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주사까지? 코로나19 유행 속 헷갈리는 ‘임신부 예방접종’
백일해주사까지? 코로나19 유행 속 헷갈리는 ‘임신부 예방접종’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0.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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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기간에는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이 많다. 백신접종 역시 그중 하나이며 특히 독감백신과 Tdap백신은 자신과 태아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접종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유행 속 환절기를 맞으면서 올해는 독감백신 접종이 더욱 강력히 권고되고 있다. 특히 임신부는 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까 더욱 마음이 조급한데 하필 올해는 독감백신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서 접종일정이 지연된 상태다.

다행히 만 12세 이하 어린이와 더불어 임신부의 무료접종은 지난달 25일 일부 의료기관의 유료접종 독감백신을 활용해 재개된 상태이지만 접종일정 지연으로 혼란이 커지면서 독감백신 접종 자체를 불안해하는 임신부들이 많다.

이와 더불어 임신기간에는 비말로 잘 전파되는 또 하나의 호흡기질환 ‘백일해’ 예방을 위해 Tdap백신까지 놓치지 않아야한다. 임신기간 독감 및 Tdap백신접종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독감백신, 임신 중 감염위험 낮추고 아이까지 보호

임신부는 면역력이 낮아 독감 등 호흡기질환에 취약한 고위험군으로 분류, 무료접종대상에 포함된다.

그런데도 질병관리청 조사결과 지난해 기준 임신부의 독감 백신접종률은 3명 중 1명꼴(33.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무료접종대상인 어린이가 76.6%, 만 65세 이상 노인이 83.3%의 접종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임신부의 경우 일반인보다 독감에 취약할 뿐 아니라 걸렸을 때 합병증(폐렴을 비롯해 심장질환, 폐질환 등) 발생위험이 높고 유산, 조산 등 임신합병증 위험 또한 증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독감 유행시기에는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한다는 의견이다.

물론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100% 독감에 안 걸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방효과는 확실히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임신기간 독감백신을 접종하면 독감 관련 급성 호흡기 감염위험이 50% 감소하고 독감으로 인한 입원위험이 40% 감소했다. 특히 임신 중 백신을 접종하면 태반을 통해 항체가 태아로 전달돼 백신을 맞지 못하는 생후 6개월 미만 신생아를 독감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

독감백신은 항체 시기를 고려해 10~11월 사이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임신부는 무료접종대상이기 때문에 접종기간 안내문자를 받으면 이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설령 그 기간을 놓쳤더라도 독감은 3~5월까지도 계속될 수 있어 유행시기가 지났더라도 접종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한모체태아의학회가 발표한 임신부 백신접종 관련 권고사항.

■Tdap백신, 신생아 백일해예방 위해 임신기간 접종

독감백신과 더불어 임신부에게 적극 권장되는 또 하나의 예방백신은 Tdap백신이다. Tdap백신은 백일해, 디프테리아, 파상풍 등 3가지 질환을 예방한다.

특히 Tdap백신은 백일해주사라고 불릴 만큼 최근 급증하는 백일해 예방을 위해 반드시 접종하는 것이 좋다. 백일해는 전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12세 이하 연령에서 발병위험이 높으며 영유아에게는 10대 사망원인에 꼽힐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백일해는 태어나서 3개월까지가 가장 위험한 시기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2016년 통계에 따르면 매년 30만명의 3개월 미만 신생아가 백일해로 사망한다. 하지만 신생아는 생후 2, 4, 6개월에 DTap백신을 접종하기 때문에 이 시기 면역을 형성할 수 없다.

따라서 대한모체태아의학회가 권고한 백신접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엄마가 임신 중 Tdap백신을 접종해서 항체를 아기에게 전달, 가장 위험한 시기에 백일해로부터 신생아를 예방하도록 한다. 대한감염학회 성인예방접종 개정안에서도 Tdap백신 접종력이 없는 임신부는 신생아의 백일해 예방을 위해 임신 27~36주 사이에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이 시기에 접종하지 못했다면 출산 직후 접종한다.

임신 계획 단계에서 Tdap백신을 미리 접종할 수도 있지만 임신 중 접종하는 것에 비해 신생아의 백일해 예방에 불리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또 임신 중 Tdap을 접종했더라도 다음 번 임신까지 신생아를 보호할 만큼 충분히 높은 항체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임신할 때마다 Tdap백신 접종이 권고된다. 권고에 따른 신생아의 백일해 예방효과는 69~91%까지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한편 백일해 역시 비말로 쉽게 전파되기 때문에 Tdap백신은 임신부뿐 아니라 의료기관 및 보육시설 종사자, 가족 내 청소년과 성인(부모 또는 조부모) 등 신생아와 자주 접촉하는 사람이라면 신생아와 밀접 접촉하기 2주 전까지 Tdap백신을 접종해야한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대한모체태아의학회 임상진료지침위원회)는 “임신부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면역력이 낮고 질병 발생 시 치료의 어려움 및 부작용이 크다”며 “지금 같은 시기에는 임신 중 접종이 적극 권장되는 독감 및 Tdap백신을 적정시기에 접종하는 것이야말로 본인은 물론, 앞으로 태어날 아기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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