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바이러스’ 사라지는 날 머지않아 옵니다
‘C형간염 바이러스’ 사라지는 날 머지않아 옵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0.2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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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간재단-대한간학회, ‘간의 날’ 기념식 개최
2030년까지 국내 C형간염 퇴치 목표로 비전·전략 발표

“앞으로 10년 후에는 C형간염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없게 하겠다.”

C형간염 퇴치를 향한 간질환 전문가들의 일성이 현장을 가득 채웠다.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21번째 ‘간(肝)의 날(10월 20일)’을 맞아 더플라자호텔에서 간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예년보다 규모는 축소됐지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특정 질병을 민간 차원에서 퇴치하겠다고 선언한 자리인 만큼 그 의미는 어떤 해보다 컸다는 평가다.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가 올해 주제로 정한 바이러스 간염 포스터

■올해 주제는 ‘바이러스 간염‘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간의 날 즈음을 기념해 매년 주제를 선정, 간질환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올해 주제는 ‘바이러스 간염’.

그중에서도 세계 여러 나라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C형간염이다. C형간염은 B형간염과 더불어 간경변증과 간암의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감염돼도 대부분 무증상이어서 이미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된 후에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고 국가검진항목에서마저 제외돼 있어 다른 바이러스 간염에 비해 더욱 조기발견기회가 적다.

그래도 절망은 이르다. C형간염은 현재 2~3개월만 복용하면 98% 이상 완치가 가능한 경구약제가 개발돼 조기진단만 하면 쉽게 완치 가능하다. 이에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천연두에 이어 C형간염을 퇴치 가능한 질환으로 규정하고 세계 각국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우리나라는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를 중심으로 C형간염 조기진단과 치료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하지만 국내 C형간염환자의 진단과 치료성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더 늦기 전 C형간염 퇴치를 위한 우리나라만의 비전과 행동계획을 간의 날 기념식에서 적극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C형간염 인식·진단율 90%까지 끌어올릴 것

이날 발표된 국내 C형간염 퇴치를 위한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은 크게 ▲C형간염 인지율을 2030년까지 90%까지 향상시키고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C형간염검사 및 진단율을 90% 이상 높이고 ▲C형간염의 진단·치료 비율을 60%에서 2028년까지 90% 이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대한간학회 임영석 총무이사(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경변증과 간암 등의 간질환은 여전히 중장년층의 주요 사망원인이자 국내 질병부담(높은 조기사망률 및 의료비용)이 가장 높은 질환”이라며 “이를 일으키는 주원인인 C형간염을 집중적으로 조기진단·치료하면 전염 가능성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간경변증과 간암을 예방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간재단 서동진 이사장은 ”올해 간의 날 기념식은 C형간염 퇴치를 향한 발걸음을 더 굳건히 하는 자리“라면서 ”정부와 학계 사회 각계각층이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무료 C형간염검사 시범사업 걸림돌 개선해야

현재 C형간염의 조기진단 치료를 위해 간질환 전문가들이 가장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C형간염검사를 국가검진항목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올해 9월부터 10월까지 대한간학회와 질병관리청이 함께 실시하는 1964년 대상 무료 C형간염검사 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도 그 일환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C형간염의 유병률과 위험인자, 조기발견의 비용 효과성을 확인해 국가검진항목에 C형간염검사를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한지 다시 한 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시범사업 현황에 대해 발표한 대한간학회 장재영 정책이사(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정확한 검진자수는 12월 20일 정도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올해 사업예산이 충분하지 못해 대상자 약 80만명 중 6만명 정도만 검사가 가능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수검률 저하가 사업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이어 장재영 정책이사는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해 2차년도 시범사업은 충분한 예산증액(약 35억원)이 뒷받침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내년 시범사업의 대상과 범위 역시 질병관리청과 현재 논의 중으로 C형간염검사의 국가검진항목 도입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한간학회 이한주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C형간염바이러스를 발견한 과학자들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것은 인류의 노력으로 바이러스 퇴치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준 사례”라며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정부를 비롯해 학계, 국민이 힘을 합쳐 C형간염 퇴치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유튜브 채널 개설 등 비대면 홍보 강화

한편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올해 주제인 바이러스 간염에 발맞춰 ‘간 건강을 위해 ABC간염을 확인하세요’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해왔다. 다만 올해는 코로19 상황을 고려해 매년 진행하는 건강강좌 대신 유튜브 채널을 개설, 바이러스 간염 교육영상 및 홍보 포스터를 제작·배포했다.

한국간재단 서동진 이사장은 ”C형간염 퇴치를 향해 더 박차를 가하기로 공식 선포한 만큼 앞으로도 한국간재단과 대한간학회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간질환의 중요성을 알리고 관련 연구에 힘써 국민 간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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