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관리 ‘염증성장질환’…생물학적제제는 언제 투약해야?
평생 관리 ‘염증성장질환’…생물학적제제는 언제 투약해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9.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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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 연구팀, 국내 최초 신약 적정투약시기 제시
‘2번째 악화 전 투약’이 수술률·입원률 유의하게 낮음 확인
(사진 왼쪽부터)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곽민섭 교수·차재명 교수

염증성장질환은 완치가 어려운 난치성질환으로 평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치료방법을 선택해 증상을 잘 조절하면 얼마든지 평범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에는 염증성장질환 치료에도 생물학적제제(질환 유발요인만을 선택적으로 억제)가 사용되면서 환자들이 한결 부담 없이 오래 치료효과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생물학적제제의 적정 투약시기다. 보험적용조건과 다양한 임상경과 등이 영향을 미치다 보니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제제의 적정 투약시기를 딱 정의 내리기 어려웠던 것.  

이러한 상황에서 강동경희대병원 염증성장질환 연구팀(소화기내과 곽민섭·차재명 교수)이 8년간의 크론병환자의 치료효과를 분석해 생물학적제제의 적정 투약시기를 새롭게 제시했다.

강동경희대병원에 따르면 연구팀은 2009~2016년까지의 크론병환자 2173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상적으로 두 번째 악화되기 전에 생물학적제제를 투약했던 환자들이 3번째 악화 이후 투약했던 환자들에 비해 수술율과 응급실을 경유한 입원율이 유의하게 더 낮았음을 확인했다.

염증성장질환은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뉜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에 국한해 염증이 발생하는 반면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염증이 발생한다. 모두 복통, 설사, 혈변, 체중감소, 발열 등이 나타나지만 특히 크론병은 장뿐 아니라 관절, 눈, 피부 등에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염증성장질환은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돼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치료방법을 조절해야한다. 특히 기존 약물로 잘 치료되지 않는 중증도 이상의 환자들은 생물학적제제 투약을 고려해볼 수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부작용은 적고 치료효과는 매우 뛰어나 질병의 경과를 호전시키고 염증성장질환으로 인한 수술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다만 생물학적제제 역시 가능한 일찍 투약을 시작해야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까다로운 보험규정으로 인해 모든 환자에게 조기 투약을 권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나마 서양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생물학적제제의 조기 투약시점이 ‘2년 이내’로 정의돼왔지만 환자마다 중등도와 경과가 다르다는 점에서 이것도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따라서 보다 명확한 투약기준을 제시한 이번 연구결과는 염증성장질환 치료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전망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과거 서양의 연구결과를 기준으로 생물학적제제의 조기 치료를 일률적으로 ‘2년 이내에 투약’하는 것으로 정의했지만 환자마다 임상경과가 매우 다양해서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임상경과가 2번째 악화되기 전에 투약’이라는 새로운 치료방침을 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염증성장질환은 무엇보다 젊은 시절에 발병해 평생을 치료해야하는 난치병으로 조기진단과 더불어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며 “이러한 점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염증성장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염증성장질환의 적정 투약 시기를 제시한 첫 번째 연구로 국제학술잡지 Medicine 2020년 3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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