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고통은 잠깐 행복은 오래…고통스러운 신경치료 꼭 해야할까?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고통은 잠깐 행복은 오래…고통스러운 신경치료 꼭 해야할까?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9.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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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건강한 치아를 위해서는 ‘333법칙’을 지켜야 한다. 333법칙은 하루에 3번, 식후 3분 이내, 3분의 양치질을 뜻한다. 하지만 칫솔질만으로는 치아 사이의 음식물 찌꺼기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치실 같은 구강위생용품을 통해 치아를 관리해야한다.

지난 칼럼에서 얘기했지만 치아 내 음식물 찌꺼기를 방치하면 치주질환으로 악화한다. 치주질환은 치아뿌리를 녹이기 때문에 자연치아를 살리고 싶어도 살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치주질환 외에도 치아 속 신경이 죽은 경우에도 치아를 발치해야한다.

치아신경(치수, pulp)이 죽는 가장 큰 이유는 ‘충치’다. 충치는 치아가 갖고 있는 두 개의 방어막(법랑질, 상아질)을 뚫고 치아 내부의 신경을 공격한다.

충치가 신경까지 침범했다면 ‘신경치료(근관치료, endodontic treatment)’를 고려해야한다. 다행히 신경치료의 성공률은 80%에 육박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 하지만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는 20%의 확률로 5년 이상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신경치료의 성공률을 80%에서 90%까지 올려 신경치료 후에도 자연치아를 오래 사용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려 한다.

첫 번째 방법은 ‘재신경치료(re-endodontic treatment)’다. 신경치료를 한 번 했을 때 잘하지 왜 또 해야하는지 의아해할 수 있다. 이유는 치아구조 때문이다.

치아뿌리는 광학현미경으로도 안 보일 정도의 작은 신경들과 미세한 관구조, 세균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세균의 입장에서 봤을 때 신경치료 시 사용하는 뾰족한 기구들은 사실 뭉툭한 기구다. 이런 이유로 염증제거와 소독에 한계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 구불구불 휘어져 있는 치아뿌리로 신경치료용 기구들이 파절되기도 한다. 따라서 재신경치료는 CT나 방사선검사를 통해 혹시라도 발견되지 못한 충치를 확인, 더욱 집중해 치료하는 맞춤형 신경치료인 셈이다.

두 번째로는 ‘치근단절제술(apicoectomy)’이 있다. 치근단절제술은 가장 문제가 되는 치아뿌리 끝은 잘라내고 좋은 재료(MTA)로 잘 메워 염증을 없애는 방법이다. 즉 복잡하게 얽혀있는 구도심 뒷골목을 싹 밀어버려 염증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다. 단 치근단절제술은 앞니나 작은 어금니까지만 가능하고 치과용미세현미경 없이는 치료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치아재식술(replantation)’이다. 염증은 치아뿌리 끝 3mm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치아재식술은 치아를 조심히 발치한 후 구강 밖에서 치아뿌리 3mm를 잘라낸 후 좋은 재료(MTA)로 메워 15분 내 다시 구강 내로 넣는 치료방법이다. 치아재식술의 가장 큰 장점은 치아뿌리 끝 염증제거와 자연치아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치아재식술은 아래쪽 어금니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특히 제2대구치(두 번째 큰어금니)에 가장 효과적이다. 단 뿌리가 부러지면 안 되기 때문에 발치과정이 매우 중요하고 치근단절제술처럼 치과용 미세현미경이 없으면 치료가 불가능하다.

사실 치과의사 입장에서도 치아 신경치료 후 ▲재신경치료 ▲치근단절제술 ▲치아재식술은 피하고 싶다. 하지만 누차 강조하지만 자연치아를 보존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에 치과의사로서 내릴 수밖에 없는 선택이다. 위의 3가지 방법은 고통스러운 치료법이다. 하지만 잠깐의 고통으로 자연치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면 감수해야 할 고통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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