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넘게 속 쓰리고 더부룩…알고 보니 ‘기능성 소화불량’
3개월 넘게 속 쓰리고 더부룩…알고 보니 ‘기능성 소화불량’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2.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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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요인 영향, 연령·기저질환 등 고려해 확진
과음·흡연 피하고 스트레스도 건강하게 풀어야
증상 따라 약물치료 시행, 한방치료 병용 시 효과↑

내시경검사 등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늘 속이 불편하다면 ‘기능성 소화불량’을 한 번쯤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질환은 구체적으로 내시경검사, 혈액검사 등에서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상복부(명치부위) 통증 및 쓰림, 조기 만복감(일찍 배가 불러 평소 식사량을 마치기 어려움), 불쾌한 식후 포만감 등의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보통 이러한 증상이 6개월 동안에 적어도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기능성 소화불량을 의심할 수 있다. 단 환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다양하고 연령과 기저질환 등의 요인을 고려해 추가검사를 시행한 후 정확한 진단을 내리게 된다. 특히 체중감소나 황달, 혈변, 잠에서 깰 정도의 통증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내시경을 포함해 다른 영상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내시경검사 등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3개월 넘게 속이 불편하고 더부룩해 식사 시 어려움이 잦다면 기능성 소화불량을 의심하고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내시경검사 등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3개월 넘게 속이 불편하고 더부룩해 식사 시 어려움이 잦다면 기능성 소화불량을 의심하고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러 가지 요인 영향, 스트레스도 깊은 연관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위의 배출 능력 저하 ▲위 일부가 이완이 잘 안 되는 경우 ▲위장 감각이 지나치게 민감한 경우 ▲뇌와 위장 간 신경계의 조절 이상 ▲위 장관의 감염이나 염증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불안이나 우울증 등 심리적 요인과 스트레스 등도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과 스트레스와의 깊은 연관성이 보고됐다. 기능성 소화불량환자는 정상인과 총 스트레스 양(본인이 주관적으로 느낀 스트레스의 정도)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스트레스 대처방식에 있어 부정적인 경향이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 흡연 및 음주율이 높았으며 운동 실천율은 낮다고 보고됐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이용강 교수는 “스트레스 자체가 기능성 소화불량 발병위험을 높일 수 있는 데다 흡연, 과음 등 소화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생활 등이 겹치면서 건강에 전체적으로 악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상에서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감내해야하지만 이를 음주, 흡연 등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취미생활 등 자신의 기분을 보다 건강한 방식으로 좋게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원인이 워낙 복합적이고 개인마다 두드러지는 증상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 후 자신에게 알맞은 치료 관리법을 안내받고 이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능성 소화불량은 원인이 워낙 복합적이고 개인마다 두드러지는 증상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 후 자신에게 알맞은 치료 관리법을 안내받고 이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들이 좋다는 음식보단 자신에게 맞는 음식 찾아야

기능성 소화불량과 음식의 연관성은 뚜렷하지 않지만 관련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커피나 매운 음식, 고지방식을 피하고 과음과 흡연은 삼간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내과 최수인 교수는 “다만 환자마다 먹고 난 뒤 속이 편한 음식과 불편해지는 음식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러 남들이 좋다는 음식을 억지로 섭취하지 말고 음식 다이어리 작성과 같은 습관을 들여 자기에게 맞는 음식을 찾고 맞지 않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생활습관 교정과 더불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위산분비억제제, 위장관운동촉진제 등 약물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불안·우울감 등 심리적요인이 동반된 환자라면 저용량의 항우울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TIP. 기능성 소화불량, 이럴 때 의심!(6개월 동안 적어도 3개월간 아래 기준을 만족시켰을 때)

1) 한 가지 이상 아래 증상이 있음

- 식후 불편감
- 음식을 다 안 먹었는데도 느껴지는 포만감
- 명치 부위 통증
- 명치 부위 타는 듯한 느낌

2) 위의 증상을 설명할 구조적 질환의 증거(위 내시경을 포함한 검사에서)가 없음

육군자탕 등 한방치료 병용 시 효과 높일 수 있어

한편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대한 한방치료도 그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최근 육군자탕(六君子湯)을 이용한 한방치료를 양방치료와 병용하면 최대 25%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주도한 강동경희대한방내과 고석재 교수는 “547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52건의 무작위 대조시험 분석결과, 육군자탕을 단독 또는 양방치료와 병용 시 단일치료에 비해 25%까지 치료효과가 증대되고 재발율은 50%까지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의학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을 ▲비위(脾胃)가 허약한 경우 ▲한(寒)과 열(熱)이 서로 뒤섞여 엉킨 경우 ▲음식이 정체된 경우 등으로 본다. 육군자탕은 기능성 소화불량에 많이 쓰이는 한약 처방이다.

고석재 교수는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육군자탕 병용치료가 위장관의 움직임을 개선하고 소화 호르몬의 분비를 늘리며 우울증에 대한 개선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방에서는 침치료를 통해 소화기와 연결된 혈자리를 자극하거나 뜸치료로 복부 혈자리에 온열 자극을 전달, 신진대사와 열 발생을 증가시켜 운동성을 개선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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