치료 기준은 어떤지.

올해 5월에 개정된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등 해외 진료지침에서는 골다공증환자는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골밀도수치가 –2.4까지 개선된 환자일지라도 여전히 골절위험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치료를 지속해야한다는 뜻이다. 이에 미국, 호주, 일본 등에서는 골다공증을 우리나라처럼 단순하게 –2.5 등 골밀도를 기준으로 골다공증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골절고위험군을 찾아 향후 골절이 발생할 위험도를 평가해 치료를 진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골다공증 환자들이 꾸준히 치료받기 위해서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하는지.

치료하다 보면 골밀도수치가 –2.5보다 호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데노수맙을 사용하다 보면 그런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골밀도수치 –2.5에 기반한 급여적용기준은 진료편의성을 고려한 것이며 그 기준 차제가 오래됐다. 최근 트렌드에 맞춰 실질적인 골절위험도를 평가하고 해당 환자군들에 적용이 되는 방향으로 보헙급여기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골다공증 치료 시 환자가 유의해할 점은.

골다공증 치료목표는 골절예방이다. 따라서 환자들은 약 복용, 주변환경, 생활습관,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 주변환경을 정리해야한다. 특히 골밀도수치가 –2.5보다 개선됐다 해서 골절위험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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