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자신의 적혈구를 스스로 파괴하는 무서운 질병 ‘면역매개성용혈성빈혈’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자신의 적혈구를 스스로 파괴하는 무서운 질병 ‘면역매개성용혈성빈혈’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0.10.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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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남효승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최근 며칠 사이 우리 강아지 통통이가 너무 기운이 없어요. 자꾸 구석에 숨으려고만 하고 밥도 잘 안 먹으려고 하고평소에는 산책을 가자고 하면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던 아이였는데 산책을 가자고 해도 시큰둥하기만 해요. 어제부터는 걷는 것도 힘이 없고 자꾸 옆으로 풀썩풀썩 쓰러지듯 누우려고만 해요. 자세히 보니 왜 이리 창백해 보이는지. 배는 약간 노란 것 같기도 해서 동물병원에 왔어요.” 바로 며칠 전에 진료를 본 보호자의 말이다.

자신의 면역체계 교란으로 인해 발생하는 면역매개성용혈성빈혈(Immune-Mediated Hemolytic Anemia, 이하 IMHA)은 강아지에게 급성빈혈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다. IMHA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즉 자가항체가 어떤 기전에 의해 자신의 적혈구를 파괴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것이다. 파괴되는 적혈구 주변으로 IgG와 IgM이 가장 많이 붙어있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적혈구에 기생하는 원충성질환이나 심장사상충감염증 등에 의해 이차적으로 IMHA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여러 종양의 발생, 전신염증 상태(췌장염, 다발성 관절염, 담관간염 등)와 같은 이차적인 요소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약물과 관련해서도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백신접종이 IMHA 발생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일반적인 집단에서의 명확한 증거는 없다.

IMHA는 6~7살의 중년의 나이에 주로 발생을 하지만 어느 연령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주로 빈혈과 관련된 임상증상이 나타난다. 앞선 병력청취의 예시처럼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단순히 기운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지나칠 수 수 있다.

일단 IMHA에 이환된 강아지는 ▲기운 없이 축 처져 있고 ▲비틀거리기도 하고 ▲구토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유심히 보면 적혈구용혈로 인해 피부나 잇몸이 하얗게 보이거나 황달이 동반돼 누런 피부를 띄기도 한다. 체온이 올라 몸을 만져보면 평소보다 따뜻한 느낌도 들 것이다. 혈관에서 깨진 적혈구로 오줌의 색깔이 빨갛게 변하거나 황달로 진한 갈색빛으로 바뀌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고 하면 어떤 보호자라도 당연히 동물병원에 올 것이다. 병원에서 혈액검사 및 영상평가를 통해 IMHA를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대부분의 IMHA는 빈혈이 극심한 상태로 발견되므로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또한 저산소증으로 인해 빈호흡이 동반돼 산소공급이 필요하다. 궁극적인 치료는 더 이상의 자신의 적혈구를 깨뜨리지 않게 하도록 면역억압치료가 필요하다.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보면 IMHA에 대한 생존율은 50~88%로 보고돼 생사와 직결된 질병인 것은 틀림없다. 앞에 열거한 임상증상이 보이면 지체 없이 동물병원에 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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