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스테로이드 진통제’ 제대로 알고 똑똑하게 사용하자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스테로이드 진통제’ 제대로 알고 똑똑하게 사용하자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12.0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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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지난 칼럼에서 발치 후 감염예방을 위해 처방되는 항생제와 진통제에 관해 알아봤다.

대표적인 진통제 성분으로는 ‘엔세이드(NSAIDs)’가 있다. 엔세이드의 정식 명칭은 ‘Non-Steroidal Anti Inflammatory Drugs’로 스테로이드 성분이 없다. 그렇다면 반대로 스테로이드 계열의 항염증약도 있다는 말이다.

스테로이드는 ▲청소년기(2차성징)에 분비되는 ‘성호르몬’ ▲뼈와 근육을 만들고 에너지를 저장하는 등의 ‘합성대사호르몬’ ▲면역, 체온, 혈당 등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코티코스테로이드’ 등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때 치과에서 진통제로 사용하는 스테로이드는 ‘코티코스테로이드’다. 엄밀히 얘기하면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은 콩팥 근처 부신에 나오는 호르몬과 합성한 것으로 항염증효과가 탁월하다. 하지만 잘못된 사용 혹은 장기간 복용 시 오히려 감염위험도가 증가해 골다공증이나 당뇨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숙련된 의사의 처방은 필수다.

스테로이드 복용 시 환자가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이 있는데 환자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대로 호르몬은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갖고 있다. 즉 호르몬은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성분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추가 호르몬이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내 몸에 만들어내는 성분의 양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가령 20정도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A라는 호르몬이 있다. 일시적으로 치아를 발치하거나 여러 이유로 단기간에 외부에서 A호르몬을 10을 추가로 투여했다. 이런 경우 호르몬 총량 30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성으로 A호르몬 분비량이 감소해 호르몬균형이 맞춰진다.

이때 환자가 외부에서 추가로 주고 있던 10의 호르몬을 임의로 중단해버린다면 어떨까. 그때는 내 몸에서 약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던 호르몬이 20보다 적은 수준으로 떨어져 호르몬균형이 깨지게 된다.

‘호르몬 위기’라고 불리는 이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특히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약의 경우 처방받은 대로 복용해야한다. 이런 이유에서 치과에서 약국에서 이 약을 끊을 때는 서서히 용량을 줄여야한다.

스테로이드 약을 먹으면서 서서히 줄여가는 약제라면 처음에 먹을 때 서서히 복용량을 늘려가는 약제도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약물이 신경손상 시 복용하는 약물이다. 비록 스테로이드는 아니지만 치과에서 많이 사용하는 약물이다. 하지만 치과의사조차 그 복용법을 헷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간략하게 알아보겠다.

아래턱 사랑니를 발치하거나 아래턱 어금니 임플란트수술을 하는 경우 신경손상의 가능성이 있다. 이때 손상될 수 있는 신경은 ‘하치조신경(Inferior Alveolar Nerve : IAN)’이다.

하치조신경은 우리가 아래턱 신경치료나 발치를 위해 마취하는 신경으로 마취가 잘되면 입술 절반이 얼얼해지는 영역이다. 문제는 수술과정에서 하치조신경이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하루가 지나도 마취가 덜 풀린 상태 같은 느낌이 지속되거나 찌릿한 신경통이 관찰된다.

따라서 치과의사는 상황에 따라 신경통약을 처방한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은 ‘카바마제핀’과 ‘가바펜틴’ 성분의 약이다. 스테로이드 성분의 경우 서서히 줄여가며 중단한다면 신경손상의 약은 서서히 늘려가며 시작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많은 사람이 슈퍼에서 고추장, 간장을 살 때도 원료, 맛, 용량, 성분, 가격 등 꼼꼼히 따지면서 복용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약만큼은 복약지도를 흘려듣고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문제는 약은 잘못 알고 쓰면 건강에 독이 된다는 것이다. 부디 이 칼럼을 통해 약에 관한 정확한 지식을 얻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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