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 효과적인 치료전략으로 건강한 삶도 기대“
”다발골수종, 효과적인 치료전략으로 건강한 삶도 기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9.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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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 질환 A to Z] 다발골수종-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윤성수 교수

혈액암의 하나인 다발골수종은 고령화시대 더욱 주목해야 할 질환입니다. 다발골수종은 환자의 60% 이상이 60~70대로 보고될 만큼 고령층에서 발병위험이 높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효과적인 신약 개발로 희망을 되찾은 다발골수종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제 다발골수종도 만성질환처럼 치료·관리해야한다고 말합니다. 내게 맞는 치료방법을 잘만 선택하면 다발골수종환자도 얼마든지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성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대한혈액학회 회장)를 만나 실제 사례 등을 통해 다발골수종의 희망적인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편집자 주>

다발골수종은 신체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골수종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발생한다.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형질세포는 뼈조직을 파괴하면서 몸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더욱이 다발골수종은 재발이 잦은 암이다.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일차치료 후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제 종류와 순서를 적절히 조절하면서 다음 치료를 계속 이어가야한다. 하지만 절망은 이르다. 의료진의 판단을 믿고 치료전략을 잘 짜면 생존기간을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발골수종은 허리통증, 무기력감,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대부분 고령층에서 발병하다 보니 다발골수종을 원인이라고 의심하기 쉽지 않다. 건강검진을 통해 다발골수종이 많이 발견되는 추세지만 그전에라도 특별한 이유 없이 뼈 통증, 빈혈, 피로감 등이 계속 지속된다면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 당시 환자상태

다른 병원에서 다발골수종 진단을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된 73세 여성 이모 씨(가명). 다발골수종 진단 후 쓸 수 있는 약제를 대부분 경험했지만 치료반응이 좋지 않아 다음 치료방법을 신속히 찾아야하는 상황이었다.

■ 환자의 치료경과

다발골수종 치료의 첫 관문은 항암화학요법(항암치료)이다. 항암치료는 3~4주마다 반복되며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골수종세포를 감소시켜 환자의 면역체계와 골수세포가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항암제 종류는 환자의 나이(70세 미만 vs 70세 이상)와 활동도 그리고 동반질환을 고려해 일단 이 환자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지 판단한 후 결정한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환자라면 고용량의 항암치료로 골수종세포를 최대한 제거한 다음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수술을 한다.

반면 조혈모세포이식이 불가능한 환자는 일단 항암치료를 시작한 후 재발·불응(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여부를 살핀다. 일차치료로 효과를 봤으나 재발한 경우 또는 아예 일차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들은 얼른 다음 치료방법을 고민해야한다(구제요법). 이때는 여러 종류의 항암제를 단독 또는 합쳐서(병합요법) 써볼 수 있다.

이 씨는 조혈모세포이식이 불가한 데다 일차치료에도 반응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고민 끝에 윤성수 교수는 2세대 프로테아좀억제제(카필조밉, 첫 항암치료에 재발/불응한 환자에 쓰이는 항암제)와 스테로이드제(덱사메타손, 모든 다발골수종 항암치료에 포함되는 대표적인 약물)를 병용하는 ‘Kd요법’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윤성수 교수는 “현재 15주기까지 성공적으로 투여를 지속하고 있으며 상태도 안정적으로 잘 관리되고 있다”며 “혈구수치, 비혈액학적 독성 등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을 만큼 효과를 보여서 이 치료법을 지속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성수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아직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지만 일부 완치된 환자도 분명히 있다“며 ”만성질환도 치료와 일상생활을 병행할 수 있듯 다발골수종도 적절한 치료제 선택으로 얼마든지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효과적인 치료전략+환자의 의지…생존기간↑

이렇게 다발골수종은 환자 상태에 따라 계속해서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윤성수 교수는 “치료기간이 길지만 의료진의 판단을 믿고 좋은 약제를 선택해 적극 관리한다면 위 사례처럼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며 “단 의료진과 환자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일차치료 후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 후 다음 치료전략을 고민, 다시 적절한 시점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환자를 이끌어야한다. 최대한 부작용 없이 질환을 관리할 수 있게 치료전략을 짜야하는데 의료보험의 제한도 있어 쓸 수 있는 치료제 범위 안에서 순서를 선택하고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나이, 동반질환, 일차치료에서 사용한 약제의 종류와 반응정도, 반응기간, 부작용, 재발속도 등을 고려해야한다.

또 아무리 사소한 증상이라도 질병 진행의 단서가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환자의 말을 경청해야한다. 가령 환자가 소변을 자주 본다고 하면 칼슘이 많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형질세포는 뼈 안의 칼슘을 혈액으로 방출시켜 신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허리 통증 등 다발골수종의 흔한 증상도 질병 진행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어 놓치지 말아야한다.

▲환자=다발골수종은 단숨에 치료되는 병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어야한다. 다발골수종도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처럼 일상생활 안에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생각으로 주치의의 판단을 믿고 적극 치료에 임해야한다.

윤성수 교수는 ”실제로 새로운 약제 덕분에 일부 완치를 경험한 환자도 있다“며 ”최근에도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치료성적과 완치가능성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희망을 전했다.

■명의에게 듣는 다발골수종 예방·관리법

다발골수종의 흔한 증상은 뼈 통증이다. 주로 허리 통증이 나타나며 뼈 안의 칼슘이 혈액으로 방출되면서 구토, 탈수, 피로감, 빈혈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대부분이 고령층이라 증상이 나타나도 나이 탓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빈혈, 뼈 통증, 피로감 등이 지속된다면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뚜렷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방사선피폭이나 여러 유기화학물질에 노출된 경력이 많을수록 발병률이 높다고 보고돼 아주 적은 양이라도 이러한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드물게 가족 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유전적인 성향도 발병원인 중 하나로 조심스레 언급되고 있다. 다발골수종 가족력이 있는 경우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며 특히 고령층은 허리통증, 피로감, 빈혈 등의 증상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찾는 것이 좋다.

윤성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대한혈액학회장)
윤성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대한혈액학회장)

※ 윤성수 교수는?

현재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이자 대한혈액학회 회장으로 다발골수종, 림프종 등 혈액암환자를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특히 처음 약제를 개발할 때 진행되는 임상부터 기존 치료에 불응했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까지 다발골수종의 새로운 약제 개발을 위한 임상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또 윤성수 교수가 이끌고 있는 대한혈액학회는 12개의 산하연구회를 두고 있으며 그중 다발골수종연구회는 매우 활발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발골수종환자들의 투병의지를 높이고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다발골수종은 어떤 병인가요? 100문 100답>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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