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 난임 원인, 뜻밖에도 ‘갑상선’에 있었네
우리 부부 난임 원인, 뜻밖에도 ‘갑상선’에 있었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2.04 1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갑상선질환, 성호르몬에도 영향…생리불순, 발기부전 등 유발
임신 계획 단계에서부터 부부 모두 갑상선건강 미리 점검
태아에게도 영향 미쳐, 임신 후 진단 시엔 약 복용 꾸준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난임환자는 2017년 20만8704명, 2018년 22만9460명, 2019년 23만802명으로 최근 3년간 평균 약 5%씩 점차 증가하고 있다. 난임은 부부 두 사람의 공통문제인 만큼 부부가 함께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난임은 생물학적으로 임신이 가능한 상태인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부부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보통 결혼 후 피임하지 않고 성관계를 갖는 경우 1년 이내 임신할 확률은 85%, 2년 이내는 95%라고 알려졌다. 따라서 1년이 넘도록 자연적으로 임신이 되지 않으면 산부인과에서 난임검사를 통해 정확히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난임의 원인은 다양하다. 통계적으로 남성요인이 40%, 여성요인이 40%라고 알려졌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김용진 교수는 “남성난임은 정자를 만드는 고환에 이상이 있는 경우, 발기장애, 정액 내 정자가 없는 무정자 등이 주요 원인이며 여성은 자궁과 난소를 연결하는 나팔관이 막혀있는 경우, 난자가 나팔관 속으로 배출되는 배란활동에 장애가 있을 때, 자궁에 이상이 있는 경우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무월경, 생리불순 등으로 임신 영향

그런데 남녀 모두 뜻밖의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갑상선질환이다.

갑상선은 목 앞 중앙 후두와 기관에 붙어있는 4~5cm의 작은 장기로 신진대사와 연계된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해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게 한다. 하지만 갑상선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거나(갑상선기능항진증) 또는 너무 적게 분비되면(갑상선기능저하증) 몸에 다양한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자가항체가 갑상선을 자극해 갑상선호르몬이 과다분비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가슴 두근거림, 손발 떨림, 체중감소, 땀 흘림 등이 대표증상이다. 여기에 더해 여성은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성욕 감퇴 등이 나타나면서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염을 비롯해 수술 등 여러 원인으로 갑상선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는 것인데 이 질환 역시 피로감이나 체중증가 등의 대표증상 외에 무월경, 생리불순 등의 배란장애를 유발해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남성…발기부전, 정자 수·정액 질 떨어뜨려

남성도 갑상선에 문제가 있을 때 난임위험이 높아진다. 갑상선 기능이상은 남성호르몬 수치 이상으로 이어져 발기부전, 성욕감퇴 등을 일으킬 수 있고 특히 갑상선기능저하증인 남성은 정자의 수와 정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 내과 박성운 교수는 “실제로 난임으로 인해 병원을 방문했다가 갑상선질환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임신계획이 있다면 산전검사를 통해 갑상선기능을 미리 점검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갑상선질환의 가족력이나 과거력이 있는 경우, 1형 당뇨를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갑상선상태를 점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임신 후 증가하는 임신호르몬이 갑상선자극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임신 전 갑상선질환이 없던 사람도 임신 후 갑상선질환으로 진다받는 경우가 많다”며 “임신 전뿐 아니라 임신 후에도 갑상선기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갑상선에 이상이 생기면 성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쳐 여성은 무월경과 생리불순, 남성은 정자의 양과 질 저하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임신 후에도 산모나 태아 건강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임신 계획단계부터 미리 갑상선건강을 관리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임신 후엔 태아에게까지 영향 미쳐

임신 후에도 갑상선 건강 점검이 중요한 이유는 산모는 물론, 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박성운 교수는 “태아의 갑상선은 임신 12~13주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모체로부터 갑상선호르몬을 공급받아야한다”며 “만일 산모가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면 모체의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져 태아의 뇌신경발달을 방해하고 조산, 저체중, 유산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인 산모는 갑상선호르몬 과다분비로 심부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태아는 자궁 내 발육부진, 조산, 사산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약 꾸준히 복용, 해조류 등은 적당량 섭취

따라서 갑상선질환을 진단받았다면 서둘러 치료해야한다.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갑상선호르몬수치를 정상범위로 조절하는 약물 복용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임신 전이라면 갑상선질환을 먼저 치료한 뒤 임신을 차차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임신 중 진단받았더라도 약을 임의로 끊지 말고 꾸준히 복용해야한다. 약을 임의로 끊으면 호르몬 수치를 급격히 변화시켜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음식 섭취도 중요하다. 특히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는 적당량 섭취해야한다. 요오드는 갑상선호르몬의 주성분으로 너무 많이 또는 너무 적게 섭취하면 갑상선기능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박성운 교수는 “임신이 안 돼 고민인 부부뿐 아니라 임신 후 또는 평소에 심장 두근거림, 추위와 더위를 쉽게 탐, 피로감 등 갑상선질환 의심증상이 나타난다면 검사를 통해 자신의 갑상선 상태를 확인하고 알맞은 치료·관리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TIP 1. 갑상선기능항진증 자가진단 방법

▲ 생리불순 증상이 나타난다.

▲ 땀이 많아지고 더위를 참기 힘들다.

▲ 심장이 두근거린다.

▲ 배고픔을 자주 느끼며 먹어도 체중이 감소한다.

▲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 눈이 돌출되고 커지며 불편감이 느껴진다.

TIP 2. 갑상선기능저하증 자가진단 방법

▲ 생리불순 증상이 나타난다.

▲ 추위를 쉽게 탄다.

▲ 특별히 더 먹지 않는데도 체중이 증가한다.

▲ 쉽게 피곤하며 기분이 우울하고 힘이 없다.

▲ 기억력, 집중력이 감퇴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