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화장품광고에 거센 ‘젠더리스’ 열풍
색조화장품광고에 거센 ‘젠더리스’ 열풍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0.09.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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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강다니엘을 모델로 기용한 지방시뷰티는 제품을 활용한 메이크업화보를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출처=코스모폴리탄)
지난해부터 강다니엘을 모델로 기용한 지방시뷰티는 제품을 활용한 메이크업화보를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사진=코스모폴리탄).

여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색조화장품광고에 남자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화장품에도 성별구분이 없다는 ‘젠더리스’ 현상에 따라 남성소비자까지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남성모델 대부분이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10~20대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일 뿐이란 지적도 나온다.

광고전문매체 AP신문의 ‘2020년 5월 광고동향’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광고계약은 총 154건으로 남녀성비는 52.3% 대 42.9%로 나타났다. 남자모델을 기용한 브랜드가 약 10% 많았던 것이다. 특히 남자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은 뷰티업계에서 두드러진다.

과거에도 색조화장품광고에 남성모델이 등장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제품을 사용하기보다는 들고 있는 식이었다. 일례로 색조메이크업브랜드 포렌코즈는 2016년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발탁했다. 제품을 바르기보다는 들고있거나 여성모델에게 발라주는 모습을 연출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 최근 광고는 남성모델이 직접 립스틱을 바르고 입술과 볼을 붉게 물들인 장면을 가감 없이 내보낸다. 이는 화장품업계에도 ‘젠더리스(Genderless, 성별의 경계가 없어짐)’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남성전용제품을 새로 출시하는 것이 아닌 기존 제품을 광고해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남성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릴리바이레드가 시초다. 릴리바이레드는 2017년 제이비제이 소속 권현빈을 발탁, 과일을 연상시키는 상큼한 컨셉의 메이크업화보를 선보였다. 특히 신제품은 ‘권현빈틴트’라 불리며 인기몰이를 했다. 올해도 골든차일드 보민을 새 모델로 선정해 남자도 얼마든지 색조제품의 매력을 뽐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방시뷰티는 지난해 워너원 강다니엘을 공식모델로 발탁했다. 지난 6월에는 강다니엘이 직접 메이크업을 배우는 영상을 공개해 제품홍보는 물론 남성이 화장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지방시뷰티에 따르면 강다니엘을 모델로 기용한 이후 매출이 향상됐으며 새로운 고객층이 늘어나 브랜드인지도 또한 높아졌다.

김우석을 모델로 기용한 클리오는 '랜선팬민업'을 개최하고 '김우석기획세트'를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사진=클리오).
김우석을 모델로 기용한 클리오는 '랜선팬민업'을 개최하고 '김우석기획세트'를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사진=클리오).

베네피트는 대표제품인 틴트를 오랫동안 유진, 송지효 등 여자모델을 내세워 광고했다. 그런데 지난해 처음 남성모델로 하성운을 발탁해 화제가 됐다. 클리오도 이례적으로 올해 업텐션, 엑스원 소속 김우석을 남성모델로 발탁했다.

클리오 마케팅홍보담당 우혜원 대리는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에 보다 신선한 변화를 주고 싶어 남성모델을 선정했다”며 “김우석이 직접 바르고 소개한 제품이 모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신제품의 판매량은 전일 대비 20배 가까이 치솟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기 많은 남자아이돌을 모델로 기용하는 것이 10~20대 여성고객들의 팬심을 공략하는 상술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대다수의 브랜드가 제품 구매 시 모델사진이 담긴 랜덤포토카드, 브로마이드 등의 굿즈를 증정해 구매를 부추긴다.

아직은 짙은 색조화장을 한 남성모델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고객층을 넓히고 인식을 개선하기보다 모델의 기존 팬을 공략하는 마케팅에 그치는 것이다.

강홍지(만 26세, 여)씨는 “스킨케어제품은 몰라도 남자모델이 색조화장을 짙게 한 채 광고하는 것은 구매 욕구를 부르기보다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민승(만 25세, 여)씨는 “좋아하는 아이돌멤버가 모델이라면 구매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딱히 화보만 보고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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