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머리에 물이 차는 뇌수두증을 아시나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머리에 물이 차는 뇌수두증을 아시나요?
  • 김미경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0.09.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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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외과·재활센터장
김미경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외과·재활센터장

강아지의 뇌에는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CSF)이 흐른다. 이는 신경조직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며,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뇌척수액은 생성과 흡수를 반복하며 일정량을 유지한다. 생성이 과도하거나 흡수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정상 이상의 뇌척수액이 축적되면서 신경조직을 압박하게 된다. 이때 뇌압상승으로 발작, 경련 등의 신경 증상을 발현할 수 있다.

뇌수두증은 대부분 선천적인 원인으로 발병하나 뇌척수액의 통로를 막는 염증이나 종양의 발생 등 후천적인 원인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다. 압박을 받는 뇌의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발현되는데 대표적으로 경련이나 발작이 흔하게 관찰된다. 이밖에도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행동을 반복하거나 마비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이마부분이 튀어나오고 안구가 돌출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사시가 나타나는 모습도 전형적으로 관찰된다.

뇌수두증이 의심되면 임상적으로 보이는 증상을 확인하고 뇌실초음파 또는 MRI촬영을 통해 확장된 뇌실을 확인해 뇌수두증의 정도를 파악하고 진단할 수 있다.

뇌수두증은 내과적 약물로 신경증상의 발현을 조절하고 과도하게 생성된 뇌척수액을 제거해 관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장기적인 약복용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수술적인 교정이 필요하다. 뇌압상승으로 뇌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신경손상이 진행되게 되는데, 신경세포는 재생이 어렵기 때문에 손상이 더 진행되기 전에 수술해야 최대한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은 VP shunt(뇌실복강단락)를 장착하는 것이다.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뚫고 뇌실 카테터를 확장된 뇌실에 장착해 두개골 표면에 고정한 후, 일정 압력 이상으로 상승하게 되면 밸브를 통해 과도하게 생성된 뇌척수액을 복강으로 배출하는 원리다.

오랜 기간 손상된 뇌는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수술 후에는 뇌압이 일정 압력으로 유지되면서 압박을 받던 부분이 완화됨으로써 임상증상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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