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계속 미룬 치과치료…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수 있어”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계속 미룬 치과치료…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수 있어”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9.1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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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사실 치과는 자주 방문하고 싶은 공간은 아니다. ‘드르륵’ 소리를 내는 기계음과 고통은 치과방문을 미루게 하는 주범이다.

문제는 치과진료를 계속 미루다 보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 칼럼에서 필자는 자연치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자연치아를 발치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자연치아를 뽑아야 하는 상황에 관해 알아보려 한다.

자연치아를 뽑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치주질환(치주염, 풍치)’이다. 치주질환의 원인은 치아와 잇몸에 끼는 음식물이다. 치아와 잇몸에 낀 음식물은 세균과 결합해 얇은 ‘치태(플라그)’를 생성하는데 다행히 초기 치태는 칫솔, 치실, 치간칫솔 등 구강위생용품으로 치태를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제거가 되지 않은 치태는 침의 칼슘성분과 결합해 딱딱하게 굳어가는 석회화현상이 발생해 ‘치석(calculus)’으로 변형된다. 치석은 제거가 어렵고 치석 표면이나 하방에 치태나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즉 치석 주변에 또 다른 치태가 발생해 치석으로 변하는 것이다.

또 치석에 있는 치태와 세균에서 잇몸뼈를 공격하는 독소를 내뿜기 때문에 치아건강에 치명적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독소로 인해 치아를 잡고 있는 잇몸뼈(이틀뼈, 치조골)가 녹기 시작하는 염증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치주염’ 혹은 ‘치주질환’이라 한다. 결국 치주질환을 방치하면 치아를 잡고 있는 뼈가 녹아 치아가 흔들리게 되고 심한 경우 스스로 빠지게 된다. 옛날 어른들이 잇몸에 바람이 들어 치아가 빠졌다고 하는 ‘풍치’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치주질환으로 인한 치아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치석이 쌓여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치과의사들은 치주질환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받을 것을 추천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케일링은 언제 받아야 할까? 치아표면에 치석이 형성돼 제거가 어려운 기간은 통상 3개월이다. 따라서 스케일링은 3개월마다 받는 것을 권장한다. 만일 올바른 양치와 적절한 구강위생용품 사용으로 구강환경이 깨끗하다면 6개월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좋다.

문제는 이미 발생한 치주질환으로 잇몸이 붓고 피가 나 스케일링만으로는 청소가 어려울 때다. 이때는 잇몸에 국소마취를 한 후 치아뿌리에 붙은 치석과 세균을 제거하는 잇몸치료(큐렛티지)를 진행해야하며 경우 따라서는 잇몸수술(치주수술, 치은판막소파술)을 고려해야한다. 단 잇몸치료는 적어도 치아뿌리끝의 1/3정도 건강한 뼈가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치주질환을 방치하면 치아뿌리의 절반 이상이 녹아 치아가 흔들리고 붓고 피가 난다. 이런 경우 자연치아를 살리고 싶어도 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치과의사도 어쩔 수 없이 치아를 빼는 강수(强首)를 두는 것이다. 치아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 누차 강조하지만 평소 올바르고 꼼꼼한 양치질과 정기적인 스케일링이야 말로 치아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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