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박영호 교수, 알츠하이머 관련 ‘유전자’ 규명
분당서울대병원 박영호 교수, 알츠하이머 관련 ‘유전자’ 규명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0.11.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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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유전체연관분석 통해 알츠하이머병 연관 유전자 22개 발견
알츠하이머병 예방과 치료제개발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 맞을 것
서양인 대상의 연구결과…향후 국내 환자 대상 후속연구 진행계획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

분당서울대병원은 18일 신경과 박영호 교수팀이 면역세포에 의한 염증반응 및 바이러스감염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알츠하이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에서 661명, 유럽에서 674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연구다.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는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퇴행성뇌질환으로 치매원인 중 약 70% 정도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는 신경세포가 감소해 뇌가 위축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런 알츠하이머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인유전자를 파악하고자 대규모 ‘전장유전체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결과를 확인했다. 전장유전체연관분석은 환자군과 정상군 두 집단에 대한 유전정보를 비교하면서 환자군에서 질환과 연관성을 가진 유전정보를 찾는 방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선적으로 해당 분석방법을 통해 알츠하이머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22개의 유전자를 찾아냈다. 그 다음 관련된 유전자들이 혈액에서 얼마나 많이 발현되는지(발현량)를 총합했다. 이어 발현량의 차이가 알츠하이머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평가함과 동시에 어떤 기전으로 알츠하이머에 관여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정상군에 비해 알츠하이머 환자군에서 유전자의 발현량이 유의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시 말해 전장유전체연관분석에서 알츠하이머와 관련성이 확인된 유전자가 실제로 환자군에서 더 많이 발현된 것이다.   

특히 CD33과 PILRA라고 하는 유전자가 알츠하이머에 크게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래 우리 몸의 식세포는 체내 불필요한 물질을 잡아먹으면서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정상적으로는 알츠하이머 원인물질에 대해서도 식세포가 활동하면서 알츠하이머의 발병을 억제시키게 된다.

하지만 CD33은 식세포의 면역반응을 억제하기 떄문에 알츠하이머를 야기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PILRA는 단순포진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가 세포 안으로 쉽게 침투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하는 원인유전자를 규명하고 나아가 예방과 치료제개발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해 모든 질병은 각 환자마다 발병원인이 다를 뿐 아니라 그만큼 치료방법에도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유전정보 ▲임상정보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맞춤형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기초를 세울 수 있도록 유전자발현의 차이를 분석하게 된 것”이라고 연구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단 이번 연구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우리나라 환자에게 바로 적용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유전체분석결과는 인종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를 설계하고 계속해서 알츠하이머의 진단 및 발병기전을 확인해 나가겠다”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유전신경학(Neurology Genetics)’ 온라인판(9월 30일 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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