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의 평균입원기간 7일…기존 2~3주보다 빨라
간이식수술은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말기간질환을 앓는 부모와 간이식을 결정하는 자식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생체장기기증은 진정한 사랑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간이식수술은 매우 힘든 수술일 뿐 더러 공여자에게도 휴유증을 남긴다. 그런데 의료계의 꾸준한 노력을 통해 간이식수술법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도록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최소절개술은 환자의 흉터를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도와 간기증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개복수술에 비해 흉터는 절반, 회복도 빨라
간이식수술은 말기간질환, 간암 등 심각한 간질환의 치료법이다. 정상인의 간을 적출해 환자에게 옮겨 간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개복수술이 많이 시행됐다. 흉부에 20cm이상의 절개창을 내 간을 절제하는 방식으로 복부에 큰 흉터를 남길 수밖에 없다.
이에 수술흉터를 줄이는 최소절개술이 고안됐다. 기증자의 우측 갈비뼈 아래 9~13cm 가량의 절개창을 통해 기증자의 간 일부를 적출하는 것이다.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빨라 수술 후 조기보행도 가능하다. 초기에는 마른 여자 기증자에게만 적용됐지만 수술법의 발전으로 지금은 성별 관계없이 시행된다. 또 해부학적 기형여부와도 상관없이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생체간이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여자의 안전이다. 최소절개술은 담도·혈관에 기형이 있는 모든 기증자와 수혜자에게 이식편의 위치와 상관없이 적용가능하다. 또 기존개복수술과 비슷한 수준의 합병증발생률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정동환 교수는 “최소절개술은 풍부한 생체간이식 수술경험에서 비롯된 수술법으로 간의 좌엽 또는 우엽에 상관없이 절제할 수 있다”며 “단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사의 해부학지식과 수술경험이 풍부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합병증발생률 2%...평균입원기간↓
정동환 교수팀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약 300건 이상의 간절제수술을 최소절개로 시행하고 그 결과를 분석했다. 최소절개를 이용한 기증자의 평균입원기간은 7일이었다. 일반적으로 간이식 수술 후 입원기간이 2~3주인 것을 감안하면 빠른 수준이다.
주요 합병증 발생률은 2% 정도로 복강경수술과 차이가 없었고 추가시술이나 수술을 필요로 한 경우는 1%에 불과했다. 수술시간은 복강경수술보다 한 시간 이상 줄어 간손상도 최소화됐다. 또 전체 간기증자 중 최소절개술을 받은 여성이 65%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흉터가 작아 여성들의 부담이 줄기 때문이다.
이승규 석좌교수는 “간이식 수술에 있어 기증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지금까지 기증자 수술 후 사망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앞으로도 간이식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간기증자들의 수술 후 만족도 향상을 위해 기증자 수술법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