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선생님, TV에서 본 임플란트 심어 주세요“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선생님, TV에서 본 임플란트 심어 주세요“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12.2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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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어떤 임플란트가 좋나요?”

필자가 지난 1년 동안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다. 이 질문은 치과의사들에게 마치 ‘엄마가 좋아요? 아빠가 좋아요?’와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내 몸에 들어가는 임플란트가 좋은 제품이었으면 하는 마음이기 때문에 당연한 질문이다.

좋은 임플란트를 딱 하나 고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에 이번 칼럼에서는 치과의사들이 어떤 임플란트를 가장 신뢰하는지 그 기준을 알아보려 한다.

일단 치과의사들이 임플란트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삼는 기준은 단연코 ‘안전성’이다. 임플란트는 체내에 들어가는 제품으로 장기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중요한 기준은 임플란트를 통한 다양한 치료계획 수립 여부다. 필자의 병원에는 임플란트환자가 많은 만큼 현재 수입산 임플란트 회사 2곳, 국산 임플란트 회사 6곳에서 생산되는 총 14종류의 임플란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참고로 해외 치과의사들이 연수 시 꼭 찍어 가는 사진 중 하나가 임플란트 보관소다).

일단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임플란트 회사는 ‘오스템 임플란트’다. 오스템 임플란트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디자인의 임플란트 신제품이 끊임없이 나온다는 점이다. 다양한 디자인의 임플란트는 80년대부터 개발돼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디자인을 참고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뜻이다. 또 다양한 디자인은 치과의사에게 다양하고 유리한 치료옵션 선택권을 제공한다.

반면 신제품이 끊임없이 나온다는 점은 임플란트와 뼈가 붙는 표면처리방식을 계속해서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전(前) 제품의 단점을 보완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제품의 임상시험을 환자들에게 의사가 직접해야한다는 큰 부담감이 있다. 한 예로 오스템 임플란트의 주력 제품은 2010년부터 제조된 ‘TS3디자인의 SA임플란트’다. 즉 TS3디자인의 SA임플란트는 올해로 간신히 10년간의 임상데이터가 축적됐다고 볼 수 있다. 

오스템 임플란트는 SA 외에도 HA, CA, BA, SOI 등 다양한 임플란트를 개발해 시판하고 있지만 아직 10년 이상의 임상데이터가 축적된 제품은 없다. 문제는 과거 오스템 임플란트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제품 중 ’new GS2 임플란트‘나 ’HA임플란트‘의 경우 치과의사들에게 적절한 보상이나 고지 없이 조용히 단종시킨 전적이 있다는 것이다. 회사입장에서는 단종시키면 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단종된 제품을 사용한 환자와 진료의 책임을 이고 있는 치과의사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일이다.

오스템 임플란트 외에도 치과의사들의 신뢰도가 높은 국내 임플란트 업체에는 ’덴티움‘이 대표적이다.

덴티움은 세계 7위 임플란트 회사이자 국내 2위의 업체다. 덴티움의 신뢰도가 높은 이유는 오스템임플란트와는 반대로 2002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제품의 디자인과 표면처리방식에 대한 변경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국산 임플란트 회사 중 덴티움은 가장 빨리 10년 임상데이터를 확보했다. 하지만 덴티움 임플란트는 다양한 임플란트 디자인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마치 필자가 덴티움 임플란트가 오스템 임플란트보다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 하지만 다양한 디자인이 제공되지 않는 단점 때문에 고난이도 임플란트환자가 많은 필자의 병원에서는 덴티움 임플란트를 오히려 사용하지 않는다.

어떤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관한 정답은 없다. 오스템 임플란트만이 정답은 아니며 덴티움 임플란트만이 좋은 것도 아니다. 국내에 존재하는 100개 가까운 임플란트 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환자에게 정확한 의료기기 정보를 제공하고 책임지는 것은 의사의 역할이다. 하지만 대중광고에서는 의료기기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이미지 부분만 부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치과의사에게 무서운 말은 ’TV에서 본 임플란트를 심어 주세요‘라는 말 대신 ’치과의사가 가장 신뢰하는 임플란트로 심어 주세요‘라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치과의사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해 맞춤형 의료기기를 선택하려 노력한다. 의사들도 최선의 선택으로 최고의 치료옵션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환자들 역시 치과의사를 믿고 치료를 맡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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