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 비만, 만만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 비만, 만만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 김동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0.12.1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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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김동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반려견이 잘 안 먹어 마르니 간식이나 사료를 추천해달라거나, 아픈 것 같은데 영양식으로 뭘 해주는 것이 좋냐는 등 여러 질문을 받는다. 맛있는 음식은 잘 먹는데 사료만 안 먹는 거라면 병적인 상태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 말랐다고 말하지만 내 눈엔 통통한 경우도 많다. 요즘은 사람이든 개든 못 먹어서 마른 경우는 드물다. 영양적으로는 과잉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말이다.

사료가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믿을만한 브랜드의 양질의 사료라면 영양적으로는 균형이 충분히 맞춰져 있을 것이다. 사람의 입맛을 북돋우는 나트륨 과잉, 단백질, 지방 과잉의 맛있는 음식을 맛보지 않았다면 그 사료도 충분히 잘 먹을 것이다. 당연하지만 넘치거나 부족할 때 항상 문제는 발생한다. 비만은 대부분 과잉한 것이다.

개와 고양이의 비만도는 ‘BCS(Body Condition Score)’라는 지표를 기준으로 삼는다. BCS는 5단계나 9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5단계에서는 3단계, 9단계 기준에서는 4~5단계가 표준의 체형을 나타낸다. 9단계 기준에서는 6~7단계는 경도비만, 8단계는 중등도비만, 9단계는 고도비만을 나타낸다. 최근에는 유명사료회사에서 BFI(Body Fat Index)라는 기준을 만들어서 BCS에서 부족한 부분인 체지방정도를 체형으로 확인하고 적정체중을 체크하는 방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개가 BCS 7/9 이상이거나 BFI 50% 이상일 때를 일반적인 비만견으로 보고, 그런 환자의 경우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를 짚어보고자 한다.

▲삶의 윤택함과 수명감소

반려견의 삶의 윤택함과 수명에 있어서 비만이 유해하다는 주목할만한 증거는 이미 많다. 특정 대형견종의 수명에 관한 연구에서 이상적인 body condition score(BCS)인 4/9~5/9의 개는 약간 과체중인 6/9~7/9의 개에 비해서 보통 1.8년 더 오래 살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날씬한 개는 만성질환의 시작이 늦었다. 몇몇 보호자는 반려견에게 음식을 제한하는 행동방침에 죄의식이나 공포를 경험한다. 하지만 한 연구는 반려동물이 과체중일 때 삶의 질이 감소하는 것을 보여주고 그에 대비적으로 성공적으로 체중감량 후에 활력, 감정적 장애, 통증 같은 요소가 사라짐으로써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을 보여주는 논문과 자료도 많다.

▲골관절염

비만의 실제적인 효과에 연관돼 중요하게 연구된 질병은 골관절염이다. 이상적인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심신을 쇠약하게 하는 조건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 개의 수명에 관한 연구에서 마른 개는 과체중인 개에 비해 골관절염의 발생 시기가 늦춰졌다. 기전이 확실히 규명되지는 못했지만 과체중인 개에서 무릎의 하중이 증가하는 것은 충분히 무릎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고 이것이 골관절염이라는 결과를 낳는다고 예상된다.

지방세포는 염증성변화를 나타내고 그러한 성향은 무릎의 염증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원인에 상관없이 개에서 파행(절뚝거림)과 통증은 체중을 감량함으로써 완화될 수 있다. 체중의 6~8%만큼 줄이는 것은 주관적, 객관적 파행(절뚝거림)점수를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추간판질환(IVDD : Intervertebral disk disease)

체중관리는 IVDD(일명 디스크)의 가능성이 있는 개에게 강하게 추천된다. 과도한 체중이 석회화된 디스크에 부가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고 디스크 탈출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 역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700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 모든 종의 비만견은 IVDD의 위험성이 증가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IVDD 고위험품종(특히 닥스훈트)은 약간의 과체중인 개에서도 IVDD 위험도가 높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디스크수술을 시행한 BCS가 6/9이거나 더 낮은 개는 그렇지 않은 개보다 7.62배 정도가 수술 후 첫 3~4주 경과에서 별다른 보조 없이 보행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

▲준임상적 상태(Subclinical conditions)

개에서 비만은 염증조절물질,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트리글리세라이드혈증, 고인슐린혈증 등과 관련 있다. 이러한 내분비계와 관련된 변화는 췌장염이나 당뇨와 같은 질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과체중 반려동물에서 질병의 임상증상이 나타나기 전 비정상 수치를 감별해내기 위해서는 생화학 검사가 추천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개의 체중이 증가하는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러한 개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배제하기 위해 반드시 정기적으로 갑상선수치를 확인해야한다. 과체중이라 해도 대부분의 많은 개는 갑상선 수치가 정상이다. 준임상적 상태로 과체중인 반려동물의 보호자와 함께 체중관리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그로 인한 실제적인 결과와 임상증상이 맞아떨어지지 않았을 때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을 나타내기 전이 체중관리를 접근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기다.

▲심호흡기계 효과

비록 개들은 사람처럼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성이 있지는 않지만 개의 비만은 다양한 심호흡기계 상태와 관련이 있다. 개의 체중증가에 대한 한 실험에서 체중증가에 따른 경미한 심장 변화가 확인됐다. 또 안정기와 회복기 심박수는 반려견의 BCS와 운동에 의해 영향받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할 점은 비만이 기도의 기능 이상, 기관협착, 기관허탈과 연관돼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된 질병들과 후두 마비, 기타 다른 질병들을 포함한 많은 호흡기 문제에 대해 체중 감소의 정확한 이점이 연구된 바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기본 치료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으며, 실제 기관허탈환자에 있어 비만을 해소함으로써 호흡의 질의 개선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비만이 가져오는 악영향은 사람에서와 마찬가지로 너무나 많다. 그리고 반려견은 7세 이상부터 중년, 노령으로 넘어가게 된다. 비만도가 높을수록 중증질환을 가질 확률이 높아지고, 인간보다 4배 이상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사람도 본인의 비만을 마음먹은 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반려견에게 음식과 운동을 제공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한다. 반려견에게 음식을 주는 순간의 행복을 누릴 것인지 더 건강하게 가족과 오래 지내는 행복을 누릴 것인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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