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훈 교수의 피부의료기기 이야기] 탈모치료용 레이저기기, 정말 효과 있을까?
[허창훈 교수의 피부의료기기 이야기] 탈모치료용 레이저기기, 정말 효과 있을까?
  •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ㅣ정리·한정선 기자 (desk@k-health.com)
  • 승인 2020.09.23 20: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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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발 레이저, 남성호르몬성 탈모 보조치료 유용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로마의 독재자로 유명한 율리우스 시저(Julius Caesar)의 이름은 ‘풍성한 머리를 가진(카이사르)’이라는 의미인데도 탈모를 피해갈 수 없어 탈모치료를 위해 연인인 클레오파트라가 수많은 방법을 동원했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탈모는 크게 ‘빠지는 형태’와 ‘가늘어지는 형태’가 있으며 전체의 90% 이상인, 일명 ‘대머리’탈모는 안드로겐탈모증(남성호르몬성 탈모증)으로 모발이 가늘어지는 것이다. 가장 표준적인 치료법은 먹는 약(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바르는 약(미녹시딜, 알파트리올), 자가모발이식 등 세 가지다.

하지만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의료기기가 있다. 차세대발명품 중 하나로 2000년 타임지에 소개된 이 제품은 2007년 세계에서 첫 탈모치료용 의료기기로 미국 FDA허가를 받고 ‘헤어맥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시판 초기 탈모치료를 전공한 대다수 의사들은 “말도 안 되는 제품”이라며 효과를 반신반의했다. 보통 치료법이나 약품은 개발 전 기전연구 또는 발표가 선행돼야하며 임상효과는 물론 정확하지는 않아도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치료법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이 제품의 경우 시술전후 사진을 봐도 온전히 믿기 어려울 정도였고 논문으로 발표될 만큼 잘 디자인된 연구가 전무한 상태였으며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해 미국 FDA의 허가는 안전성에 국한될 뿐 효과에 대해서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LG전자의 탈모치료용 레이저 : 치료 전(왼쪽)과 치료 4개월 후 정수리 모습(오른쪽).
LG전자의 탈모치료용 레이저 : 치료 전(왼쪽)과 치료 4개월 후 정수리 모습(오른쪽).

이 가운데 국내기업 원텍이 레이저 탈모의료기기개발에 나섰다. 2009년~2010년까지 총 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조군까지 설정, 필자가 중심이 돼 6개월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당 평균 17.2개의 모발 수가 증가했고 평균모발두께도 12.6㎛ 더 굵어졌다.

이는 과학적 비교연구를 통해 효과를 검증한 세계 첫 연구사례였으며 이를 통해 국내 제1호 탈모치료용 레이저 허가와 세계최초로 SCI급 논문에 등재되는 영광을 얻었다. 이후 여러 연구자들이 지속적으로 임상연구를 발표하면서 최근에는 의학학술지도 탈모치료레이저의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올해에도 필자는 LG전자와 세포 및 동물실험 공동연구를 통해 탈모유형에 따른 맞춤조절형 탈모치료용 레이저를 개발했다. 또 결과평가를 위한 촬영장비를 공동개발하고 임상연구를 진행, 9월 초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이 기기는 기존치료법 적용이 어렵거나 기존치료에 추가효과를 원할 경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탈모치료용 레이저선택 시 기억해야할 점은 임상시험여부다. 이는 간단히 ‘의료기기’라는 문구가 있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보다 정확한 정보는 식약처 홈페이지 ‘의료기기 전자민원창구’의 제품정보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탈모치료용 레이저는 안드로겐탈모증치료에만 허가됐으며 원형탈모 등 다른 탈모엔 효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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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영 2020-10-03 11:56:54
효과있습니다~~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