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곳곳 노리는 ‘건선’…찬바람 쌩쌩 겨울엔 특별 관리
몸 곳곳 노리는 ‘건선’…찬바람 쌩쌩 겨울엔 특별 관리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2.14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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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을 여전히 피부질환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질환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전신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만성 염증성질환이다. 계절과 관계없이 평생 관리가 필요하지만 피부증상은 건조하고 쌀쌀한 이맘때 유독 심해져 겨울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선은 전신 피부 어디에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부위에 따라 치료가 까다로운 난치성건선들이 존재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신 피부 어디에나 발생

건선의 발병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면역세포인 T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피부 각질형성세포가 빠르게 증식하면서 비정상적인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전적요인, 환경적요인, 가족력 등도 건선 발생과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뜻 봐선 아토피피부염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건선은 붉은 병변 위에 흰 각질이 겹겹이 쌓이고 병변이 발생하지 않은 주변 피부와의 경계가 뚜렷하다. 병변 모양은 대부분 판판한 동전 모양 형태(판상건선)인데 성인에서는 농포가 발생하기도 하며(농포성 건선) 어린이와 청소년은 작은 물방울 모양의 붉은 반점이 몸 전체에 나타나기도 한다(물방울 모양 건선).

발병부위도 다양하다. 건선은 두피부터, 팔꿈치, 무릎, 생식기 등 전신 피부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으며 발병부위에 따라 치료가 까다로운 난치성건선들이 존재한다.

그중 두피건선은 전체 건선환자의 50~80%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 두껍고 딱딱한 각질이 전체 두피를 덮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이마와 목 뒤, 귀 근처로까지 퍼지기도 하며 두피를 문지르고 긁으면 탈모가 발생하기도 한다.

전혀 예상치 못한 손발톱에도 건선이 발생한다. 이 경우 손발톱 모양이 얇아지거나 두꺼워지고 깊게 패이기도 한다. 손발톱 변형은 일상뿐 아니라 사회·경제적활동을 크게 방해한다.

건선성관절염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관절 변형 등을 불러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피부 증상이 나타난 후 관절 부기나 통증까지 동반된다면 주치의에게 빨리 알려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관절 부기·통증…건선성관절염 의심해야

건선은 여러 동반질환의 위험도 안고 있다. 대표적으로 관절까지 염증이 침범해 건선성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주로 손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에 부기와 통증을 일으키며 허리가 뻣뻣해지는 강직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개 피부에 건선이 발병한 지 한참 뒤에 나타난다고 알려졌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결국 관절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피부에 건선이 발생한 후 관절에 부기, 통증이 발생했다면 건선성관절염을 의심하고 이를 주치의에게 꼭 알려야한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태균 교수는 “건선성관절염은 관절에 영구적인 손상을 불러올 수 있을 정도로 환자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일반적으로 관절염은 관절조직이 노화돼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건선성관절염은 젊은 건선환자에서도 충분히 발생 가능하기 때문에 관절에 이상이 없는지도 늘 세심하게 살펴야한다”고 강조했다.

겨울철 뜨거운 물 목욕은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든다. 춥지 않을 정도로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고 목욕시간 또한 10~15분 정도로 유지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물학적제제 등 치료방법 다양해져

건선은 평생 증상의 악화와 호전을 반복해서 자신에게 맞는 치료방법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건선은 국소도포제 치료법, 광선치료법, 전신 경구약제 치료법 등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최근에는 건선 발생에 관여하는 염증 매개물질을 직접 억제하는 생물학적제제가 출시, ▲중증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으로 기존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김태균 교수는 “생물학적제제 중에서도 비교적 최근 등장한 인터루킨억제제 계열 치료제들의 경우 PASI(Psoriasis Area Severity Index, 건선의 침범범위와 병변상태를 고려한 심각도 평가지수)점수를 90% 이상 개선하면서 건선증상을 대부분 없애는 수준에 다다랐다”며 “특히 인터루킨17A억제제인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처럼 높은 피부개선은 물론, 건선성관절염이나 두피, 손발톱 같은 난치 부위 건선을 포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치료제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개인 특성에 맞는 여러 치료 옵션들이 존재하는 만큼 건선환자들이 의지를 갖고 적극 치료에 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문가 상의 없이 치료 중단 X

한편 건선환자들이 사용하는 전신면역억제제 및 생물학적제제는 면역을 약화시킬 수 있어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한 건 아닌지 환자들의 걱정이 많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전신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제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한다면 코로나19 감염위험을 높일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로선 건선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보고된 사례는 없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확실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은 이상 임의로 약제를 중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다만 ▲60세 이상의 중등도 이상의 건선질환을 가진 경우 ▲동반질환(심혈관질환, 당뇨병, 간질환, 호흡기계질환 등)을 갖고 있는 경우 ▲흡연자 등 고위험군은 생물학적제제 사용 및 지속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한다.

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 완치 전까지 생물학적제제 사용을 중단·지연해야하며 증상이 있거나 밀접접촉자와 접촉한 경우에도 생물학적제제 사용 전 전문가와 자세한 상담이 필요하다.

TIP. 증상 심해지는 겨울철 이것만은!

1. 목욕은 춥지 않을 정도로 미지근한 물(37~38도)에서 10~15분간 짧게 하기
2. 때는 밀지 말고 피부자극이 덜한 약산성제품으로 부드럽게 닦아내기
3. 목욕 후 3분 내에 전신에 보습제 골고루 바르기
4. 꽉 끼는 옷보다 부드러운 면 소재의 옷 입기
5. 수면과 휴식 균형있게 유지하면서 컨디션 관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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