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희망은 있다] ③항암화학요법 필수… 폐암치료제 어디까지 왔나
[폐암, 희망은 있다] ③항암화학요법 필수… 폐암치료제 어디까지 왔나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10.15 2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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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세포폐암 전체 폐암환자 중 80~85% 차지
의료기술 발달로 3기 비소세포폐암 완치 기대
까다로운 급여조건, 폐암환자 치료 고통 증가

폐암은 1998년부터 20년 이상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사망자 29만8820명 중 26.5%가 암이었으며 이 중 22.5%(7825명)가 폐암으로 사망했습니다. 폐암의 5년 생존율은 27.6%로 췌장암에 이어 두 번째로 낮습니다. 폐암은 감기·만성기관지염과 증상이 유사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헬스경향은 10월 14일 ‘폐의 날(매년 10월 둘째주 수요일)’을 맞아 폐암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수술로 종양을 제거했지만 약 20~50%에서 폐암이 재발하기 때문에 폐암에서 항암화학요법은 필수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수술로 종양을 제거했지만 약 20~50%에서 폐암이 재발하기 때문에 폐암에서 항암화학요법은 필수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폐암은 비소세포폐암(NSCLC)과 소세포폐암(SCLC)으로 구분된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환자 중 80~85%를 차지하며 ▲편평상피세포암 ▲선암 ▲대세포함 ▲미분화암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비소세포폐암은 유전자검사를 통해 표피성장인자수용체(이하 EGFR)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해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초기 비소세포폐암은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비소세포암환자의 55~80%가 진단 당시 암이 진행됐거나 전이를 동반하기 때문에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폐암환자에게 항암화학요법의 역할은 타 암종에 비해 매우 중요하다.

비소세포폐암 항암화학요법은 수술전·후로 진행된다.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은 3기 비소세포폐암환자 중 수술을 하기 위해 종양의 크기를 줄일 필요가 있을 때 시행한다. 수술 후 항암치료는 잔존할 수 있는 암세포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한다.

■재발 잦은 폐암, 항암화학요법 필수

폐암의 5년 생존율은 30.2%에 불과한 만큼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초기 자각증상이 미비해 절반가량이 4기(전이성)폐암이 돼서야 진단을 받는다는 것이다.

폐암에서 항암화학요법은 필수다. 이유는 수술로 종양을 제거했지만 약 20~50%에서 재발하기 때문. 결국 대다수의 환자가 항암화학요법의 대상이 된다.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세포독성항암제, 표적치료제)을 사용하며 때론 2차 치료로 면역항암제를 투여한다.

과거 수술이 불가능한 폐암의 유일한 치료법은 부작용이 심하고 생존율향상효과가 낮은 세포독성항암제가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2001년 비소세포폐암에서 최초의 표적치료제인 게피티닙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으며 비소세포폐암환자들에게 한줄기 빛이 됐다.

표적치료제는 표적이 있는 부위에만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부작용이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다르고 부작용도 대체적으로 약한 편이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피부발진, 설사, 간기능 이상 등이다. 드물게 폐섬유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비소세포폐암환자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이하 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이 확인된다. 전체 폐암환자 중 30~40%가 EGFR변이 비소세포폐암이다. 다행히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EGFR유전자 변이만 직접적으로 타깃팅한 표적치료제가 개발됐다. 문제는 표적치료제의 경우 50~60% 환자에게 T790M이라는 2차 돌연변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T790M을 표적으로 하는 3세대 표적치료제 ‘오시머티닙’이 개발됐다. 오시머티닙은 3세대 표적치료제로 1,2세대 표적치료제보다 높은 혈액-뇌장벽 투과율을 보인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조병철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30~40%가 EGFR 변이비소세포폐암환자”라며 “EGFR 변이비소세포폐암 1, 2기 경우에는 수술이 1차적인 치료 방법이고 4기 EGFR 변이비소세포폐암은 ▲엘로티닙 ▲게피티닙 ▲아파티닙 ▲오시머티닙과 같은 EGFR 변이 표적치료제를 1차 치료로 사용해 치료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꿈의 치료제 ‘면역항암제’, 까다로운 건보 기준

과거 3기 비소세포폐암은 항암화학방사선요법 외에는 다른 치료옵션이 없어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졌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출시로 치료옵션이 늘어나면서 3기 비소세포폐암은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면역항암제는 면역치료제 또는 면역관문억제제라고도 불리는데 2018년 면역기전을 밝혀낸 2명의 연구자들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게 됐다.

기존항암치료(방사선요법, 세포독성항암제, 표적치료제)는 DNA 또는 암세포를 발현하는 특정 돌연변이유전자 또는 변형된 단백질을 공격한다. 반면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의 잠재력을 깨워 암세포를 간접적으로 공격하고 암 주변의 종양미세환경을 조절해 치료효과를 장기간 유지시키고 부작용도 적다. 실제로 세포독성항암제는 2~3개월, 표적치료제는 10~12개월, 면역항암제는 이보다 더 긴 치료효과를 보인다. T세포)가 원래 갖고 있는 암세포 제거능력을 다시 회복시켜주는 약이다.

현재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면역항암제는 ▲더발루맙 ▲니볼루맙 ▲펨브롤리주맙 ▲아테졸리주맙 등 총 4가지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으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정한 조건을 충족해야하기 때문에 사용에 제한이 많다.

더발루맙의 경우 세포독성항암제,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 중 수술이 불가능한 비소세포폐암환자만 사용이 가능하다. 또 수술이 불가능한 3기 이상의 비소세포폐암환자가 더발루맙 사용 시 ▲PD-L1 발현율 1% 이상 ▲백금기반 동시적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최소 2주기 이상 시행한 이후 ▲6주 내에 질병진행이 관찰되지 않았다면 1년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니볼루맙은 비세포폐암 중 1차 항암치료에 실패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인 경우 2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 단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2차 치료 중 PD-L1발현율이 10% 이상이어야 한다.

펨브롤리주맙은 ▲전이성 비편평비소세포암 1차 병용치료 ▲PD-L1 발현율 50% 이상인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단독치료 ▲ PD-L1 발현율이 1% 이상이며 1차 항암치료 중 치료 후 진행이 확인된 비소세포폐암 2차 단독치료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병용치료의 조건을 만족해야한다.

아테졸리주맙은 화학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제 혹은 화학항암제와 병용투여하는 조건으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3명 중 1명은 3기에 진단되며 대부분 수술적절제가 불가능한 상태로 발견된다”며 “과거 4기 비소세포폐암 5년 생존율은 4~5% 정도였지만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 여러 치료제가 나와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칠 교수는 “표적치료제만 내성률이 발현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다”며 “모든 항암제가 내성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성발생 시점에 내성원인을 파악한 후 다른 항암제를 사용해 치료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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