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김상진 교수, 새(新) ‘미숙아망막병증 중증도평가지표’ 개발
삼성서울병원 김상진 교수, 새(新) ‘미숙아망막병증 중증도평가지표’ 개발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0.11.18 1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서울병원·케이시안과연구소·하버드대 공동연구팀 발표
‘3단계분류→9단계분류’…병의 악화와 호전 명확히 구분가능해
삼성서울병원 안과 김상진 교수
삼성서울병원 안과 김상진 교수

삼성서울병원은 18일 안과 김상진 교수가 미국 케이시안과연구소·하버드대 연구진과 함께 미숙아망막병증의 새로운 중증도지표를 개발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해 이 지표의 객관적검증까지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숙아망막병증’은 조산으로 태어난 신생아의 망막혈관이 발달이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미숙아망막병증은 혈관이 망막 끝까지 자라지 못한 채 멈추고 그 자리에서 비정상혈관증식이 일어나 망막박리, 출혈 등으로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재태기간(아이가 자궁내환경에서 발달하는 기간) 30주 이하인 경우 50%이상, 24주 미만인 초미숙아의 경우 90%이상에서 미숙아망막병증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미숙아망막병증은 소아망막전문의가 조기진단해 대처하면 상태가 호전되거나 치료가 가능하다.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지나치게 단순했던 기존의 미숙아망막병증 중증도평가시스템을 개선해 보다 세분화된 방안을 고안했다. 특히 망막병증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플러스징후’를 주요기준으로 삼고 병의 단계를 총 9단계로 나눴다. 플러스징후는 미숙아망막병증에서 망막혈관형태의 비정상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치료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의사마다 플러스징후 진단기준이 차이 나는 경우가 많고 기존 3단계분류는 병의 악화 및 호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사진. 1~9단계로 나눈 미숙아망막병증 중증도평가지표
1~9단계로 나눈 미숙아망막병증 중증도평가지표

이에 연구팀은 ▲혈관이 굵어지거나 구불거리는 등 혈관이상을 나타내는 ‘플러스징후’가 없는 경우(1~3단계) ▲이런 징후 나타나기 시작하는 전 단계(4~6단계) ▲플러스징후가 뚜렷한 경우(7~9단계)로 구분했다. 또 각 단계마다 망막병증발병위치와 현재상태 등을 정량화해 값을 매겼다. 

연구팀은 이 지표가 실제 환자에게 적용가능한지 검증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했다. 기존에 미숙아망막병증 진단 시 검안경과 렌즈를 이용해 검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의사에 따라 병의 상태에 대한 판단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모델은 6000여건의 미숙아망막병증 임상데이터를 학습한 후 망막후극부검사결과를 토대로 미숙아망막병증 진단을 보조하도록 했다. 또 미국 케이시안과연구소 등 세계 8개 병원에서 2011년 7월~2016년 12월 사이 촬영한 약 500건의 망막후극부검사자료를 토대로 검증에 나섰다.

그 결과 인공지능이 분석한 새 중증도지표에 따른 미숙아망막병증 진행정도가 실제 임상전문가들의 평가와 일치해 유효성이 입증됐다. 이는 미숙아망막병증의 새 중증도지표가 임상에서도 쓰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검증한 인공지능모델 역시 임상현장에서 보조진단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삼성서울병원 안과 김상진 교수는 “인공지능을 도구 삼아 표준화된 중증도평가지표를 활용해 진단하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병을 가려낼 수 있다”며 “미숙아와 부모의 걱정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주고 중증환자치료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안과학 분야 전세계 최고 권위의 미국안과학회 공식 학술지 ‘Ophthalmology’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