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자살률↑…“일자리 등 정책 마련에 청년 참여 확대해야”
20대 여성 자살률↑…“일자리 등 정책 마련에 청년 참여 확대해야”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0.09.2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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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숙 의원, 청년여성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할 것

통계청 국가자살동향에 따르면 올해(1월~6월) 서울 거주 자살사망자 중 20대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시에서 제공한 올해(1월~7월) 응급실 자살시도자 수는 전체 5000여건 중 20대 여성이 20%가 넘는 등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특히 같은 연령대 남성과 비교해 2.6배 높았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8일 20대 여성의 자해 및 자살시도 증가에 따른 해법을 찾기 위해 긴급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국회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확산방지를 위해 국회 내 외부인출입이 제한돼 25일 온라인생중계로 진행됐다. 

정춘숙 의원은 “이 시대를 새롭게 이끌어갈 청년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선택에 내몰리는 것은 우리 사회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보내는 위험신호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며 토론회 취지를 밝혔다.

이날 첫 발제에 나선 서울시 코비드19 심리지원단 김현수 단장은 다양한 청년 여성들과 면담을 진행한 결과 20대 여성 자살의 대표적요인으로 ▲취업 및 일자리를 포함한 경제적 요인 ▲안전하지 않은 사회 분위기 ▲보이지 않는 희망을 뽑았다.

김현수 단장은 “여성가족부에서 진행하는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젊은 여성들이 가기 어렵고 청년 관련 기관은 특정한 대학생 그룹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20대 여성들이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다양한 청년들이 직접 제안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표1. 월별청년고용현황(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표1. 월별청년고용현황(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중앙대학교 적십자간호대학 장숙랑 교수는 “한국여성의 경우 1997년생이 1956년생에 비해 자살사망률이 7배 높게 나타난다”며 “청년 여성의 정신건강문제는 가부장적 성별분업, 성차별 등의 문제가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으면서 사회·문화·경제적 불평등이 병합돼 정신건강, 안녕, 행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진행한 ‘청년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예로 들면서 청년 정신건강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청년들의 시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최근 현상을 인류학적으로 고찰한 서울대 인류학과 이현정 교수는 현재 20대 여성들이 사회구조 및 문화변동, 세대·계층·성별문제, 코로나19 등 중층적인 위기구조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재난이 발생하면서 대부분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20대 여성들이 1차적 퇴출 위기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표3. 연령별 상담건수(서울시자살예방센터, 2020년도 서울 1577-0199 상담추이)
표3. 연령별 상담건수(서울시자살예방센터, 2020년도 서울 1577-0199 상담추이)

토론에 참여한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주지영 부센터장은 “서울 1577-0199 상담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3년간 20, 30대 상담건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20대 여성의 상담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10월부터 20대 여성상담건수가 급증한 것은 유명연예인의 자살을 추정할 수 있지만 올해 증가추세는 베르테르 효과로만 단정짓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세밀한 원인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표4,5. 2018~2020년 1월~8월 연령대별 상담건수 변화, 20대 여성 상단검수 증가 추이(서울시자살예방센터, 2020년도 서울 1577-0199 상담추이)
표4,5. 2018~2020년 1월~8월 연령대별 상담건수 변화, 20대 여성 상단검수 증가 추이(서울시자살예방센터, 2020년도 서울 1577-0199 상담추이)

서울대 보건대학원 박건우 연구원은 “한국 밀레니얼 세대의 자살급증 문제는 청년 실업이나 1인 가구 고립 등 사회경제적 요인에 의한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20대 실업률은 2017년 이후 감소하고 있으나 청년층 실업자 수가 코로나19 유행 이후 다시 증가했고 2020년 2분기 이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이기연 교수는 중앙행정기관의 청년 정책을 분석하며 청년관련사업이 고용, 주거, 학자금 정책이 주를 이루는데 이 역시 부채적성격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이기연 교수는 “청년들에게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위해서는 청년 주체를 가시화하고 정책 마련 과정에 청년들의 참여를 확장해야한다”고 말했다.

정춘숙 의원은 “이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차별과 폭력을 경험하는 청년 여성들이 코로나19라는 재난 속에서 더욱 큰 좌절을 겪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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