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생리의학상까지…완치 길 열린 ‘C형간염’ 궁금증 5가지
노벨 생리의학상까지…완치 길 열린 ‘C형간염’ 궁금증 5가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0.0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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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은 무증상 속에서 느리게 진행되지만 만성으로 진행할 확률이 70~80%로 상당히 높고 조기발견·치료하지 못하면 간경변증이나 간암 등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조기발견 시 먹는 약만으로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이 없어도 혈액검사를 통해 감염여부를 확인하고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되기 전 적극 치료받아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조기에 발견하면 먹는 약만으로 완치가 가능해진 ‘C형간염’. 이 희망의 문을 연 3명의 미국·영국 출신 과학자에게 올해의 노벨 생리의학상이 수여됐다.

1975년 하비 올터 박사는 기존의 A형·B형간염과 달리 수혈 관련 간염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간염 바이러스의 존재를 발견해냈고  1989년 마이클 호턴 박사는 이를 C형간염 바이러스로 규명했다. 이후 2005년 영국 찰스 라이스 박사는 C형간염 바이러스의 실험실 모델을 확립, 향후 C형간염 바이러스를 겨냥한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C형간염의 주요 궁금증을 풀어봤다.

■C형간염 감염경로는?

C형간염은 A형·B형간염과 달리 수혈과 주사기를 통한 감염이 주원인이라고 알려졌다. 다만 C형간염 바이러스가 수혈을 매개로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모든 혈액제제는 수혈 전 혈액검사를 진행, 간염 바이러스가 없는 경우에만 수혈을 진행해 현재 수혈을 통한 C형간염 전염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그런데 주사기를 통한 감염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 C형간염 바이러스가 있는 사람에게 사용된 주사기가 다른 사람에게 재사용되는 경우 혈액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것이다.

물론 현재 의료기관에서는 반드시 1회용 주사기를 사용하게 돼 있고 C형간염처럼 감염원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서 활용된 주사기는 별도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주사기 재사용에 의한 C형간염 집단사건이 발생한 바 있어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이밖에도 C형간염은 출혈이 동반되는 문신 또는 피어싱이나 침술, 위험한 성행위나 면도기, 손톱깎이 등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보고돼 일상 속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C형간염 증상은?

C형간염은 무증상이 특징이다. 증상이 있어도 대부분 가벼운 감기처럼 느껴져 바이러스 감염 상태를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보고에 따르면 C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자의 70% 정도에서는 6개월 이상 체내에서 머무르는 만성으로 진행하며 개인차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간경변 및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신동현 교수는 “C형간염은 이렇게 만성으로 진행돼 간경변으로 발전하더라도 간부전 증상이 동반될 때까진 거의 증상이 없어 우연히 혈액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더 많다”며 “바로 이것이 증상이 없어도 C형간염검사를 적극 받아야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C형간염 검사는?

이러한 이유로 해외 각국에서는 이미 C형간염 검사대상을 확대하고 무료로 검사를 받게 하는 등 국가가 나서 C형간염 조기발견을 적극 돕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가검진항목에는 현재 C형간염 검사가 제외돼있다. 간단한 혈액검사로 감염여부를 알 수 있는데도 C형간염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기회조차 닫혀있는 것이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무증상의 C형간염환자들이 또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에 “국가건강검진항목에 C형간염 검사를 정식으로 포함시켜 최소한 C형간염 발병위험이 높아지는 40세 이상을 대상이라도 적극 검사받게 해야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9월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1964년을 대상으로 무료 C형간염 검사를 실시하는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의 성과를 통해 C형간염 검사 국가검진 도입의 타당성을 또 한 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국내의 간질환 전문가들은 C형간염 검사의 국가검진도입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무료검사대상은 검사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당부했다.

■C형간염 치료는?

이렇게까지 C형간염검사가 적극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C형간염이 먹는 약으로 완치가 가능해질 만큼 치료법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현재 C형간염은 조기 발견시 8~12주간 먹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100% 가까이 완치될 수 있다고 보고됐다.

신동현 교수는 “C형간염은 치료법의 발달로 바이러스 박멸이 가능한 병이 됐다”며 “단 간경변 또는 간섬유화가 진행되기 전에 발견해 바이러스를 박멸해야 간암으로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없어도 조기 검사를 통해 감염여부를 확인하고 적극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2018년 대한간학회 차원에서 실시한 ‘전남 구례군 C형간염검진 및 치료지원사업’을 통해 구례군 주민 4235명 가운데 C형간염확진자 17명을 발견, 이 중 16명을 약물치료로 완치시킨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생활 속 관리는?

C형간염은 조기검진과 더불어 생활 속에서 감염위험요인을 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예방백신이 없을뿐더러 주사기, 손톱깎이, 면도기 등 혈액에 노출될 수 있는 일상 속 요인에 의해 언제든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권정현 교수는 “문신, 피어싱을 할 때는 반드시 소독된 도구를 사용하는지 확인하고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은 가족끼리라도 각자 개인 것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술과 담배도 물론 피해야한다. 권정현 교수는 “특히 술을 잘 먹는 사람은 간이 술을 잘 해독하는 것 같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술의 절대량에 비례해 그만큼 간이 손상되고 있는 것”이라며 “간은 우리가 먹는 밥조차도 독이라 생각하고 해독작용을 하는 기관으로 술의 대사작용은 그 자체로 간에 큰 손상을 끼침을 명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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