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쪄죽따(쪄죽어도 따뜻한 물에 샤워)족’이 있다면 겨울에는 ‘얼죽아(얼어죽어도 아이스커피)족’이 있다. 그런데 체온이 떨어지기 쉬운 날씨에 ‘찬 음료’ 마셔도 괜찮을까?
한의학에는 오장육부에 질병을 일으키는 6가지 외부유래인 ‘육음(六淫)’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 중 ‘한열(寒熱)’은 너무 차거나 뜨거운 자극이 인체의 정상적 기혈순환을 방해하고 오장육부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찬 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은 정상적인 위장기능·기혈순환 저하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추워지면 근육수축·혈액순환을 통해 체내에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유지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추운 날 찬 음료를 자주 마시면 몸 외부는 물론 위장온도까지 내려가 근육수축과 혈액순환만으로는 찬 기운 극복이 어렵다.
이로 인해 소화불량, 복통, 설사 등 소화기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오한, 근육통, 두통, 면역력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바깥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찬 음료보다 위장기능을 돕고 체온을 높이는 음료가 좋다.
평소 열이 많고 근육량이 많다면 겨울에 찬 음료를 조금 즐겨도 큰 문제가 없지만 ▲소화기질환자 ▲근육량이 적거나 마른 경우 ▲평소 추위에 민감하다면 찬 음료섭취에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는 “차가운 자극 자체가 위장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여름에도 찬 음료는 좋지 않다”며 “만일 찬 음료가 당긴다면 입안에 청량감이 도는 민트류나 박하차를 상온으로 마시는 것도 대안”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