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목잔주름 없앤다는 멀티밤, ‘순삭효과’에 불과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목잔주름 없앤다는 멀티밤, ‘순삭효과’에 불과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20.10.23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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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향장학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의학기술의 발달로 얼굴의 잔주름과 잡티는 물론 푹 꺼진 볼 살까지 채워 넣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제아무리 두꺼운 메이크업으로도 감출 수 없는 곳이 있으니 바로 ‘목주름’이다. 그래서 목과 손등주름은 신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우스갯소리마저 있을 정도다.

최근 이에 대한 걱정을 덜어줄 깜짝 놀랄 만한 발명품이 나왔다. 바로 목주름을 없애준다는 ‘멀티밤’이다. 최근 유명연예인이 사용한다고 소문이 나면서 날개 돋친 듯이 팔린다는 걸 보니 그간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목주름으로 고민했을지 공감이 된다. 하지만 병원에서 온갖 시술과 레이저로도 없애지 못했던 목주름이 단순히 바르는 것만으로도 해결될까라는 의문이 든다.

목주름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도 생기는데 책 읽는 자세가 잘못됐거나 휴대폰, 모니터 등을 많이 볼 경우 목주변의 지속적인 압력으로 인해 혈류가 낮아지고 산소공급이 저해되면서 생긴다.

또 목피부는 얼굴에 비해 진피층과 피하지방층이 2/3 정도에 불과하고 피지선이 적어 쉽게 건조해지고 보호막기능이 매우 떨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목의 피하지방이 소실되면서 한번 생긴 목주름은 계속 깊어지기만 한다. 이처럼 목은 생리적 특성 때문에 노화에 취약하다.

최근 유행하는 목주름을 ‘순삭(순식간에 삭제한다는 표현)’해준다는 화장품을 살펴보니 연어에서 추출했다는 연어 콜라겐, 연어 PDRN성분, 연어 프로테오글리칸 등 연어합성물을 강조한다. 이 연어 시리즈가 인체와 95% 유사한 피쉬 콜라겐으로 피부장벽을 튼튼하게 해주며 진피층까지 케어한다며 많은 화장품리뷰어들과 SNS를 통해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있다.

정말 화장품회사에서 말하는 연어합성물 3종으로 깊게 패인 주름이 채워진다면야 뭐가 걱정일까. 하지만 이 성분들이 주름부위를 채우려면 두꺼운 피부장벽을 통과해야 가능한데 이것이 생각처럼 만만치 않다. 만일 이 성분들로 주름 속 영양, 볼륨, 수분이 채워지고 펴졌다면 피부장벽이 무너진 상태라고 봐도 된다.

대부분 즉각적으로 주름을 펴는 화장품은 필름형성제를 포함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빠른 점착성으로 눈에 보이는 전과 후의 확연한 차이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더구나 임상실험데이터에서도 사용 전후의 도표를 활용하고 휴대편의성을 강조해 계속 덧발라도 괜찮다며 ‘1회 사용만으로 주름개선’이 된다며 홍보한다.

여기에 외국회사의 ‘필름공법’을 통해 촘촘한 그물망구조를 형성한다며 지속적 효과를 강조하는데 이는 결국 유효성분의 효능이 아니라 필름형성공법에 의한 잠깐의 ‘순삭’이라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 

오늘 중요한 소개팅이나 미팅이 잡혀있는데 목주름이 지나치게 신경 쓰인다면 일시적으로는 적극 추천할 만한 화장품일 수도 있다. 게다가 오일로 구성된 ‘밤(Balm)’화장품의 특성상 즉각적 광채효과는 덤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를 꾸준히 덧바르라고 하기에는 제품에 포함된 불필요한 인공향료가 너무 많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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