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피우시겠습니까] ‘금연캠프’ 완벽한 금연을 위한 선택
[언제까지 피우시겠습니까] ‘금연캠프’ 완벽한 금연을 위한 선택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9.0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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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실패,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질병
금연성공률 60~70%… 세계 최고 수준
검진·회진·상담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우리나라 남성의 2/3은 담배를 피운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다행히 지속적인 금연정책으로 흡연자 수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흡연 중에 있습니다. 흡연은 각종 암의 원인으로 해마다 4만7000여명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금연은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행동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한림대성심병원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에 방문해 금연에 도움을 주는 금연캠프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편집자 주>

금연캠프 입소에 앞서 폐기능검사, 심전도검사, 흉부CT촬영 등을 진행한다. 그 후 니코틴 의존도 검사를 진행해 전문가로부터 금연보조제와 금연치료제 등 개인맞춤형 약물처방을 받는다.
금연캠프 입소에 앞서 폐기능검사, 심전도검사, 흉부CT촬영 등을 진행한다. 그 후 니코틴 의존도 검사를 진행해 전문가로부터 금연보조제와 금연치료제 등 개인맞춤형 약물처방을 받는다.

“나는 흡연이 인명을 살상한다는 명백한 증거를 남기며 죽어간다.”

과거 한 담배브랜드 광고모델로 활동했던 웨인 맥라렌이 숨을 거두며 남긴 말이다. 아마 웨인 맥라렌은 자신이 흡연문화를 조성했다는 사실이 뇌리에 계속 배회했을 것이다. 이처럼 흡연은 백해무익(百害無益)한 존재다. 담배에는 제1군 발암물질인 비닐크롤라이드, 비소, 니켈화합물, 크롬, 카드뮴 등 60여종의 발암물질과 4000여종의 화학물질이 함유돼 있어 ▲후두암 ▲구강암 ▲식도암 ▲신장암 ▲췌장암 ▲방광암 등 각종 암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본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을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본인의 의지로 금연성공확률은 고작 3~5%. 하지만 약물과 행동요법을 포함한 금연치료는 30~50%의 성공률을 보인다. 이에 정부는 흡연자들이 의료진의 전문적인 상담과 처방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금연을 할 수 있도록 금연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금연지원프로그램으로는 ‘금연캠프’가 존재한다. 이에 기자는 한림대성심병원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에 방문했다.

■금연캠프, 4박5일간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

“처음부터 중독을 계획하고 흡연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초기 흡연자는 흡연 시 발생하는 긍정적인 효과만을 인지하고 흡연량을 조절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어느 순간 중독돼 본인의 의지로 끊을 수 없게 됩니다.”

한림대성심병원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 하경희 총괄팀장은 기자를 만나자마자 열변을 토해냈다. 무더운 여름 날씨도 물리칠 수 있는 힘이 팀장의 말에서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바쁜 시간을 쪼개 금연캠프를 안내해주는 팀장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금연캠프는 4박5일간의 전문치료형 금연캠프와 1박2일의 일반지원형 금연캠프로 나뉜다. 전문치료형 참가자는 병원에서 집중적인 심리상담과 검진, 약물치료, 교육 등 전문금연치료를 받는다. 참가대상자는 악성종양, 만성폐질환, 심뇌혈관질환 등 흡연과 관련한 질병이 있거나 20년 이상 담배를 피우고 2회 이상 금연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다. 반면 일반지원형은 금연교육과 그룹심리상담을 제공한다. 일반지원형은 흡연자에게 강력한 금연동기를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경희 총괄팀장은 “금연캠프의 입소대상자는 과거 금연시도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며 “혼자하는 금연은 무척 어렵기 때문에 흡연에 강한 욕구가 있는 사람이 금연캠프에서 전문의료진과 금연상담사의 도움을 받길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유두진 씨는 “몇 번 금연시도를 했는데 빈번히 실패했다”며 “이번에는 금연에 꼭 성공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두진 씨는 “몇 번 금연시도를 했는데 빈번히 실패했다”며 “이번에는 금연에 꼭 성공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니코틴중독, 엄연히 질병입니다.

대체로 금연에 시도했지만 빈번히 실패한 사람들은 본인의 의지를 탓한다. 하지만 본인을 비하해서는 안 된다. 흡연은 엄연히 중독이고 중독은 질병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금연지원프로그램이 바로 ‘금연캠프’다.

흡연자들이 담배에 중독된 이유는 니코틴 때문이다. 흡연 시 니코틴은 혈관을 통해 7초 만에 뇌에 도달한다. 니코틴은 쾌락중추에서 니코틴수용체와 결합해 쾌락중추말단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물질을 분비한다. 도파민은 쾌감을 느끼게 하는데 문제는 수십 분이 지나면 도파민 수치도 다시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흡연자는 금단증상을 느껴 다시 담배를 찾게 된다.

이에 금연캠프에서는 간호사, 심리상담사, 운영진을 통해 전문적인 체계로 단계적으로 금연욕구를 조절해준다. 무엇보다 금연캠프 입소에 앞서 폐기능검사, 심전도검사, 흉부CT촬영, 니코틴의존도검사 등을 진행한 후 전문가로부터 금연보조제와 금연치료제 등 개인맞춤형 약물처방을 받는다.

약물로는 보조제와 치료제의 두 종류가 있다. 보조제는 니코틴대체제로 패치나 껌 등이 있다. 대체제는 체내 니코틴함량을 유지해 일시적으로 금단증상을 완화시키고 흡연충동을 가라앉히지만 니코틴함량이 낮아 금단증상을 100% 없앨 수는 없다. 따라서 니코틴의존성이 높은 사람에게는 전문의약품인 금연치료제를 처방한다.

금연치료제로는 바레니클린이 많이 사용된다. 바레니클린은 뇌세포의 니코틴수용체와 결합해 담배가 주는 쾌락을 차단한다. 하지만 바레니클린을 복용한다고 할지라도 금연에 성공한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금연의지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혜미 교수는 “금연치료약물을 처방받지 않는 입소자는 2~3%에 불과하다”며 “금연캠프 입소 전 사전면담을 통해 필요에 따라 입소 전 금연치료약물을 미리 처방하고 약물에 관해 상세히 설명하는 만큼 입소자분들도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따라온다”고 설명했다.

입소자 유두진 씨(42세, 남)는 “그동안 혼자만의 의지로 금연을 시도했는데 금연캠프에 와서야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금연캠프에 와서 흡연은 습관이 아닌 중독이라는 것을 안 만큼 금연에 성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룹상담은 그동안 실패했던 금연경험과 고충을 서로 털어놓으며 함께 할 수 있다는 의지를 쌓게 해 준다.
그룹상담은 그동안 실패했던 금연경험과 고충을 서로 털어놓으며 함께 할 수 있다는 의지를 쌓게 해 준다.

■그룹상담 “혼자는 어렵지만 함께하면 쉬워요”

“금연으로 모은 돈으로 아내를 위한 반지를 맞추고 싶다. 하루에 5000원씩 담배를 한 갑씩 피우는데 금연하면 한 달에 15만원을 모을 수 있다. 이 돈으로 그동안 고생한 아내에게 선물을 꼭 해주고 싶다.”

금연캠프 3일차에 진행된 그룹심리상담에 한 입소자가 했던 말이다. 입소자의 한마디에 화기애애했던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았다. 아마 그동안 본인의 흡연으로 고생했던 가족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을 거라 짐작된다. 하지만 침묵도 잠시 입소자들은 한 명씩 금연에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4박5일 동안 운영되는 금연캠프는 장점이 많았다. 금연약물 처방, 심리상담가의 그룹상담 및 개인에게 집중된 심화상담, 요가나 명상, 헬스 등 다양한 개인맞춤형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그중 최고의 프로그램은 개인적으로 ‘그룹상담’이었다. 그룹상담을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선정한 이유는 ‘유대감’에 있다. 입소자들은 금연에 빈번히 실패한 만큼 많이 지쳐있었다. 하지만 서로 실패했던 금연경험과 고충을 털어놓으며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그룹상담을 통해 함께 쌓을 수 있었다. 또  퇴소 후에도 6개월~1년까지 추적관리해 그들의 의지를 확인한다는 것도 한몫했다.

한림대성심병원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 손보경 금연상담사는 “캠프 기간 동안 2번의 개인상담과 4번의 그룹상담을 진행한다”며 “그룹상담에서는 금연의 가치, 금연목표 세우기 등 공통적인 사안 등을 이야기하는 반면 개인상담에서는 남에게 말하기 힘든 개인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며 퇴소 후의 금연계획을 세운다”고 설명했다.

*힘든 금연, 경기남부금연센터와 함께하세요(문의 : 031-385-9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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